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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페북-KT 접속지연 논란, 역차별 해결로 이어지나

SKB-페북-KT 접속지연 논란, 역차별 해결로 이어지나

등록 2017.10.26 17:36

수정 2017.10.27 10:42

김승민

  기자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으로 SKB·LGU+ 민원↑엇갈린 입장 “KT가 요구” vs “그런 권한 없어”해외사들 적절한 망사용료 지불 기피 문제 부상사건 재발 가능성·국내외 기업간 역차별 우려

통신사업자들과 페이스북을 위시한 해외 정보기술(IT)기업 간 통신망 접속료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에게 페이스북 접속 지연 피해를 준 접속경로 변경 논란을 두고 국내외 사업자 간 말이 엇갈리면서 정부와 정치권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규제 당국이 사업자들로부터 계약 관련 자료를 받아 검토하고 사실조사에 들어가면서 이번 논란이 일부 기업 간 갈등에서 국내 통신사들과 해외 IT기업 간 공정한 접속료 기준을 마련하는 역차별 문제 해결로 이어질지 업계 관심이 모인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망 사업자인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이들 통신망을 이용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간 상호접속료 갈등이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갈등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지난 13일 진행했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에게 페이스북 접속 지연 피해를 일으킨 회선 접속경로 변경을 KT가 요청했다고 발언했다. KT는 즉각 반발하고 방통위와 과방위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KT는 정당한 상호접속료만 요청했으며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를 바꿀 권한은 없다는 소명 자료를 보냈다.

이번 논란은 페이스북이 지난해 12월 KT 통신망에 설치된 캐시서버에 접속하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접속경로(라우팅)를 홍콩의 서버로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캐시서버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다. 캐시서버가 있으면 다른 나라 서버에 있는 데이터를 국제회선을 통해 매번 가져올 필요 없이 이용자가 요청할 때마다 빠르게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의 페이스북 접속 지연의 대한 민원은 각각 7.5배, 132배 급증했다. 양사는 접속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캐시서버 설치·유지를 위한 망 이용료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결렬됐다.

국내 통신사들은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을 인질로 무상의 캐시서버 설치, 유지를 압박한다고 주장한다. 과방위 소속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 이유가 국내 통신망을 무료로 쓰기 위한 압박 수단이라는 말이 있다. 개연성이 있다”며 “페이스북은 국내서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도 의도적인 피해를 냈다면 사과가 필요하다. 방통위 사실조사로 (페이스북에) 귀책사유가 발견되면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불만이 많다. 그나마 페이스북이 캐시서버에 대한 상호접속료를 내고 있지만 실제 페이스북이 유발하는 트래픽 수준에 맞는 정당한 대가엔 미치지 못 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KT가 접속경로를 변경하라고 요청했다는 페이스북코리아 임원의 발언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트래픽이 늘어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내라고 요구했지만 페이스북은 대가를 내는 대신 (KT 캐시서버에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접속하면서 발생하는) 트래픽을 돌리기 위해 접속경로를 바꿨다”며 “KT 입장에선 정당하게 받아야 할 상호접속 비용을 받지 못해 불이익을 입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KT엔 페이스북 접속경로 변경을 요구할 권한 자체가 없다”며 “우리가 요청한 건 트래픽 유발 수준에 따른 상호접속료 상승뿐인데 (접속지연 원인이) KT에 있는 것처럼 페이스북이 발언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치권과 방통위도 이번 논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페이스북 외에도 구글, 유튜브 등 국내 이용자가 많이 사용해 그만큼 트래픽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해외 IT사업자 서비스에서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까닭이다.

국내외 IT사업자 간 역차별 문제도 얽혀있다. 통신사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트래픽을 감당할 만한 회선을 지속해서 증설하고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 국내 기업들은 트래픽에 상응하는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페이스북, 구글 등은 거의 비용을 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방열 SK브로드밴드 기업사업부문장은 “페이스북에는 라우팅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SK브로드밴드도) 값비싼 국제회선(홍콩) 용량을 추가로 증설해 소비자 불만을 해소했다”면서도 “이 같은 용량 증설은 임시방편이고 페이스북 측의 트래픽 증가 속도가 가팔라 곧 증설된 용량에도 한계가 올 것”이라고 토로했다.

변재일 의원실은 우선 페이스북과 KT 중 누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의 페이스북 접속지연 피해를 일으킨 원인인지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의원실은 양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검토 중이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료도 곧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의미 있는 결과가 확인되면 오는 31일 예정된 방통위 종합 국감 때 언론에 공개할 방침이다.

변재일 의원실 관계자는 “양사로부터 자료를 받아 검토 중이다. 추가로 받을 자료도 있다”며 “(페이스북 접속 지연으로) 국내 인터넷 이용자 침해와 제도적 공백이 확인됐으니 이 점을 지적하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에 캐시서버를 설치한 구글이 망 사용료를 제대로 내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T업계에선 유튜브가 엄청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지만 구글이 그에 따른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과거 통신사 3곳에 캐시서버의 무상 설치·운영을 요구했으며 KT는 협상을 거절해 캐시서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도 자체적으로 페이스북 접속지연 사건에 대해 사실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5월부터 실태조사를 시작했으며 8월에 사실조사로 전환했다. 오는 조사 결과는 오는 12월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13일 국감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고 (페이스북이 일방적으로 접속경로를 바꾸는)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며 KT와 페이스북코리아 간 상호접속 계약이 변경된 내용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어떤 점에서 합의가 결렬됐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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