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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작업 돌연 스톱 미스터리 남양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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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전 회장 측 일방적 매각 연기
‘헐값’ 논란에 변심 매각 철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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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코로나19 억제 효과 ‘불가리스 사태’ 대국민 사과.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수년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남양유업이 이번에는 갑작스러운 매각 일정 연기로 또 구설수에 올랐다. 홍원식 전 회장 측이 돌연 매수자인 한앤컴퍼니와의 협의 없이 매각 대금 지급과 임시주주총회 일정을 미루면서다.

홍 전 회장의 의중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그가 변심해 양측의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한앤컴퍼니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양측의 갈등이 장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불가리스 사태’ 이후로 4개월이 넘도록 경영 공백 상태인 남양유업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돼 있던 임시주총을 9월 14일로 약 6주간 연기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쌍방 당사자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는 입장이나 한앤컴퍼니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이 한앤컴퍼니와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주총 일정을 연기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주총에 앞서 거래를 마무리하고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넘겨 받기로 한 것 역시 무산됐다. 한앤컴퍼니의 주장에 따르면 홍 전 회장 측은 합의된 거래 종결 장소에도 나오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홍 전 회장 측이 변심했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홍 전 회장 측이 불가리스 사태 당시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서둘러 회사를 매각하는 결단을 내리긴 했으나, ‘헐값’ 논란이 이어지면서 마음을 바꾼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가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던 당시에는 불가리스 사태 논란이 거세 경황이 없었다면, 현재는 여러 리스크들이 해소돼 논란이 잠잠해진 상황이다. 여러 리스크가 해결된 만큼 홍 전 회장 측이 더 높은 가격으로 한앤컴퍼니와 다시 협상하거나 또는 다른 원매자를 찾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문제는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홍 전 회장 측이 일방적으로 매각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한앤컴퍼니의 주장, 또 그가 더 높은 값을 받길 원해 계약 파기까지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관측이 모두 사실일 경우 남양유업 역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남양유업은 이미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로 경쟁사 비방, 과대광고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바닥을 쳤다. 최근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효과가 있다는 ‘셀프 발표’ 논란도 남양유업의 도덕성에 직격탄을 가했다. 홍 전 회장 측이 회사를 결국 매각까지 하게 된 것 역시 기존 오너일가 대주주 체제로는 사태 수습과 소비자 신뢰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마저 결렬될 경우 남양유업 오너가 한앤컴퍼니를 ‘배신’ 한 것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홍 전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을 당시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직원들을 다시 한번 믿어달라”며 호소했던 것의 진정성마저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 대신 더 비싼 값을 치러줄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 하더라도, 새 인수자는 이 같은 논란을 모두 감내하는 리스크를 끌어안아야 한다.

남양유업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 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말 불가리스 사태가 벌어진 이후 기존 이사진인 홍 전 회장 등 오너일가가 이미 경영에서 손을 뗐고 기존 이광범 대표도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으나 이 역시 한앤컴퍼니와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여기에 현재 인수자인 한앤컴퍼니가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진흙탕 싸움을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홍 전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와 합의를 깨고 다른 원매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한앤컴퍼니가 법원을 통해 제동을 걸 수 있다. 당초 지난달 마무리 됐어야할 매각에 수개월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 공백이 길어지면서 남양유업의 사업과 기업가치에도 타격이 우려된다. 최근 남양유업이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유, 분유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등 경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남양유업 역시 수년째 이어진 도덕성 논란에 타격을 입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9489억원까지 주저 앉았고 771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분유 리베이트 조사를 진행하며 남양유업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 내부에서도 매각 절차 마무리와 함께 강력한 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직원들의 기대감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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