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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중고나라 시너지 '첨병'···롯데, 백화점 대신 '편의점' 택한 이유

유통·바이오 채널

중고나라 시너지 '첨병'···롯데, 백화점 대신 '편의점' 택한 이유

등록 2023.10.25 17:48

김민지

  기자

롯데쇼핑 앞세워 중고나라에 300억원 투자했지만픽업부터 택배까지···세븐일레븐 앞세운 협업 강화중고거래 특성상 택배 이용 많아···편의점이 적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가 중고나라 지분 인수에 참여한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 내기에 돌입했다. 인수에 참여한 롯데쇼핑 대신 편의점 계열사 세븐일레븐과의 협업을 계속해서 강화하면서다. 롯데는 중고나라와의 시너지 전략으로 우선 편의점을 택했는데, 중고거래 특성상 '택배'를 자주 이용한다는 것에 주목한 행보로 풀이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중고나라 앱 내 택배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로써 세븐일레븐 사전예약 택배 서비스는 총 6개 채널(세븐앱·네이버·카카오페이·택배파인더·로지스허브·중고나라)로 확대됐다. 그러면서 중고나라 앱 이용자들에게는 연말까지 월 2회 택배비 무료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의 일반 택배 서비스와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업 영역은 택배와 SCM(공급망관리)가 있는데, 세븐일레븐은 두 영역 모두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맡기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중고나라와 비대면 직거래 서비스인 '세븐픽업' 서비스를 개시하기도 했다. 이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사전에 약속을 설정하고 판매자가 가까운 세븐일레븐 점포에 상품을 위탁해 놓으면 구매자가 편한 시간에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세븐일레븐은 향후 중고나라 앱 내 택배비 사전 결제 시스템도 내년 초 오픈할 예정이다. 중고나라 앱 내에서 상품 구매 후 배송 정보 기입 시 택배비 결제까지 일괄할 수 있게 구현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점포 방문 시 별도 등록 과정 없이 물건만 바로 보관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롯데는 앞서 롯데쇼핑을 통해 중고나라 지분을 인수하면서 중고품 거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중고나라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93.9%를 사모펀드와 공동 인수했다.

이후 롯데쇼핑과는 별다른 협업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최근 중고거래 시장이 활발해지며 택배 서비스를 앞세운 편의점 인프라를 활용한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3월 중고나라와 자원 선순환 및 개인 간 안전거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 이 업무협약의 구체적인 성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편의점 픽업과 편의점 택배 모두 두 회사에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우선 편의점 픽업은 픽업 수수료와 안심 거래 수수료를, 택배 또한 수수료와 함께 택배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롯데가 백화점이나 마트·슈퍼 사업부가 있는 롯데쇼핑 대신 세븐일레븐을 중고나라와의 협업 파트너로 택한 이유 또한 택배 서비스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고거래 특성상 택배를 자주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실제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택배 서비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신장했고 올해 2분기(3~6월)와 비교했을 때도 30%가량 상승했다. 최근 고물가 상황 속에서 중고거래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집 근처 편의점 택배 이용률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고나라는 지역 기반 플랫폼인 '당근'과 달리 네이버 카페를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근거리 기반'으로 거래해야 한다는 의식이 비교적 약하다. 물론 중고나라 이용자들 가운데서도 직거래를 이용하거나 선호하는 이들이 있겠으나, 애당초 당근과는 성격이 다르다. 세븐일레븐의 비대면 거래나 택배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다고 해석되는 이유다.

중고나라 입장에서는 택배 서비스 강화로 거래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이득이다. 중고나라는 그동안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광고 제휴 외에 마땅한 수익 구조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고나라의 지난해 매출액은 16.7% 증가한 101억원, 영업손실은 83억원 늘어난 9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는 직거래가 많지만, 택배 거래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다만 세븐일레븐의 택배 서비스가 경쟁사 대비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 편의성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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