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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힘받는 '배터리 바닥론'···트럼프 재선 땐 불확실성↑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힘받는 '배터리 바닥론'···트럼프 재선 땐 불확실성↑

등록 2023.11.22 07:37

김현호

,  

이지숙

  기자

전기차 수요 부진···배터리·양극재 수익성 '저점구간'내년 이차전지 美 AMPC 효과 증가···올해 대비 '상향''IRA 폐기' 트럼프 지지율 급상승···배터리 업계 '촉각'

힘받는 '배터리 바닥론'···트럼프 재선 땐 불확실성↑ 기사의 사진

올해 이차전지 업체들의 실적이 저점을 찍고 내년에 성장 폭이 커질 거란 시장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올 들어 성장세가 꺾였으나 원자재 가격 안정, 공장 증설 및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효과 등으로 반등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K-배터리와 손잡고 추진하던 '이차전지 세제 혜택' 정책을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북미 생산량 투자에 올인한 우리 기업들 입장에선 긴장감을 키우는 시점이다.

희비 갈린 K배터리···K양극재는 곤두박질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4조3398억원의 매출과 2조42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15%, 100% 증가한 수치다. LG화학에서 분사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으로 2024년 매출 30조원을 목표로 한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됐다.

최대 실적 기대감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이 크다. 미국은 관련 법에 따라 현지에서 배터리를 생산한 기업에 셀 기준 kWh당 35달러, 모듈 kWh당 10달러 등 총 45달러 수준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배터리 공급이 늘어날수록 보조금 규모도 커지는 구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부터 1003억원의 보조금을 영업이익에 반영했고 2분기는 1109억원, 3분기는 2155억원을 실적에 포함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배터리 및 양극재 생산 기업은 올해 부진한 실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가 내다본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1조857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75%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아 성장률은 2020년(45.26%), 2021년(59.02%), 2022년(69.36%)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 3분기 SK온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했으나 영업손실은 861억원으로 1분기(3447억원), 2분기(1315억원)와 비교해 대폭 개선했다. 4분기는 보조금이 늘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 생산실적이 증가해 흑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초기 가동 비용으로 적자를 이어갈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메탈가 하락에 양극재 생산 기업은 비상등이 켜졌다.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789억원, 1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9.72%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들 기업은 양극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리튬, 니켈 등 광물을 미리 매입하는 데 문제는 올해 초 고점이던 광물 가격이 꾸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가 집계한 니켈 가격은 지난 20일 톤당 1만6635달러로 조사됐다. 올해 1월 3일 가격(톤당 3만1200원)과 비교해 46.7% 감소했다. 탄산리튬 가격도 킬로그램(kg)당 474.5위안에서 131.5위안으로 72% 이상 감소했다. 통상 양극재 판가는 광물 가격과 연동되는 구조라 생산 기업은 비싸게 구매한 원료를 양극재에 전가해 판매하기 어렵다.

AMPC 효과 커진다···"양극재는 리튬값 중요"
전기차 시장은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30%로 전년(60%) 대비 반토막이 예상됐다. 내년에는 20%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2025년 이후에도 에너지 및 광물 가격 변동과 소비자 심리, 설비투자 지연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는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고 높은 가격과 줄어든 보조금 등의 영향으로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판매 확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생산업체들은 생산량 조절과 공장 가동 시점을 연기하며 시장 상황에 대응 중이다. 전방산업의 수요 침체로 후방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에선 올해보다 내년이 좋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내놓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 예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IRA 보조금 규모 확대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단독공장과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세운 얼티엄셀즈 1공장을 현지에서 가동 중이다. 올해 보조금이 계속 증가한 이유는 현지 공장의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 및 램프업(생산량 확대) 등이 꼽히는데 내년에는 얼티엄셀즈 2공장과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까지 가동을 앞두고 있다.

힘받는 '배터리 바닥론'···트럼프 재선 땐 불확실성↑ 기사의 사진

얼티엄셀즈 1·2공장과 스텔란티스 공장 모두 풀가동 되기는 어렵겠으나 내년도 보조금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분석됐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GM 전기차 신차 효과로 2024년 배터리 판매는 전년 대비 180% 증가한 43GWh에 달할 전망"이라며 "AMPC 금액은 올해 7000억원에서 내년 1조7000억원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SK온은 조지아 1, 2공장의 램프업 효과로 연간 흑자가 점쳐지고 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4년은 조지아 공장 증설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AMPC 세액공제 효과와 미국 공장의 생산성·수율 향상, 지역별 판매량 증가가 배터리사업의 실적 호전을 견인해 내년 영업이익은 4188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양극재 기업의 수익성은 전체 원가 중 45%를 차지하는 리튬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리튬 가격이 추가 하락한다면 배터리·양극재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시기는 지체될 것이며 반대로 리튬 가격이 상승해 판가가 오르면 주요 업체들의 수익성도 내년 상반기 내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박 공급과잉 2025년 해소···수익성 개선 박차
올해 시장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지며 실적 악화를 겪은 동박 업체들도 내년에는 수급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동박기업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넥실리스,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가동률이 떨어지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올해 예상 대비 배터리 제조사 수요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중국에서 전지박 생산이 늘어나 수급 상황이 깨졌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인상 등 원가부담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수급상황이 단기간 내 반전되기는 힘들지만 내년부터 점차 수요가 늘어나 2025년께 동박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박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3분기 기준 전체 판매량의 약 5% 비중을 차지하는 하이엔드 제품을 내년에는 10% 이상으로 확대한다. SK넥실리스도 고강도·고연신 제품 비중을 현재 10%에서 58%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내년에는 하이엔드 동박 제품의 의미있는 매출이 시작되는 원년"이라며 "2025년부터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장기적으로 매출 중의 75%는 하이엔드 제품군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적극적인 증설로 생산량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SK넥실리스는 지난 10월부터 말레이시아 공장의 상업 가동에 돌입했으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말레이시아 5~6공장의 증설을 진행 중이다. 스페인에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이엔드 동박 공장을 건설 중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룩셈부르크와 헝가리에 이어 캐나다에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있다. 2025년부터 양산을 시작해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는 가장 큰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미국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IRA 폐지'를 선언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K-배터리 제조사는 IRA 혜택이 전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2~4%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지만 현직 대통령이 예비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밀리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선거운동 홈페이지에 영상을 올리며 "바이든은 미국인들에게 값비싼 전기차를 구입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공격을 막지 못하면 미국 자동차 생산은 완전히 죽을 것이고 그렇기에 나는 취임 첫날 그린뉴딜 잔혹 행위를 종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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