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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첫 외부CEO 박창민 사임···‘명퇴’인가, ‘외압’인가

대우건설 첫 외부CEO 박창민 사임···‘명퇴’인가, ‘외압’인가

등록 2017.08.14 15:54

수정 2017.08.14 21:30

김성배

  기자

최순실 낙하산 사장 논란에도 꿋꿋국내외 수주 등 연일 거침없는 행보 최근 실적은 물론 시평도 선전 중명예로운 퇴진?···산은 등외압 의혹도

대우건설 첫 외부CEO 박창민 사임···‘명퇴’인가, ‘외압’인가 기사의 사진

대우건설 사상 첫 외부출신 CEO(최고경영자)인 박창민 사장이 14일 돌연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측에서는 최근 최순실 낙하산 사장 논란으로 등으로 인한 매각 CEO리스크 등을 감안한 자진사퇴라고 강변한다. 하지만 민간기업 CEO로서 대우건설 사상 최대 실적(상반기)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각종 의구심이 일고있다. 특히 문재인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순실 낙하산 사장 의혹을 받으면서도 과천주공 1단지를 수주하는 등 국내 행보는 물론 최근엔 일본을 비롯해 싱가포르 등 해외까지 거침없는 행보 등으로 뚝심있게 버텨왔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무엇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내달 매각공고를 진행하는 등 매각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친박계열인 이동걸 산은 회장 역시 자진사퇴 가능성도 적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결단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9월 말 대우건설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산은은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로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했으며 회계 자문사로 EY한영회계법인이, 법률 자문사에 세종을 각각 낙점했다. 올초만해도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멈칫거리던 산은이 최근 매각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은 최근 대우건설 호실적과 연관성이 깊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실제 대우건설은 2분기 영업이익이 2569억원으로 지난 1분기 때 거둔 사상 최대 기록인 2211억원보다 16.2%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2% 증가하는 등 상반기 4669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때문에 최근 주가도 8000원대에 육박하는 등 올해 10월까지 대우건설을 매각해야하는 산은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대우건설을 이끄는 박창민 사장의 사임에 대해 회사측은 명예로운 자진사임이라고 전하고 있다. 최근 최순실 낙하산 논란 등 사장 선임절차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각에서 박 사장의 사임과 대우건설의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등 ‘CEO 리스크’로 인해 진행 중인 매각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명예롭게 결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역사상 첫 외부출신 CEO인 그가 특히 상반기 대우건설 사상 최대 영업이익까지 달성하는 등 실적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업으로서는 실적이 CEO 선임이나 연임 등 평가에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 무엇보다 대표적인 친박으로 알려진 산은 이동걸 회장 조차도 퇴진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까지 최대실적을 내고 있는 민간기업 사장이 먼저 사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산은 등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자의적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지만 직간접적으로 산은 등 외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제 산은은 지난해 실적 등을 근거로 경영이행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부여하는 등 대우건설과 박창민 사장을 구석으로 몰고가는 듯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경영평가 D등급을 받으면서 대우건설은 박 사장을 포함해 임원 임금 삭감은 물론 고강도 임원 임원 구조조정 등을 이행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는 등 매각에 박차를 가하는 산은의 행보가 대우건설을 이끄는 박창민 사장의 행보에 적지 않게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박창민 사장은 올 초 기자와 만나 올해 대우건설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게다가 이동걸 회장도 친박계열이라는 점도 각종 산은에 대한 의구심에 한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실제 업계에선 최순실 낙하산 논란을 빚고 있던 박창민 사장보다 박근혜 대통령을 후보시절부터 지지 선언한 이동걸 회장이 새 정부에서 먼저 사퇴압박을 받는 등 선(先)퇴진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봐 왔다. 그 예상과 반대의 결과가 나오자 자진사퇴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어린 시선이 보내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박창민 사장의 경우 올해 실적도 좋고 시공능력평가에서도 순위가 국내 3위로 상승하는 등 선전했다"면서 "사퇴는 매각에 대해 멈칫거리던 산은의 행보와 최근 대우건설 노조측의 산은 감사청구 등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매각의 걸림돌이 되자 자의반 타의반 일수 있지만, 최대주주인 산은의 최근 행보 자체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적지 않다. 주인없는 대우건설의 설움이 또다시 시작되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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