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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자회사 대표가 모회사로···태광그룹 금융계열사에 몰아친 '태풍'

증권 증권일반

자회사 대표가 모회사로···태광그룹 금융계열사에 몰아친 '태풍'

등록 2024.03.15 11:13

수정 2024.03.15 11:24

임주희

  기자

흥국화재·증권·자산운용 대표 '물갈이''세대교체·리스크 관리' 등 명분 앞세워 사실상 이호진 전 회장 측근 전면 배치

자회사 대표가 모회사로···태광그룹 금융계열사에 몰아친 '태풍' 기사의 사진

지난해 태광그룹 계열사를 휩쓴 인사 태풍이 금융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흥국증권에 이어 흥국화재와 흥국자산운용 대표에 새로운 인물들이 등용됐다. 모두 태광그룹 계열사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새롭게 합류하는 인물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태광그룹이 '세대교체'와 '리스크관리'라는 명분을 앞세워 이호진 전 회장 측근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위해 '오너 리스크' 해소에 전력을 다하기 위함이란 것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 신임 대표에 송윤상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이 내정됐다. 연임 가능성이 거론됐던 임규준 흥국화재 대표는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 이후 고문으로 물러난다.

송 내정자는 송 내정자는 현대해상·삼성생명·KB생명 등 주요 보험사를 거친 인물로 보험 전문가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964년생인 송 내정자는 서울대 수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93년 대신생명에 입사, 이후 현대해상과 삼성생명을 거쳤다. 당시 송 내정자는 상품개발과 경영기획, 리스크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KB생명에서도 위험관리책임자(CRO)로 영입돼 핵심 업무를 다뤘으며 2019년에는 지주 매트릭스 조직인 보험 총괄을 담당하기도 했다.

태광그룹과 연을 맺은 것은 지난 1월로 불과 3개월 만에 흥국화재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게 됐다.

관련업계에선 선임된 지 2년 만에 임규준 대표가 물러난 것에 주목했다. 1963년생인 임규준 대표는 지난 2022년 보험전문가가 아님에도 대표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매경미디어그룹에 입사해 매일경제신문 과 MBN 국제부장, 부동산부장, 증권부장, 경제부장, 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6년부터는 금융위원회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흥국화재 대표가 되기 전엔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 사무국장에 재직했었다.

이에 흥국화재의 새 수장으로 보험 전문가가 온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도 그 배경을 두곤 적잖은 말이 나오고 있다. 태광그룹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파격 인사를 한 지 2년 만에 대표를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임규준 대표와 함께 '파격 인사'로 꼽힌 임형준 흥국생명 대표의 경우 연임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 이사회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임 대표의 연임에 찬성했다. 변수가 없다면 임형준 대표는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임형준 대표의 경우 1962년생으로 임규준 대표보다 1살 더 많다. 보험보다는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임형준 대표는 1987년 한국은행에 입행, 이후 금융시장국과 통화정책국을 거쳐 경영 담당 부총재보를 역임했다. 흥국생명에 오기 전엔 KB생명보험 상근감사로 재직했다. 힘형준 대표는 임규준 대표와 같은 해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인물이다.

태광그룹은 흥국증권 대표이사에도 변화를 줬다. 신임 대표이사로 손석근 흥국자산운용 대표를 내정한 것이다. 1966년생인 손 내정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보증보험 자산운용팀으로 자산운용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을 거쳐 한화생명 투자전략본부 상무, 트러스톤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 전무, BNK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했다.

증권업계에선 흥국증권의 대표 교체에 대해선 '갑작스럽다'는 반응이다. 2017년부터 흥국증권 수장을 맡았던 주원 대표(1963년생)는 총 세 차례 연임에 성공,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만큼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주원 대표는 대표를 맡자마자 흥국증권의 개별 당기순이익 7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7억원을 달성했다. 실적이 개선됐고 주원 대표의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이지만 고문으로 물러나게 됐다.

실적만 아니라 손 내정자가 증권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도 이번 인사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2006년 태광그룹에 편입된 흥국증권은 이후 증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대표를 맡았었다.

게다가 자회사 대표가 모회사 대표로 선임되는 것도 이례적이다. 현재 흥국증권의 최대 주주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보통주 기준 68.75%를 보유하고 있다. 흥국자산운용의 경우 흥국증권이 7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흥국자산운용에는 이두복 미래에셋증권 리스크관리부문 부문 대표(CRO) 부사장이 단독 추천됐다. 흥국자산운용은 오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두복 후보를 선임할 예정이다.

1969년생인 이두복 후보자는 1997년 블룸버그(홍콩) 한국영업본부장을 시작으로 KDB자산운용, 슈로더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등을 거쳤다. 미래에셋증권에선 지난해 11월부터 리스크관리부문 부문 대표(CRO) 직을 맡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태광그룹 금융계열사 대표 다수 교체에 대해 지난해 말 이뤄진 '태광그룹 2024 임원 인사' 여파라는 분석이다.

앞서 태광그룹은 성회용 티캐스트 대표를 태광산업 대표로, 태광산업 전무는 대한화섬 대표에, 엄재용 티캐스트 경영지원실장을 티캐스트 대표에 선임했다. 당시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였다.

하지만 성회용 태광산업 대표이사가 이호진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전 회장의 복귀를 염두한 결정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성 대표의 경우 지난해 6월 티캐스트 사장에 오른 지 반년 만에 태광산업 대표에 올랐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계열사 대표 협의체인 지난해 10월 구성한 미래위원회의 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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