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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국내 연구진, '켈로이드 치료법' 개발 한계 깼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국내 연구진, '켈로이드 치료법' 개발 한계 깼다

등록 2023.11.21 10:34

유수인

  기자

가톨릭대 의과대학 조미라·이중호 교수 연구팀켈로이드 환자 모사 인간화 아바타 모델 개발

국내 연구진이 켈로이드 환자를 모사해 인간화한 동물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좌) 조미라 교수 (우) 이중호 교수. 사진=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제공국내 연구진이 켈로이드 환자를 모사해 인간화한 동물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좌) 조미라 교수 (우) 이중호 교수. 사진=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제공

국내 연구진이 켈로이드 환자를 모사해 인간화한 동물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 부천성모병원 성형외과 이중호 교수, 이아람 박사과정생, 이선영 박사 연구팀은 환자 면역세포와 켈로이드 조직을 동시에 이식해 환자에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섬유조직의 악화 및 증식을 구현하는 인간화 동물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IL-17 등 면역세포 유래 사이토카인과 T림프구의 활성이 켈로이드 조직 병증에 직접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음을 연구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타깃 약물 발굴을 연구했었으나, 켈로이드 질환이 마우스 피부 조직에서는 잘 구현되지 않아 약물 개발이 어려웠다.

이에 환자의 면역세포가 켈로이드 섬유화 조직 주변에 많이 침윤돼 있는 환자의 조직상태 분석을 기반으로 전임상 동물모델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켈로이드 질환은 상처 치유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섬유화 반응으로 상처나 수술의 흉터가 커지는 질병으로 통증, 심한 가려움, 불특정 외관상의 변화 등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질환이다.

켈로이드 질환을 치료하고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으나 아직까지 켈로이드 질환의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 또한 개발돼 있지 않다.

켈로이드 질환 연구가 제한적인 이유는 여러 원인이 있으나, 무엇보다도 질환을 모사할 수 있는 in vivo(약물 투여 등의 실험으로 동물 자체 내에 어떤 변화를 유도하는 지를 검토하는 실험, 동물 실험) 모델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연구의 한계였다.

즉, 켈로이드 질환은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흔히 연구에 사용되는 쥐, 토끼, 개와 같은 실험동물에 켈로이드 질환을 유발시키기 어렵고, 이에 따라 질환의 기전 연구나 치료제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모델이 없다는 것이 켈로이드 질환 치료에 큰 걸림돌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켈로이드 질환을 모사할 수 있는 전임상 동물 모델을 개발해 기존의 동물모델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했다. 기존 켈로이드 조직을 이용한 전임상 모델은 환자에게서 채취한 켈로이드 조직을 면역 결핍 마우스에 이식한 후, 생체 내에서 켈로이드 조직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었다.

다만 이 모델은 면역 세포가 결핍된 동물에 조직을 이식했기 때문에 켈로이드 질환에 보이는 만성 염증 반응을 구현할 수 없었으며, 켈로이드 질환의 악화 요인인 섬유 모세포와 면역 세포 간 상호 작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켈로이드 환자에서 채취한 혈액 면역 세포를 면역 결핍 마우스에 이식해 환자의 면역 세포가 마우스 혈액 내 생착이 된 것을 확인했고, 이후 같은 켈로이드 환자의 조직을 이식했을 때 이식한 켈로이드 주변에 환자의 면역 세포가 침윤되고 염증 반응을 유발해 환자의 섬유화 조직이 증식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증식된 섬유화 조직 내에서 면역 염색을 실행한 결과, 실제 켈로이드 환자의 조직과 유사하게 SDF-1, CCL2와 같은 케모카인(면역세포들을 침입원이 있는 곳으로 모이게 하는 주화성을 지니는 단백질)이 높게 발현되고 IL-17/Th17 세포의 침윤이 증가하는 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면역 세포와 섬유아세포 간 상호 작용에 의한 만성 염증 반응이 결과적으로 켈로이드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비정상적인 섬유 조직의 증식을 실험동물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향후 이번 연구를 통해 제시된 동물 실험 모델을 이용해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켈로이드 질환의 다양한 세포 메커니즘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켈로이드 기전이나 치료제 검증을 위한 다양한 연구에서 환자 모사 아바타 모델이 활용될 수 있다면 켈로이드 환자에게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구팀에서도 켈로이드 환자에게 나타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부전 및 병적 대사에 관한 후속 연구도 제시하고 있어 난치성 질환인 켈로이드 치료제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켈로이드 환자 조직 및 면역세포 이식과 조직 내로 면역세포 이동을 구현한 켈로이드 질환 인간화 마우스 모델 확립(Establishment of a humanized mouse model of keloid diseases following the migration of patient immune cells to the lesion: Patient-derived keloid xenograft (PDKX) model)'이라는 주제로 질환중심 중개연구 및 분자의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이자 네이처의 자매지인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IF=12.8)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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