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만에 두 번째 로켓 DNA 심는다

2호 풀필먼트센터 오픈···내년 상반기 3호 개소

1만2000개 K중소기업, 수출 대대적 확대 전망

그래픽=이찬희 기자

쿠팡이 대만 시장 점령을 위한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낸다. 대만 시장 진출 1년 만에 두 번째 대형 풀필먼트센터를 연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세 번째 센터를 선보여 대만 수출을 늘릴 새로운 엔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대만 내 두 번째 풀필먼트센터 오픈을 알리는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비롯해 왕메이화(王美花) 경제부 장관, 리화이런(李懷仁) 디지털발전부 차관, 산드라 오드커크(Sandra Oudkirk) 미국재대만협회(AIT) 처장, 장산정(張善政) 타오위안 시장 등이 참석했다.

쿠팡이 새롭게 선보인 풀필먼트센터는 대만 북서부 지역의 타오위안시에 위치해 있다.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 기술을 통해 고객 수요를 예측 분석하고, 다양한 자동화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물류 기반의 대형 물류센터다. 이어 쿠팡은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세 번째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에 로켓배송과 로켓직구를 내놨다.

대만은 인구밀도가 한국보다 높은 데다 유통시장 규모는 지난해 157조원에 달한다. 반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2017년 대비 2배 커졌으나, 전체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3%로 낮다. 그만큼 이커머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런 잠재성에 주목한 쿠팡은 한국에서 선보인 혁신을 대만에서도 펼쳐보이겠단 방침이다.

김 의장은 "쿠팡의 대만 시장에서의 성공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간 무역 증대를 통해 아시아의 이웃국가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대만 시장 비전에 대해 강조했다.

대만 시장에서의 초기 반응은 고무적이다. 쿠팡 앱은 진출 6개월 만에 대만 현지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앱 1위에 올랐다.

쿠팡 대만 2호 풀필먼트센터 모습. 사진=쿠팡 제공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적인 측면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수출한 국내 소비재 중소기업 수는 4만2592곳이다. 쿠팡을 통해 대만에 진출한 중소기업 수가 1만2000곳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약 28% 수준이다. 현지 판매량이 늘어나며 중소기업 대만 수출 물량은 올 들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대규모 풀필먼트센터가 추가 운영되며 쿠팡을 통해 대만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들은 더욱 강력한 성장 엔진을 달 것으로 보인다.

K뷰티·K푸드·K생활용품 등을 쿠팡 대만에서 판매해온 중소기업 가운데는 최근 1년 동안 매출이 최대 10배씩 늘어난 성공사례도 있는 만큼, 풀필먼트센터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중소기업 제품들이 대만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최근 우리 정부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 수출과 투자 확대 노력을 강화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책 방향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대만 정부 관계자들도 쿠팡이 향후 대만에서 창출해 나갈 고용과 경제 활성화 효과에 기대감을 거는 모습이다.

왕메이화 경제부 장관은 "쿠팡의 대만 투자는 해외 기업들이 대만 시장과 소비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앞으로 대만은 미국, 한국과 경제 무역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쿠팡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중소기업에게 쿠팡의 대만 비즈니스는 새로운 판로 개척의 대안이 되고 있다. 국내 중소상공인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더 많은 고객들에게 상품을 선보이고, 쿠팡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