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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반도체·배터리' 투자 시급한데···이재용 판결 앞두고 재계선 우려↑

산업 재계 기로에 선 삼성

'반도체·배터리' 투자 시급한데···이재용 판결 앞두고 재계선 우려↑

등록 2024.02.02 09:28

정단비

  기자

오는 5일, 이재용 회장 1심 선고재계 "결과 따라 기업 등 전반 악영향""이젠 사법 리스크 고리 끊어내야"

오는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관련 1심 선고가 나온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오는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관련 1심 선고가 나온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관련 1심 선고가 임박하면서 재계에서는 긴장한 채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만큼 이제는 사법 리스크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이 회장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선고기일이 진행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등의 혐의도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이 과정에서 거짓 정보 유포, 시세조종 등 각종 부정거래를 통해 이 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 작업을 진행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에 지난해 11월 17일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삼성그룹의 운명을 가르게 될 선고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에서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결과에 따라 적게는 업계, 크게는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당장 삼성그룹 입장에서 보면 경영 전략이나 투자 계획 등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룹의 방향성을 정하고 이끌어가야 할 오너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경영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도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오너리스크까지 일어날 경우 삼성의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도 몇 가지 지표들에서 불안 요소들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이 399억달러로 2위를 차지하며 인텔(487억달러)에 밀렸다.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2년 만이다.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에서도 삼성전자는 13년 만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IDC는 지난해 애플의 출하량이 2억3460만대로 삼성전자(2억2660만대)를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물론 삼성은 부문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나 M&A 등 큰 의사결정 시에는 무리가 있다"며 "결국 이재용 회장이 나서서 해주어야 하는데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선고 결과가 삼성그룹에만 머물지 않고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이 회장의 행보를 봐도 그렇다. 이 회장은 국빈 방문, 엑스포 유치 등 각종 국가적 굵직굵직한 사안이 생길 때마다 출장길에 올라 정부를 지원사격 해왔다. 그간 106차례 진행된 재판 횟수에서 이 회장이 직접 참석 못 했던 횟수도 이같은 중요 일정 때문이었다. 이외에 95차례 나머지는 직접 출석했다.

더구나 반도체 산업은 삼성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중요한 산업 중 하나다. 사실상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수출 반도체라 일컬어질 정도로 핵심 산업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1일 발표한 '6대 국가 첨단전략산업 수출 시장 점유율 분석 및 시사점'을 보면 2022년 우리 6대 산업 수출액은 총 1860억 달러로 2018년(1884억 달러)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우리 6대 산업 중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는 2018년 대비 2022년 수출시장 점유율이 13.0%에서 9.4%로 32.5%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우리 반도체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9.4%로 6개국 중 중국(15.7%)과 대만(15.4%) 다음으로 높았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 수출이 2018년 대비 31.8% 증가했음에도, 우리 수출액은 오히려 감소(1293→ 1285억 달러)하면서 우리 반도체 수출시장 점유율은 2018년 13.0%에서 2022년 9.4%로 하락(△32.5%)했다. 반면 대만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동기간 11.2%에서 15.4%로 크게 상승(32.2%)하며 우리와 대만 간 수출시장 점유율 순위가 역전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수출 근간인 반도체 수출도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고 급변하는 시장인 만큼 과감한 투자와 사이클에 대한 대비가 중요, 현재 오너의 결단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순간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발 반도체 업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로 인해 경영에만 올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돼 왔다"며 "반도체 같은 경우 선제적인 투자와 사이클,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한데 오너 공백 상태가 된다면 그런 타이밍을 놓칠 수밖에 없고 기업들의 경기 회복에도 여파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경영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물론 법과 원칙에 따라 정확하게 판단해야겠지만 이같은 요소들도 양형 요소로 고려돼 잘 참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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