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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닻 올린 K-조선

'M&A 귀재' 김광호 KHI인베스트먼트 회장, 중소조선 재편 중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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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 투자 회사 설립 후 모나리자·엘칸토 '딜'
인수·합병 전문가에서 조선업계 '키맨'으로 등극
작년 케이조선 인수 후 대한조선 최종 계약 앞둬
2000년대 K-조선 영광 재현하고 싶다 포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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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규모가 작은 회사만 운영 해왔다. 조선업을 꺼려하는 시기에 나의 남은 열정을 중형조선소 부흥을 위해 바치겠다"

김광호 KHI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지난해 케이조선(당시 STX조선해양) 인수 이후 가까운 지인에게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김광호 회장은 1953년생으로 이제 70세를 앞두고 있는 투자회사 경영인이다. 김 회장이 지난해 케이조선을 인수할 당시 그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과거 그의 이력 때문이다. 김 회장은 두산그룹 해외지사장 출신 샐러리맨 출신으로 수 천 억대 자산가다. 1989년 IT기업인 웨스텍코리아를 설립해 10년 뒤 1999년 웨스텍코리아를 상장시키면서 큰 돈을 벌었다. 이후 윌트론이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해 M&A에 나서면서 2001년에 모나리자를, 2005년에 쌍용C&B, 엘칸토 등을 인수했다.

2009년에는 웨스텍코리아를 예림당에, 2011년에는 엘칸토를 이랜드에 매각했다. 2013년에는 모나리자와 쌍용C&B를 모건스탠리PE에 성공적으로 팔아 2000억원대 차익을 남겼고, 2017년에는 한국피자헛 등을 인수, M&A의 귀재라 불렸다. 이러한 이력의 소유자가 불황에 허덕이는 중형조선소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업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 회장은 평소 지인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본인의 마지막 경영 열정을 조선업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며 남은 생을 마무리 짓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김 회장의 조선업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그동안 B2C 기업 인수와 매각을 통해 투자회사 성공에는 단맛을 봤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경영인으로서 목말랐다. 김 회장은 기간산업인 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되팔아 이윤을 남기겠다는 마음보다 한국경제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가 크다. 케이조선 안정화와 함께 대한조선 인수는 김 회장의 큰 퍼즐 가운데 마지막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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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조선이 위치한 창원시 진해구 조선소 전경. 사진=케이조선 제공

그가 걸어온 족적은 '글로벌 사모펀드(PE)가 대부분이지만 조선업계에 발을 들인 만큼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과거 PE를 통해 회사를 인수하고 운영했다면 현재 PF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통한 대형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PE를 운용하는 사람 대부분이 금액이 크지 않지만 장기간 프로젝트인 PF를 이끄는 비즈니스 규모는 PE와 비교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PF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케이조선을 키워 2000년대 중형 조선소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까운 지인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케이조선 인수하겠다는 마음의 결정을 내린 후 몇 개월간 사업장인 경남 진해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다양한 분야의 조선업계 전문가를 만나기 위해 서울과 진해를 오르락 내리락 반복을 마다하지 않은 인물로 업계에 소문이 자자했다. 조선소 업종은 일반 기업군과 결이 다르다. 사업장 규모도 방대할 뿐만 아니라 거칠기로 유명한 금속노조를 안고 사업을 한다는 것은 시한폭탄을 안고 적진에 뛰어든 것과 진배없다.

김 회장도 조선소 인수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공부하고 지역 관계자를 만나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단순한 적대적 M&A를 통한 사익창출이라면 조선소 인수는 거리가 멀다. 오직 국가기간산업 일원으로 이바지하겠다는 '종심(從心)'의 고뇌가 담긴 곳이 케이조선이다.

케이조선 인수는 김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일정 부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 회장은 현재 대한조선 인수 막바지에 서 있다. 그의 셈법은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의 시너지다. 투트랙 전략이다.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을 통해 기자재 및 물품의 공동구매와 글로벌 수주전에서 양사의 공동대응으로 중국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 때문이다. 그의 눈높이는 중형조선소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김 회장은 국내 중형조선소의 시간을 해가 뜨기 전 동틀 무렵으로 비유한다. 2000년대 초반 조선업의 호황기를 맞아 국내 조선소는 과감한 시설투자와 저가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던 시기. 이무렵 경남의 중형 조선소가 태동한 때이다.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는 중형 조선소에 악재가 되어 돌아왔다. 2010년대는 세계 조선업계가 '일감 절벽'에 맞닥드렸고 국내 중형 조선소는 우격다짐으로 신규 자금의 유입 없이 생존의 몸부림으로 선주사에 끌려 적정가격 이하의 수주에 눈물을 흘린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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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이 위치한 전남 해남군 화원면 조선소. 사진=뉴스웨이DB

김 회장은 다시 조선업계의 반등의 시간이 돌아왔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선가는 저점을 찍고 기존 내연기관 선박에서 친환경 스마트십으로 교체 사이클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중형조선업계 시황을 바라보는 안목이다. 김 회장은 아직 본인의 구상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처해진 중형조선소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다. 제3자의 입장에서 색안경을 끼고 본인을 바라보는 집단보다 그 속(조선소)으로 뛰어들어 고민하는 자신이 낫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과 임원의 마음으로 같이 부대끼고 고민하며 한솥밥을 먹으며 고민하는 자신이 멀리서 훈수를 두는 이보다 낫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회장은 최근 중형 조선업계 '키맨'으로 통한다. 케이조선 인수에 성공 후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대한조선 최종 계약만 남았다. 중국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나라 중형조선소의 현실에서 그가 '착수(着手)'에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김광호 KHI인베스트먼트 회장은
그는 'M&A 귀재'로 기업 인수 및 합병으로 수천억원대 재산을 모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 회장은 1953년 7월3일 서울출생으로 선린인터넷고등학교(선린상고)졸업하고 서강대 경상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두산그룹 입사 이후 해외지사장, 해외현지법인장 등 주요보직을 역임하고 14년 근무한 두산그룹에서 퇴사하여 1989년 웨스텍코리아 설립했다. 1999년 웨스텍코리아 코스닥 상장에 성공, 그해 투자회사인 웰트론을 설립했고 2002년 모나리자를 인수를 시작으로 2005년 쌍용씨앤씨, 엘칸토, 대전모나리자를 이듬해에는 PPL를 설립했다. 이후 2009년에는 웨스텍코리아를 예림당에, 2011년에는 엘칸토를 이랜드에 매각을, 2013년에는 모나리자와 쌍용C&B를 모건스탠리PE에 매각했고 2017년에는 한국피자헛을, 2021년 케이조선(STX조선해양)을 인수했고 현재 대한조선의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로 선정되어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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