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9일 월요일

  • 서울 23℃

  • 인천 20℃

  • 백령 11℃

  • 춘천 20℃

  • 강릉 11℃

  • 청주 17℃

  • 수원 21℃

  • 안동 15℃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6℃

  • 전주 17℃

  • 광주 17℃

  • 목포 16℃

  • 여수 15℃

  • 대구 14℃

  • 울산 13℃

  • 창원 16℃

  • 부산 14℃

  • 제주 19℃

유통·바이오 주총 시즌 도래···제약바이오, '이사회 변동' 주목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주총 시즌 도래···제약바이오, '이사회 변동' 주목

등록 2024.03.06 15:17

유수인

  기자

한미, 가족간 표대결·이사회 재편 예고롯데바이오, 오너3세 사내이사 선임임기 끝난 수장들, 대부분 연임···대웅은 '교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다. 지난해 업계는 길어지는 경제 침체와 미래 먹거리 선점의 중요성으로 '쇄신'의 바람이 일었는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며 올해 정기 주총에서는 파격적인 이사회 재편이 화두가 될 전망이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시즌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기업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다. 한미사이언스의 정기주총에선 경영권을 두고 오너일가 모녀와 두 아들간 표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신약 R&D 투자재원 마련 등을 위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고(故)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번 통합이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며 통합 작업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달 한미사이언스의 신주 발행에 대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법적 분쟁에 돌입했다.

또 이달 중 열릴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 이사 선임 주주제안을 제출하며 경영복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두 형제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제약산업분야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 제약산업과 관련된 경험과 식견, 전문성을 갖춘 이사진의 보강이 필요하다며 한미사이언스 이사에 임종훈 사장,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 등 4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제시했다.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주총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는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두고 양측의 첨예한 표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는 오는 26일 사내이사로서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선 그가 모친인 송영숙 회장 등 현 경영진에 맞서고 있는 만큼 재선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임 사장은 지난 2022년 3월 임기 만료로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통합의 영향으로 OCI그룹 자회사 부광약품의 경영진에도 변동이 생긴다.

부광약품은 오는 22일 정기주총에서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앞서 OCI그룹은 최근 부광약품 대표이사로 우 대표를 확정했다.

온라인팜은 한미그룹 내 유통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이와 함께 이제영 OCI홀딩스 전략기획실 전무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의안으로 상정했다.

유한양행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회장·부회장 직위를 신설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한다.

기존 정관 제33조에서는 이사회의 결의로서 이사 중에서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약간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명시했으나, 변경안에는 회장과 부회장직이 추가됐다. 유한양행에서 회장직에 올랐던 인물은 유일한 창업주와 연만희 전 고문뿐이다. 연 전 고문은 지난 1993년 대표이사 회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신설되는 회장·부회장직에 누가 앉을지 주목하며 현재 이사진 가운데에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50대 제약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선제적으로 직급 유연화 조치를 한 것이지 특정인을 회장·부회장으로 선임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실제 유한양행은 외부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부사장이 6명까지 늘었다. 현재 부사장은 이병만 경영지원본부장, 이영래 생산본부장, 오세웅 중앙연구소장, 임효영 임상의학본부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이영미 R&BD본부장 등 6명이다.

사장도 조욱제 대표이사와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한 김열홍 총괄 R&D 사장 등 2명으로 늘었다. 김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경영을 펼치고 있는 삼진제약 오너2세들은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다.

삼진제약의 공동창업주 조의환, 최승주 회장의 차남과 차녀인 조규형(경영관리 및 생산 총괄)·최지선(영업 마케팅 총괄) 사장은 지난 1월 1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조 사장과 최 사장은 사내이사로서 사장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대표이사인 최용주 사장과 보폭을 맞춰 삼진제약 경영을 이끌게 된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기존 업무는 그대로 이어가면서 직급만 사내이사 사장으로 올라가는 것"이라며 "경영관리 및 생산, 영업 마케팅 등 업무에 좀 더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오너 3세 신유열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신 전무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는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하종수 상무 등이 맡고 있었는데, 하 상무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공석을 신 전무가 맡았다.

회사 측은 "주총 및 이사회 절차를 마무리하고 임원 등기까지 완료된 상태다. 추가적으로 밟아야할 절차는 없다"고 했다.

1986년생인 신 전무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롯데지주에 신설된 미래성장실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2년 말 롯데케미칼 기초 소재 부문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하며 초고속 승진 절차를 밟고 있다.

일본 국적인 신 전무는 한국 기준 현역 입영 대상자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부터 군 면제 대상이 돼 이후 본격적인 경영승계가 이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에 맡은 신사업 성과가 승계 작업에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대웅제약 이사회에도 변화가 생긴다.

대웅제약은 오는 28일 주총을 열고 이창재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박은경 전문의약품 마케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이는 대웅제약의 자산이 올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본시장법상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남성 또는 여성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는 규정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와 공동대표를 지내던 전승호 대표는 올해 임기 만료로 퇴임한다. 다만 그는 대웅인베스트먼트·아피셀테라퓨틱스 대표이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전 대표의 자리는 박성수 나보타 총괄부사장이 채울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대웅제약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관련 사업을 총괄해왔다.

이와 함께 대웅제약은 조영민 사외이사도 신규 선임한다.

한편, 이 밖의 종근당, GC녹십자, 동아쏘시오홀딩스, 일동제약, HK이노엔 등 올해 임기가 끝나는 일부 제약사 대표이사들은 지난해 기술수출, 미국 신약 허가, 역대급 실적 등의 성과를 낸 만큼 이번 주총에서 연임 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오는 26일 주총에서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대표이사·의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서 대표는 새로 출범한 '통합 셀트리온'의 경영사업부 총괄 각자 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