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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돈줄 막힌 증시···하반기 ‘IPO 대어’도 먹구름

증권 투자전략

돈줄 막힌 증시···하반기 ‘IPO 대어’도 먹구름

등록 2021.08.23 15:23

허지은

  기자

은행 가계대출 속속 중단···개인 매수 여력 꺾일 듯환율 급등·외인 이탈 가속···“시장 반전 어려울 것”

돈줄 막힌 증시···하반기 ‘IPO 대어’도 먹구름 기사의 사진

#30대 공모주 투자자 A씨는 지난 7월 공모주 시장에서 쓴 맛을 봤다. IPO(기업공개) 대어가 연이어 등판하자 고심 끝에 기업을 선별해 청약을 넣었지만 상장 이후 종목별 주가가 엇갈리며 낭패를 봤기 때문이다. A씨는 “수중에 여유 자금도 없고 증시 상황도 좋지 않아서 하반기 남은 IPO 대어들의 청약엔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예비 상장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등 ‘IPO대어’들이 연내 상장을 줄지어 준비 중인 가운데 공모주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수의 신규 상장사들이 상장 후 주가 부진에 빠지면서 흥행 실패 우려도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하는 대어급 시가총액 규모는 20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예상 기업가치 최대 100조원), 현대엔지니어링(10조원), 카카오페이(10조원), 현대중공업(6조원), 넷마블네오(4조원) 등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 사이에선 상장 시기를 조율해야 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황 우려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등 양대 지수는 마디 지수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특히 대형 IPO 기업들의 상장 후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하반기보다는 내년 상장을 노리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크래프톤과 롯데렌탈 등은 하반기 최대어로 주목받은 바 있으나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상장 후에도 크래프톤(공모가 49만5000원)과 롯데렌탈(5만9000원) 모두 공모가보다 낮은 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과 동시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로 직행하던 공모주 신화는 끝났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공모주 청약에 들어갈 개인의 자금줄이 막히고 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이 주식담보대출을 속속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들어 NH투자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신규 주식담보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농협과 우리은행 등 제1금융권 은행도 가계대출을 중단하면서 하반기 신규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지칠 줄 몰랐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예전만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이다. 현재 신용융자 잔고 비율도 높은데, 추가 자금을 구하기 힘든 개인 투자자들은 보유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다.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도 부담이다. 대어급 IPO 기업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외국인 투자자 유치는 필수다. 모건스탠리(LG에너지솔루션), 골드만삭스(현대엔지니어링·카카오페이), JP모간(카카오페이), CS증권(현대중공업) 등 대어급 IPO에 해외 증권사가 대표 주관을 함께 맡는 것도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한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거센 만큼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경우 중국의 산업 규제 및 경기 둔화로 아시아 이탈 조짐이 뚜렷하다”며 “특히 한국은 아시아 현금 인출기로 인식된다. 다른 국가들보다 자금 이탈 압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200조원에 달하는 대어급 상장이 이뤄질 경우 국내 증시 펀더멘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날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2422조원으로 대어급 시총 규모는 전체 코스피 시총의 10%에 육박한다. 이미 올해 들어 대형 IPO가 여러번 진행된 만큼 전체 유통 주식에 대한 수급 기반도 더 취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 IPO 이벤트 이후 시장은 다시 ‘이익’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8월 중순 MSCI 특례편입, 8월말 MSCI 정기변경, 9우러초 코스피200 정기변경 등의 이벤트에 관심을 갖다가 점차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종목별 실적에 관심을 갖는 일반적인 액션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소 시장의 무관심 속에서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후 3분기 실적 상향 조정되는 해운, 가구, 철강, 비철금속, 디스플레이, 유통, 증권, 섬유의복, 기술하드웨어, 은행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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