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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겼다”···신창재·어피니티, ICC 판결에 엇갈린 주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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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ICC가 풋옵션 가격 인정 안해”
어피니티 “풋옵션 유효···신 회장 책임도”
신 회장에게 비용 부담하라는 내용 주목
어피니티 측 풋옵션 재도전 여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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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10일 충남 천안시 소재 연수원인 계성원에서 진행된 ‘2020년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올해 경영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과 관련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의 판결을 받아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이 서로 자신이 승소했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교보생명 측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ICC 중재판정부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사이의 주주간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중재 판정부가 신창재 회장이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 제시 가격(40만9000원)에 풋옵션을 매수하거나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어피니티 측이 제시한 풋옵션 행사 가격을 ICC가 받아들이지 않았으니 신 회장이 승소했다는 게 교보생명의 논리다.

하지만 어피니티의 얘기는 다르다. 중재판정부가 신 회장 측 계약 위반 책임을 인정하고 풋옵션도 유효하다고 판결한 만큼 자신들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피니티 측은 “중재판정부가 신 회장이 주주 간 계약서에 따라 합의된 풋옵션 부여(기한 내 미 상장 시), 풋옵션 행사 시 가치평가를 위해 마련된 사전 절차 사항 등 관련계약상 주요 의무를 위반한 점을 인정했다”고 짚었다.

특히 “‘풋옵션 조항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그 다음 절차를 이행 안했다’는 신 회장 측 주장은 근거 없음으로 결론 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피니티 측은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풋가격 산정을 위해 선정한 딜로이트안진은 공신력 있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가치평가에 관한 독립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 판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 회장과 어피니티 측이 상반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양쪽이 서로 원하는 것을 챙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신 회장은 어피니티 측이 제시한 40만9000원의 풋옵션의 가격을 무효화함으로써 당장의 지출을 피했고, 어피니티는 풋옵션의 효력을 살리면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게 돼서다.

덧붙여 어피니티는 풋옵션 가치평가 업무를 수임한 딜로이트안진이 독립적으로 가격을 산정했다는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음으로써 가치평가 허위보고 공모 재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신 회장과 어피니티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창재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의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으로 어피니티 컨소시엄에 넘기며 회사가 2015년 9월30일까지 상장하지 않으면 주식 매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기한 내 교보생명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자 FI는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과 유효성 부족을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딜로이트안진이 산출한 주당 40만9000원의 풋옵션 행사 가격이 신 회장 측 생각(약 20만원)보다 높다는 게 쟁점이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형식적으로 어피니티 측이 승소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ICC가 신 회장에게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중재 비용 전부와 변호사 비용 50% 그리고 신 회장 본인 비용 부담을 주문했다는 데 주목한 분석이다.

게다가 ICC는 계약상 풋옵션 조항이 무효라는 신 회장 측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는 동시에 그가 30일 이내에 가치평가보고서를 제출할 본인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즉, 이번 분쟁이 신 회장으로부터 시작됐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중재 판결이 양측의 분쟁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이를 둘러싼 국내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어피니티 측이 가격을 재산정해 다시 풋옵션을 청구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신 회장과 어피니티 측은 중재판결문을 검토한 뒤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수정 기자 crystal@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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