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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11년 만에 사법리스크 해소 절실···'제2의 도약'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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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사면 대상으로 박 회장 거론
'11년 130억 규모 특경가법 배임 혐의
작년 용퇴했지만, 미등기 회장으로 총수 역할
리스크 지속 그룹 전반 경영 활동 제약 불가피
'경영권 분쟁' 박철완 명분, 子 박준경 승계 불안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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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사면 대상자로 이름을 올릴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9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경제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총수 직함을 유지하고 있다. 박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된다면 금호석화는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박 회장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의 승계 작업도 순탄하게 흘러갈 전망이다.

10일 재계와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오전 11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정부과천청사에서 사면심사위를 열고 8.15 광복절 특사 대상자를 심사했다. 특사 대상자는 오는 12일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발표될 전망이다.

이번 광복절 특사는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일부 경제인 위주로 사면과 복권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인 중에서는 박 회장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유력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박 회장은 2011년 약 130억원 규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변제능력 등에 관한 적정 심사 없이 금호석화 비상장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의 자금을 아들 박준경 부사장에게 담보 없이 낮은 이율로 빌려주도록 했다는 게 골자다. 박 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았고, 대법원은 2018년 이를 확정했다.

박 회장은 이듬해 3월 금호석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이를 두고 특경가법을 위반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특경가법은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 범행을 저지른 사람의 취업을 제한한다. 이 기간은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로부터 5년', '징역형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징역형 선고유예기간'으로 특정한다.

박 회장 측은 법무부에 취업승인을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취업제한 조항을 이유로 거절했다. 박 회장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심까지 진행된 재판 결과 법원은 박 회장 손을 들어줬다.

일각에서는 이미 경영 전면에서 물러난 박 회장을 사면해야 할 표면적인 사유가 크지 않다고 얘기한다. 박 회장은 지난해 5월 용퇴를 결정했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전문경영인(CEO) 체제를 도입했다. 박 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만큼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에서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다만 회장으로 남아 그룹 경영을 지속하는 동시에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화학업계 안팎에서 박 회장의 위상은 남다르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오너가가 경영에 참여하는 화학기업이 몇 안될 뿐더러, 세대교체가 활발한 상황에서 '화학업계 맏형' 역할을 도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그룹 내부에서는 박 회장 일가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금호석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2020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도 박 회장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이 총수 지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사법리스크가 지속된다면 그룹사 전반의 경영 활동에 제약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금호석화는 전통적인 석유화학업에서 벗어나 전기차와 바이오, 친환경 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대변화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7년까지 6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대규모 투자는 오너의 단호한 결단이 필수적이다. 박 부사장이 최근 이사회에 합류한 만큼 그가 이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박 회장의 경영 혜안과 노하우가 중요하다는게 재계 전반의 시각이다.

더욱이 박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조카'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의 경영권 공격 명분이 되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박 전 상무는 2020년 1월 박 회장 일가와의 지분 공동 소유 계약을 해지하며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2년 넘게 이어진 공격은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달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다루는 임시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지만, 박 전 상무 일가가 여전히 10%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배임을 근거로 박 회장 일가에게 경영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박 부사장의 경영 승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ESG경영이 글로벌 추세가 된 상황에서 사법리스크는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외부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경영 보폭을 좁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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