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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금의환향’ 김태오의 세 가지 과제

‘달구벌 금의환향’ 김태오의 세 가지 과제

등록 2018.05.11 06:05

정백현

  기자

상처 받은 조직, 소통으로 치유해야지역 사회 내 신뢰도 회복도 급선무‘답보’ 하이투자증권 인수 해결 관건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진=DGB금융지주 제공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사진=DGB금융지주 제공

김태오 전 하나생명 사장이 금융권 안팎의 예상을 깨고 DGB금융지주의 제3대 회장으로 낙점됐다. 지난 1978년 외환은행 입행 후 금융권 내에서 산전수전을 경험한 인물인 만큼 김태오 내정자에게 거는 금융권 안팎의 기대는 남다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오전 4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인 이경섭 전 은행장과 김태오 전 사장에 대한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임추위는 면접 결과 김 전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초에는 최근까지 은행장으로 근무하며 현장 감각이 살아 있는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이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DGB금융지주 임추위원 중 다수가 김태오 내정자의 모교인 경북고 출신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학연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1954년 경북 칠곡군(왜관)에서 태어난 김태오 차기 회장 내정자는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금융인 생활을 시작했고 1991년 보람은행이 단자회사에서 은행으로 탈바꿈할 당시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보람은행이 하나은행에 인수된 후 하나은행에서 영업추진부장과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가계기획·추진본부와 카드본부 부행장보를 거쳤고 하나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리스크 관리·그룹 시너지 담당 상무와 인사전략·홍보 담당 부사장으로 일했다.

하나은행 복귀 후 영남사업본부장과 고객지원그룹 부행장을 지냈고 2012년에 하나생명 사장이 됐다.

김 내정자 개인에게는 2010년 말 영남사업본부장 자리를 떠난 후 8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고향을 떠나 다양한 경험을 하고 지역의 금융 맹주 자리를 차지했기에 스스로에게도 매우 뜻깊은 귀향이다.

김 내정자의 과거 업무 이력을 보면 DGB금융지주와 접점이 전혀 없다. 직접적인 접점은 없지만 대구·경북 출신인데다 대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에 지역 정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DGB금융지주의 혁신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는 “소통과 화합으로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고 정도 경영으로 고객과 주주, 지역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과 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며 “디지털 금융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신성장 동력 창출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가 차기 회장 내정 포부를 통해 밝힌 것처럼 김 내정자의 앞에는 상당한 과제들이 놓여 있다. 우선 박인규 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고위층의 비리로 상처 받은 조직과 지역 사회 내에서 떨어진 DGB금융지주의 신뢰도를 올리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DGB금융지주는 대구·경북지역의 최대 금융회사임에도 경영진의 비리로 인해 그 위상과 신뢰도가 심하게 훼손됐다. 조직 안정과 위상 회복을 위해서는 DGB금융지주 내부는 물론 지역 사회와 진심 어린 소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 내정자가 그동안 금융권 안에서 소통을 잘 하는 금융인이자 인사 전략 측면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김 내정자가 스스로 소통에 나서겠다고 했던 만큼 얼마나 개방적인 행보로 나설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DGB금융지주의 최대 당면 이슈로 꼽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문제도 김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돼 있지만 CEO 리스크로 인해 인수 문제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김 내정자의 등장으로 CEO 리스크는 단번에 해결됐다고 볼 수 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의지도 여전히 굳건하기에 관련 서류 보완만 마무리된다면 하이투자증권 인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문제는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들을 어떻게 잘 키워내느냐다. DGB금융그룹이 명실상부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구은행에 집중된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혁신해야 한다. 김 내정자도 비은행 분야의 강화를 적극 천명한 바 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과거부터 선박금융 쪽에 특화된 면이 있었다. 김 내정자도 이 점을 알고 있기에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 특화 증권사로 키우고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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