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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좌절 앞에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신작 리뷰]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좌절 앞에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등록 2014.12.22 08:42

수정 2014.12.22 15:47

김아름

  기자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좌절 앞에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기사의 사진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을 그린 ‘도가니’부터 故 노무현 대통령의 실화를 재구성한 ‘변호인’과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심도 있게 다룬 영화 ‘한공주’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의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올 연말,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또 하나의 실화 영화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목소리를 잃은 천재 테너의 실화를 그린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이하 ‘더 테너’)다.

‘더 테너’는 최고의 리릭테너 트로피 사냥꾼, 아시아 오페라 역사상 100년에 한번 나올 목소리라는 찬사를 들었던 테너 배재철(유지태 분)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한다.

서정적인 섬세함과 심장을 관통하는 듯 힘있는 목소리를 함께 지닌 테너에게 주어지는 찬사인 ‘리리코 스핀토’로 떠오른 한국인 성악가 배재철은 유럽의 오페라 스타다.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좌절 앞에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기사의 사진


우연히 유럽에서 그의 공연을 관람하게 된 일본 오페라 기획자 코지 사와다(이세야 유스케 분)는 그에게 일본에서의 공연을 제안하게 되고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애정과 이해의 공감으로 둘도 없이 가까운 친구가 된다.

새 오페라 무대를 준비하던 배재철은 2005년 갑상선 암으로 쓰러져 갑작스럽게 수술을 받게 되고 수술 과정에서 성대 신경이 끊어지면서 노래는 커녕 말하기도 버거운 상황에 이른다.

목소리를 잃은 재철을 더 안타깝게 지켜보는 아내 이윤희(차예련 분)와 친구 사와다는 그의 성대가 회복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후 이들의 도움으로 성대 복원 수술을 받게 되고 이후 그의 목소리는 이전에 낼 수 있던 소리의 30%가 될까 말까한 수준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꾸준한 훈련과 연습으로 조금씩 나아지며 전성기 시절의 완벽함이 아닌 고통을 겪은 인간의 진정성으로 더욱 깊은 노래를 하게 되며 최고의 무대를 펼친다.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좌절 앞에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기사의 사진


“배재철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느꼈던 감동을 영화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음악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언젠가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상만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음악영화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유지태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극중 클래식의 활용과 변주로 우리나라 음악 영화의 새로운 변환점을 예고했다. 그의 영화는 마치 오페라 실황을 보는듯한 연출이 관객들로 하여금 오페라를 관람하고 있는 착각을 들게 만든다.

또 감각적인 연출력과 카메라 워크는 배우들의 섬세한 내면연기를 잘 담아냈다. 특히 평소 어렵게만 느껴질수도 있는 오페라를 익숙한 오페라 곡들 삽입하면서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푸치니의 ‘투란도트’의 최고 아리아 곡 ‘공주는 잠 못들고’,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서 경쾌하고 웅장하게 펼쳐지는 집시들의 노래 ‘대장간의 합창’까지 음악은 물론 화려하고도 웅장한 오페라 무대도 재현해 눈길을 끈다.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좌절 앞에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기사의 사진


유지태는 이 영화를 위해 1년동안 하루에 4시간씩 성악 레슨을 받으며 천재 성악가 배재철의 모습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7곡의 오페라 곡을 이태리어로 외우고 전성기 때의 배재철이 남긴 노래에 싱크를 맞추며 발성과 호흡, 자세, 표정과 연기력 모든 것을 습득하려 했다. 유지태는 배재철이 겪은 절망과 회복이라는 섬세한 감정연기와 더불어 웅장한 극장을 압도하는 진짜 오페라 가수와 같은 면모를 선보인다.

유지태가 테너 배재철, 차예련이 배재철 성악가의 아내 이윤희를 연기한다. 또 일본 배우 이세야 유스케(사와가 역)는 배재철의 실제 재기에 큰 도움을 준 프로듀서 와지마 토타로를 연기했으며 , 키타노 마이(미사키 역), 유고슬라비아 출신 나타샤 타푸스코비치(멜리나 역)등 3개국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다.

특히 이번 영화로 그동안의 차갑고 도도한 여성의 이미지를 대표해온 차예련은 따뜻하면서도 차분한 배재철의 아내 이윤희로의 연기 변신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극중 이윤희는 오페라 가수로서의 자신의 재능의 한계를 인정하고 좌절하기보다는 뛰어나고 천재적인 남편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자신의 인생에 당당한 여인, 외유내강의 여인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좌절 앞에선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기사의 사진


일과 사랑, 그리고 수많은 관계들에서 무수한 좌절을 겪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하루하루 어깨에 진 짐을 지고 나아가다보면 어렸을 때 꾸던 꿈은 꿈일 뿐, 꿈을 이뤘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음 길을 향해 나가야 하는 숙제를 마주하게 된다. 성악가 배재철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더 테너’는 타고난 재능과 노력으로 원하는 정상의 무대에 섰지만 병마로 노래 인생을 접어야 했던 그의 절망과 회복의 시간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위로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최고가 아니어도 충분히 빛날 수 있음을, 또 누군가는 당신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테너 배재철의 이야기를 통해 가슴 깊이 공감할 수 있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추운 겨울, 단순한 실화 영화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해줄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2014년 마지막날인 31일 개봉한다.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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