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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2세대 운영진 꾸리는 어피니티···'교보생명 분쟁' 실타래 풀리나

금융 보험

2세대 운영진 꾸리는 어피니티···'교보생명 분쟁' 실타래 풀리나

등록 2023.10.06 16:05

이수정

  기자

어피니티, 이철주 회장 사임 후 민병철 파트너 선임현실적 엑시트 전략 확률 높아···대화 물꼬 트일수도2대 주주와 관계 개선되면 지주사 전환에도 가속도

그래픽=박혜수 hspark@그래픽=박혜수 hspark@

교보생명 2대 주주이자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FI(재무적투자자) 어피니티컨소시엄 수장이 바뀌면서 향후 양측 갈등의 실마리를 풀 가능성이 커졌다. 교보생명 풋옵션을 직접 주도했던 1세대 CEO 라인에 비해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현실적인 자금 엑시트(exit)를 고민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지난 8월 이철주 어피니티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은 1973년생으로 미국 보딩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브리운대학교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모간스탠리를 거쳐 2002년 어피니티가 UBS 계열에서 독립한 시절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오비맥주, 로엔 매각 성공으로 PEF(사모펀드) 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잇따라 뛰어든 교보생명과 현대카드 등 소수지분 투자에서 지분 회수 어려움을 겪었고 락앤락, 버거킹, 유베이스 등 경영권 투자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 회장이 사퇴한 배경에도 이같은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 회장이 물러난 자리에는 신임 한국 총괄 대표인 민병철 파트너가 선임됐다.

이 회장은 사임 이후 교보생명 사외이사직에서도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났다. 그동안 이 회장은 교보생명 사외이사로서 FI들의 입장을 피력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의 사퇴 이후 현재까지 새로운 어피니티 측 사외이사는 선임되지 않았으나, 다른 인사로 채워질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아직 확정된 인사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들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을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매입할 당시 맺었던 풋옵션을 이행하라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압박해 왔다. 문제는 이들이 요구하는 풋옵션 가격(주당 40만9912원)이 교보생명이 산정한 가격(20만원대) 대비 터무니없이 높았다는 점이다.

이에 어피니티 측 풋옵션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1·2심 모두 교보생명의 패소로 돌아갔고 현재 검사 측 상고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교보생명은 우회적인 전략 중 하나로 IPO(기업공개) 카드를 꺼냈다. IPO가 진행되면 교보생명은 주식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고, 어피니티는 교부 받은 주식을 매매하는 방법으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어피니티는 "교보생명의 IPO 의지를 믿을 수 없다"며 풋옵션을 고집하고 있다. 2대 주주가 IPO를 반대한다면 사실상 IPO는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었고, 결국 1차 시도는 좌초된 바 있다.

이처럼 그간 풋옵션 이행을 두고 교보생명과 설전을 벌이던 어피니티의 수장이 바뀌면서 분쟁을 둘러싼 해결 전략에도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변화는 내년 지주사 전환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교보생명 입장에선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된다. 교보생명 지분 투자를 직접 이행했던 이 회장이 명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면, 새로운 리더는 현실적인 엑시트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 양측 대화에 새로운 물꼬를 틀 가능성이 생겨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사실상 막혀있던 교보생명과 어피니티 간 대화가 다른 시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어피니티컨소시엄은 2대 주주로서 교보생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이같은 변화는 교보생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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