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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찻잔 속 태풍’ 된 크래프톤, 왜 청약 흥행 참패했나

증권 종목

[Why]‘찻잔 속 태풍’ 된 크래프톤, 왜 청약 흥행 참패했나

등록 2021.08.04 16:09

수정 2021.08.04 16:13

허지은

  기자

역대 15번째 높은 공모가·낮은 확약 물량이 부담 작용상장일 외인 매도 리스크도···“공모가 최상단 독 됐다”

‘찻잔 속 태풍’ 된 크래프톤, 왜 청약 흥행 참패했나 기사의 사진

크래프톤이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주당 49만8000원이라는 높은 공모가가 투심 위축의 요인으로 꼽힌다. IPO(기업공개) 시작 단계부터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예견된 실패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크래프톤의 공모가를 짚어보자. 크래프톤의 확정 공모가는 49만8000원이다. 당초 공모가는 45만8000~55만7000원이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정정 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40만~49만8000원으로 낮췄다. 이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하지만 공모가 49만8000원은 역대 코스피 상장 기업 가운데 15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특히 최근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액면분할로 높은 주당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 역시 상장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기존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했지만 주당 적정주가로 삼기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수요예측 단계에서도 고평가 논란은 지속됐다. 수요예측에서 적정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이하로 제시한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621곳 중 20.6%는 희망밴드 최하단인 40만원 이하로 적정 공모가를 냈다. 밴드 최하단 101건(16.3%), 최하단 미만 27건(4.3%) 등이었다.

수요예측에서 밴드 최하단 이하로 가격이 나온 건 대어급 공모주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다. 통상 수요예측에선 높은 가격을 써내거나 의무보유확약을 걸어야 더 많은 물량을 받기 쉽다. 밴드 하단 비중이 높았다는 건 사실상 투자를 포기한 기관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실제 SKIET, SD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등의 수요예측에선 밴드 하단을 제시한 기관 투자자는 없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도 전체 수량 대비 22.05%로 턱없이 낮았다. 상반기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85.26%), SKIET(57.9%)는 물론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던 카카오뱅크(41.27%)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해외 기관은 미확약 물량이 98%에 육박하며 사실상 확약 물량이 전무했다.

국내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경우 가격 미제시 물량도 많았다. 통상 수요예측에서의 가격 미제시는 밴드 상단 초과로 여겨지지만, 크래프톤은 공모가 하단 비중도 상당했던 만큼 가격 제시를 사실상 포기한 기관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평가 논란은 수요예측 흥행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4일부터 27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은 243.2대1로 집계됐다. 대어급 공모주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1883대1), 카카오뱅크(1733대1),SK바이오사이언스(1275대1), SD바이오센서(1144대1) 등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크래프톤은 지난 2일부터 양일간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7.8대1을 기록했다. 최종 증거금은 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SKIET(80조5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63조6000억원)는 물론 중복청약이 금지된 카카오뱅크(58조3000억원)의 10분의 1보다도 적은 규모다.

평소 공모주에 자주 투자해온 30대 투자자 A씨는 “공모가가 10만원대만 돼도 여러 증권사에 중복청약하려면 최소 청약 증거금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크래프톤은 증권사당 최소 청약 증거금이 249만원, 3곳 기준 747만원으로 부담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며 장외 시장에서 크래프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장외주식거래사이트 38커뮤네케이션에 따르면 이날 크래프톤 주가는 전일대비 7.48%(4만원) 내린 49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기대감으로 크래프톤 장외 주가는 분할 후 6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공모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거래 가격이 형성돼있다.

한편 크래프톤은 공모주 배분과 환불을 거쳐 오는 8월 10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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