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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판 바뀐다···'콜라보' 하거나 죽거나"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판 바뀐다···'콜라보' 하거나 죽거나"

등록 2023.03.10 08:01

유수인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제1차 포럼원희목 서울대 특임교수, '오픈 이노베이션' 강조의료 트렌드 변화에도 국내 시장 성장 더뎌

원희목 서울대 특임교수원희목 서울대 특임교수

"전체적인 산업 환경은 4차 산업 혁명으로 판 자체가 바뀌었는데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계는 느긋한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보다 수직상승해서 퀀텀점프를 해야 한다."

원희목 서울대학교 특임교수(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제1차 포럼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헬스케어 생태계는 질병 치료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 수명을 중요시하는 시대로 변화했다.

이에 의료시스템도 바뀌고 있는데, 의료소비자(환자)가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시대로 변화하면서 권력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이동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의료기술에 정보통신 기술(ICT) 결합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고, 신약개발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결합으로 전통적인 방법 대비 빠른 개발이 가능해졌다.

원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은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헬스케어 등 기존의 보건의료서비스가 디지털화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시장 성장은 더딘 상황이다. 절실함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신약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데도 내 일이 아닌 멀리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 답답함이 있다. 이제는 이런 것들을 시도하는 것이 절대로 무모하거나 선도적인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매우 미미하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 판 바뀐다···'콜라보' 하거나 죽거나" 기사의 사진

원 교수가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의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내용을 보면, 글로벌 헬스케어는 2021년 2603조원에서 2027년 3770조원으로 연 평균 17% 성장이 예측된다. 특히 의약품은 같은 기간 1715조원에서 2144조원으로 25% 성장이, 의료기기는 510조원에서 872조원으로 71% 성장이 예상된다.

디지털헬스는 214조원에서 494조원으로 131% 성장이 전망되며, 차세대 진단과 의료영상·정보는 각각 같은 기간 55%, 61%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2021년 기준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38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이중 의약품 시장은 27조2000억원으로, 글로벌 시장 1715조원 대비 1.6%다. 의료기기는 9조4000억원으로 글로벌 대비 1.8%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영향이 반영됐다.

디지털 헬스는 1조3000억원으로 고작 0.6% 정도다. 차세대 진단은 0.7%, 의료 영상·정보는 글로벌 대비 0.4%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오는 2027년에는 54조6000억원 시장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만 떼어놓고 보면, 글로벌 시장은 2020년 182조원에서 2027년 610조원 성장이 예측된다. 이중 모바일 헬스는 103조원에서 303조원으로 194%, 텔레헬스케어는 533% 성장이 예상된다.

원 교수는 "우리나라도 글로벌 시장과 비슷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예측대로 가서는 안 된다. 수직상승해서 퀀텀점프해야 한다"며 "시장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뛰어넘은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ICT 초강국인 나라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미미한 것은 각종 규제와 보수적 행동으로 타이밍을 놓친게 많았기 때문이다"라며 "이 분야는 다른 헬스케어 산업보다 더 빨리 성장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정부가 전향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원 교수는 빠른 산업 성장에 있어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 간 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종양치료제 개발 기업 크로노스 바이오(Kronos Bio)는 정밀의학개발에 중점을 둔 기술기업 템퍼스(Tempus)와 협력하고 있고, 노바티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파트너십을 맺고 신약개발 기간 단축을 위한 AI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엘은 구글 클라우드의 최첨단 머신러닝 모델과 맞춤형 가속기(TPU)를 적용해 양자 화학 계산이 대규모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AI 분석 전문 기업인 베네볼런트는 릴리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가 코로나19의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독이 알코올 중독, 불면증 등에 사용하는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을 위해 웰트에 30억원의 지분 투자를 했고, 유한양행은 AI기반 웨어러블 의료기기 스타트업 휴이노에 총 130억원을 투자했다.

또 동국제약은 2017년 조영제 사업을 분할한 동국생명과학을 통해 AI 의료진단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고, GC녹십자는 지난 2020년 유비케어를 인수해 환자 진료정보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웨어러블 심전도 모니터링 의료기기인 '모비케어'를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원 교수는 "키워드는 디지털화와 융복합이다. 각자 열악한 규모의 시장을 가지고 있는데 뭉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규모도 작은데 배타적인 산업구조로 가선 안 된다. 콜라보할 것이냐, 죽을 것이냐 라는 생각을 가지고 기술적이든, 재무적이든, 전략적 투자든 활발히 협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함께할지가 선택이었지만 지금은 혼자 가면 안 된다. 우리 산업만큼 희망 있는 산업이 없다. 치고 나가자"고 독려했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지난 1월 1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등 6개 단체의 참여로 출범한 단체다.

이번 1차 포럼을 시작으로 격월 단위로 각 단체가 번갈아 가며 주관하는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약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첨단재생의료 분야 등의 융·복합 및 개방형 혁신을 촉진하고, 최신 산업 동향과 현안 등을 공유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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