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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주사 전환' 새 판짜는 신창재···어피니티 '설득' 과제

금융 보험 지배구조 2023|교보생명①

'지주사 전환' 새 판짜는 신창재···어피니티 '설득' 과제

등록 2023.06.15 06:00

수정 2023.06.15 09:23

이수정

  기자

내년 하반기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신창재→교보생명 지분 '원톱' 체제 유지 중지배구조 단순하나 주요주주인 FI 설득 과제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교보생명그룹은 신창재 회장이 교보생명을 통해 나머지 계열사를 거느리는 '원톱' 지배구조를 이어오고 있다. 내년 하반기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힌만큼 최근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자산운용사 인수를 마무리하고 손해보험사 매물 인수를 검토하는 등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지배구조 교보생명그룹 지배구조 핵심인 교보생명 지분 24%를 쥐고 있는 어피니티컨소시엄(FI)과 분쟁이 끝나지 않은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주요 주주인 FI 동의 없이는 금융지주사 전환은 물론 기업공개(IPO)도 불가능한 상황. 따라서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이 주주 공동 이익에 얼마나 효익이 있는지를 설득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창재 회장 '원톱' 시스템···단순한 구조로 지주사 전환 수월
앞서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까기 금융지주사 전환 목표를 발표했다. 위기와 기회가 혼재하는 복합 불확실성 환경에서 장기적 관점의 그룹 성장 전략 수립과 추진이 가능한 새로운 기업 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교보생명그룹은 신창재 회장이 교보생명 지분 33.78%(특수관계인 지분 36.9%)로 전 계열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다. 나머지 계열사도 모두 교보생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금융지주사 전환에 유리한 구조다.

지배구조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KCA손해사정이 보유한 KCA서비스 33.3%가 전부다. 이 경우 KCA손해사정이 KCA서비스 지분을 전부 팔아 KCA서비스를 교보생명 100% 계열사로 만들거나, 전부 사들여 자회사로 자회사로 편입시키면 간단히 풀린다.

계열사 구성을 보면 사무투자전문회사를 제외한 금융·보험 계열사는 교보증권 (73.06%),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100%), 교보자산신탁(100%), 교보악사자산운용(50%), KCA손해사정(100%), 교보AIM(100%) 등 6개다. 이 가운데 교보AIM은 지난해 12월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신설된 계열사다. 비금융권 계열사로는 교보생명통신(100%), 교보문고(100%), 교보리얼코(100%), KCA서비스(66.67%) 등이 있다.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를 장기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힌만큼 여기에 손보 계열사가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교보생명은 과거 계열사였던 교보자동차보험(현 AXA손해보험)을 완전 매각하면서 손보업계를 떠났다가 내년 하반기 금융지주사 전환을 앞둔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14년만에 손보업 재진출을 준비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가운데 디지털전환에 가장 관심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특히 생보업계에서 유일하게 디지털생명보험사(교보라이프플래닛)을 보유한 곳으로,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출자를 통해 시너지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교보생명 인적분할 단계에서 교보생명이 보유한 자회사 주식과 현금을 분할해 금융지주사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교보생명 주주에게 신설 금융지주사 신주를 교부하고 교보생명을 금융지주사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주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한다. 신주에 대한 납입금은 교보생명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존에는 보험업 자회사 업무 범위가 제한적인 관계로 사업다각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지주사의 자본 조달을 통한 관계사 투자 확대가 예상된다"며 "성공적인 금융지주 전환으로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전환(DT) 기반의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그룹의 장기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십수년째 FI와의 '악연'···지주사 전환 걸림돌
다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FI(어피니티컨소시엄)을 설득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은 기디언홀딩스(어피니티), IMM, 베어링PE, 싱가포르투자청으로 구성된 교보생명 2대 주주로 현재 교보생명과 풋옵션 가격을 둘러싸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앞서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약속된 IPO(기업공개)가 이행되지 않았다며 2018년 10월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요구했다. 지난 2012년 9월 신 회장이 어피너티컨소시엄이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로부터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할 당시 교보생명이 3년 내 상장하지 않으면 주식 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걸었던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산출한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가격은 40만9912원인 반면 교보생명은 자사 주식 가치를 주당 20만원대로 산정하면서 격화됐다. 양측은 의견차를 좁힐 수 없었고 국내 재판은 물론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에까지 풋옵션 가격에 관한 판단을 요구하는 등 갈등이 깊어졌다.

국내에서는 교보생명 풋옵션 가격을 산정했던 안진회계법인과 어피니티컨소시엄 간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를 따지는 재판에서 항소심까지 교보생측이 패소한 바 있다. 재판이 진행되던 가운데 교보생명은 IPO를 통한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사법리스크 등을 이유로 결국 좌초됐다. 당시 FI는 "교보생명의 IPO 의지를 믿을 수 없다"며 "풋옵션을 빠르게 이행하라"며 재차 압박했다. 풋옵션을 강행하겠다는 FI들의 의중이 읽히는 대목이다.

지주사 전환은 주주가 공감대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교보생명은 올해 초부터 FI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지난 2월 9일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로드맵 보고를 위한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지분 24%를 보유한 어피너티컨소시엄 출신 이철주 사외이사도 참석했다.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FI 주주들 역시 회사 가치 상승이라는 점에서 전향적으로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보고를 시작으로 6개월의 추가 준비 과정을 거친 뒤 인적 분할 이사회 결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 금융지주사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등기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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