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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파국으로 치닫는 삼성전자 노사···소통 부재가 '화' 불렀다

산업 전기·전자

파국으로 치닫는 삼성전자 노사···소통 부재가 '화' 불렀다

등록 2024.04.15 17:36

차재서

  기자

삼성전자 노조 17일 대규모 집회 앞두고 행사 방해, 단체협약 위반 등 '뒷말' 무성"관리의 삼성, 이번엔 관리 실패" 지적도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삼성전자 노사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회사 안팎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 인공지능(AI) 트렌드와 맞물려 반도체 경쟁력을 회복할 시기 내부 분열로 대응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소통의 부재가 일을 키우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오는 17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부품연구동(DSR타워)에서 점심시간(정오~오후 1시)을 이용해 집회를 열고 쟁의 행위에 나선다.

이는 찬반투표를 거쳐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낸 데 따른 후속조치다. 전삼노는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5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97.5%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당시 조합원 총 2만7458명 중 2만85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임금과 복지제도에 대한 이견에서 출발했다. 노조 측이 제시한 6.5%의 임금 인상률에 고정시간외수당, 장기근속휴가 등 조건을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은 게 원인이었다. 이에 사측은 임금 기본 인상률을 2.5%에서 3%로 조정하고 성과 인상률을 2.1%를 더한 총 5.1%의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지난달 18일의 공식적인 마지막 대화에서까지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와의 논의를 바탕으로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 5.1%로 관철시키기에 이르렀다. 노사협의회는 사측과 직원을 대표하는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 삼성전자는 매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을 정한다.

전삼노는 행사 이후에도 사측이 태도를 전향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모든 조합원이 참여하는 집회로 그 규모를 키워 압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집회를 통해 내놓을 핵심 메시지는 대표성을 지닌 인물이 협상테이블로 나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해달라는 것 그리고 노동과 조합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측이 수용하지 않으면 집회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양측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과연 이들이 협상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에서다.

실제 삼성전자의 공방 과정에선 크고 작은 논란이 잇따랐으나, 노사가 문제를 제대로 봉합하려 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겠다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약속과 달리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처럼 비친다는 게 전반적인 진단이다.

먼저 사측은 협상 중 불거진 사측 대표의 욕설 논란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엔 집회가 예정된 부품연구동(DSR타워) 로비에 화단을 꾸미면서 그야말로 불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노조와 대치하는 가운데 전자와 전기, 디스플레이 등 관계사의 임금 협상률을 5.1%로 확정지으면서 우회적으로 노조를 압박한 모양새가 됐다.

노조도 마찬가지다. 앞서 '삼성 전자계열사 노동자가 정신·신체적으로 문제를 겪는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가 '모호한 문항으로 사실을 왜곡했다'는 사측 반박에 직면했지만, 노조 역시 이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다.

집회가 열리는 곳을 놓고도 뒷얘기가 많다. 노조가 사전 승인 없이 장소를 쓰는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사측 관계자는 "단체 협약 12조에 회사 시설물 이용 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노조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안전 우려가 제기돼 그 대안으로 로비 옆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 것을 제안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공식적으로 항의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즉, 양측 모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게 갈등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관리의 삼성'이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창사 66년 만의 첫 파업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의 봄'을 맞아 실적 회복이 시급한 만큼 노사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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