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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45년 라이벌 비화

삼성-LG 45년 라이벌 비화

등록 2014.09.15 18:10

강길홍

  기자

삼성 전자사업 진출로 사돈에서 철전지 원수로삼성전자의 LG전자 사장 검찰고발로 갈등 재발

삼성-LG 45년 라이벌 비화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가 LG전자 조성진 사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두 기업의 45년 라이벌 비화가 재조명 받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양사의 다툼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구인회 LG 창업주는 한때 서로 사돈을 맺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 이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씨와 구 창업주의 삼남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혼인을 맺으면서 두 기업은 사돈이 됐다.

구자학 회장은 이숙희씨와 결혼하면서 삼성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당시까지는 두 기업의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제일제당, 제일모직 등이 대표기업이었고 LG그룹은 락희화학, 금성사 등이 주력기업이었다.

그러나 삼성이 LG의 핵심 사업 분야인 가전에 발을 들이면서 두 기업의 갈등의 역사가 시작됐다. 삼성은 1968년 정부가 전자육성책을 발표하자 이듬해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했고 LG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 창업주와 구 창업주의 관계는 틀어져버렸다. 호텔신라·에버랜드 등에서 일하며 장인의 신임을 얻었던 구자학 회장도 LG로 돌아가게 됐다.

뿌리 깊은 갈등의 골은 삼성가 유산상속 소송에서도 드러났다. 이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동생인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도 이 소송에 참여했다.

소송이 제기되자 이 회장은 소송에 참여한 누나 이숙희씨에 대해 “결혼 전엔 애녀(愛女)였지만 금성으로 시집가더니 삼성이 전자 사업한다고 시집에서 구박을 받아 집에 와 떼를 썼다. 보통 정신을 가지고 떠드는 게 아니었다”며 “당시 아버지가 ‘내 딸이 이럴 수 있느냐. 그렇게 삼성전자가 견제가 된다면 삼성 주식은 한 장도 줄 수 없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의 진출로 두 그룹은 가전사업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이는 한국이 전자강국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두 그룹도 전자산업의 성장에 따라 국내 재계 순위 1,2위를 다투며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초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두 그룹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도 국내에서 사소한 갈등과 다툼을 끊임없이 이어나갔다. 특히 2010년 이후 삼성의 기업규모가 거대해지면서 양사의 갈등이 더욱 격화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양사의 대표적인 경쟁 사업인 TV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앞서나가면서 3D TV와 관련한 기술 논쟁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기술유출 혐의로 양사가 법정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OLED 기술을 놓고 삼성의 RGB 방식과 LG의 WRGB 방식의 우수성을 놓고 설전을 벌어지기도 했다.

이밖에 냉장고 세계 최대 용량싸움,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 싸움 등 양사의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오랜 라이벌 구도가 2000년대 이후 삼성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LG전자가 독해졌다”며 “LG전자에 붙은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가 라이벌 의식을 더욱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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