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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RP,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 그 뜨거운 의리

[인터뷰] 밴드 RP,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 그 뜨거운 의리

등록 2015.12.18 17:26

김아름

  기자

 밴드 RP,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 그 뜨거운 의리 기사의 사진


세 번째 만남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났지만 훈훈한 외모는 변함없이 그대로다. 1년 3개월만에 만난 밴드 로열파이럿츠, 아니 이제 밴드 RP는 여전히 따뜻했고 또 부드러웠다.

원치 않았던 긴 공백기를 거치면서 한 뼘, 그 이상으로 성장한 RP는 오랜 침묵을 깨고 돌아온 만큼 소감도 남달랐다.

“활동하고 싶었어요. 중간에 앨범을 완성했지만 엎어지기도 했고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어서 팬 분들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갈증이 있었어요. 만족하는 앨범으로 컴백할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힘든 일이 있었지만 잘 이겨내고 활동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문킴)

“너무 오래 걸렸어요. 10년 같았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니까 너무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고 좋아요.”(제임스 리)

“데뷔한 기분이에요. 예전엔 끌려 다니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앞장서서 뭔가 해보자는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라 설레고 뿌듯하고 그래요. 예전엔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걱정이 없고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액시)

공백기 근황을 덤덤하게 이야기하던 멤버들의 눈에서 그간 느꼈을 목마름이 눈에 선했다. 그렇기에 당연하게 여겨졌던 활동이 더욱 소중함으로 다가온다.

제임스 리제임스 리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자신들의 음악 활동에 집중하던 중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다. 멤버 제임스 리가 이태원의 한 식당 문이 자신에게 넘어지며 왼손을 크게 다쳤다. 당시 신경 두 개가 잘릴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다. 사고의 상황을 떠올리기 힘들었던 듯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곧 마음을 추스르고 입을 열었다.

“너무 힘들었어요. 얼마나 아플지 예상이 되잖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 더 아팠고 멘털도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습니다. 손을 움직이려고 하는데 움직여지지 않더라고요. 그때 ‘내가 죽었나?’ 이런 생각을 할 정도였어요. 응급실에 실려갔을 때도 ‘잘라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며 이야기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때 늦은 시간이라서 여러 병원에 전화했는데 거의 ‘잘라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수술 받은 병원에서는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수술에 들어갔죠. 6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어요. 처음보다는 훨씬 좋아졌어요.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안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해요. 항상 고통이 있을 거라고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프죠.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었던 고통이라서, 계속 참아야 해요. 그래도 진통제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리)

그때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팠다. 제임스 리는 항상 친절하다. 이들을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늘 젠틀함으로 기자를 대했다. 그랬기에 이들을 향한 애정 역시 남달랐다. 발랄하고 유쾌하기만 한 세 남자들이 버텨왔을 시간을 생각하니 마음이 쓰려왔다.

무엇보다 제임스 리가 맡고 있었던 악기인 베이스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13년간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베이스다. 멤버 문킴의 “이제 키보드 치면 되겠네”라는 약간의 장난이 섞인 말로 제임스 리는 키보드를 잡았다.

“긍정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먹기에 달렸잖아요. 그래서 가끔 힘들때도 있지만 혼자 하는 것보다 힘들 때 친구들과 가족들과 이야기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키보드 친지 두 달 밖에 안됐어요. 지금도 배우고 있어요. 키보드가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계획을 잡고 쳐야해요. 그래서 조금 어렵지만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제임스 리)

문킴문킴


제임스 리의 평소 성격은 긍정 그 자체다. 그의 곁에 있으면 늘 기분 좋게 만드는 엔돌핀이 있다. 늘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제임스 리였기에, 지금의 힘든 시간도 무사히 잘 넘겨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제임스 리의 사고는 본인은 물론, 가장 가까운 문킴과 액시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당장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쳐해 불안함도 있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제임스 리와 함께 하겠다는 끈끈한 우정이 큰 사고에도 불구하고 빠른 시간내에 일어설 수 있는 힘이었다.

“처음에 저 없이 하라고 했었어요.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먼저 활동을 하라고 했죠. 그런데 멤버들이 다들 기다린다고 했어요. 그래서 책임감이 생겼어요.”(제임스 리)

“사실 고민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받았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죠. 저와 액시도 그때 앨범을 하나 엎었던 게 나아가야할 방향이 어딘지에 대한 생각이었어요. 실력도 쌓고 열심히 했죠. 그래서 우리라도 연습 많이 하고 음악도 준비하자고 했죠. 그렇게 앨범을 완성시켰고 과정과 스토리를 담은 앨범이 탄생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문킴)

치명적인 사고로 힘들었던 시기의 상황은 RP의 신곡 ‘런 어웨이’ 뮤직비디오에도 숨겨져 있다. 더불어 또 다른 멤버들이 갖고 있던 트라우마들 까지 의미심장하게 감춰져있다. 예기치 않았던 일들 속에서 서로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인터뷰 내내 어두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활기찬 이야기를 이어갔다. ‘런 어웨이’가 싱가폴 아이튠즈 차트 록 부문에서 본조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증명해 화제가 됐다. RP 멤버들이 싱가폴에서 데뷔 후 공연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더욱 놀라운 성과다.

액시액시


“SNS나 영상에서 댓글 달아주시는걸 보면 싱가폴에 와달라고 하시는 글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싱가폴에서의 인기를 조금 실감했습니다. 싱가폴이 밴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아직 싱가폴에서의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없지만 없던 계획도 잡아야겠습니다.(웃음)”(문킴)

눈치챘다시피 RP는 이번 활동부터 이름을 바꿔서 활동한다. 원래 로열파이럿츠의 줄임말이다. 팀 이름은 물론, 그룹 솔리드 출신 정재윤과 함께 손을 잡으며 음악적인 변신도 꾀했다. 좀 더 세련해졌고 여유로워졌다. 그렇게 참 많은 것들이 변해있었다.

“제임스 리의 포지션도 바꼈고, 제 활동명도 바꼈죠. 그래서 곡의 스타일도 악기가 바뀌면서 EDM 요소가 가미되며 음악적 색깔도 변했습니다. 정재윤 프로듀서님과 함께하면서 자유롭게 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드럼도 비트감 있게 칠 수 있는 것 같고, 문킴도 보컬 음색적으로도 강약이 생겨 더욱 풍부해졌죠. 많이 달라졌어요.(웃음) 정재윤 PD님께서 최선을 다해서 연주할 수 있게 끄집어 내주셔서 록 적인 요소를 놓치지 않고 간 것 같아서 좋습니다. 다음 앨범도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저희와 비슷한 점이 많은 분이세요. 아마 정재윤 PD님 아니었으면 저희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액시)

밴드는 합(合)이 가장 중요하다. 멤버간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느냐에 따라 음악도 다르게 들리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RP 멤버들이 보여준 우정은 더욱 의미가 깊다. 팀을 든든하게 받쳐주었던 베이스 제임스 리의 부재로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팀을 견고하게 지켜냈다. 단단한 쇠가 탄생하려며 뜨거운 불 속에서 여러번 다져져야만 비로소 단단한 쇠가 탄생하듯이 이들에게도 지금의 힘듦도 보란 듯이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함이 생겼다. 힘들었기에 다가올 2016년이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RP다.

“대박 났으면 좋겠어요. 솔직하게는 앨범을 계속 내고 팬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공연을 하고 싶어요. 저희를 싫어해도 좋으니까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저희 음악 많이 들어주시고, 기다려주신 팬 분들 감사합니다. 모두들 대박나세요.!”(제임스 리, 문킴, 액시) [사진=애플오브디아이 제공]

 밴드 RP,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힘··· 그 뜨거운 의리 기사의 사진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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