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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신동빈···‘정부조차 외면’ 사드악몽 언제까지

답답한 신동빈···‘정부조차 외면’ 사드악몽 언제까지

등록 2018.02.05 19:18

수정 2018.02.07 08:44

이지영

  기자

사드 해결사 자처한 김동연 부총리 중국 출장길 간담회서 롯데만 제외

중국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드배치로 애로를 겪고 있는 중국 진출 국내 기업 간담회에 롯데그룹을 제외했다. 그래픽=박현정 기자중국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드배치로 애로를 겪고 있는 중국 진출 국내 기업 간담회에 롯데그룹을 제외했다. 그래픽=박현정 기자

한중 해빙분위기가 점점 무르익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중국에 갔다. 사드로 틀어진 양국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중경제장관회의 결과는 나쁘지 않다. 중국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김 부총리는 사드보복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고 중국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드문제가 터지고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소통할 수 없던 이전과 비교하면, 소통 채널을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또 소외된 기업이 있다. 바로 롯데다. 사드의 피해가 가장 크지만 누구하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기업.

김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 전날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대표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간담회 자리를 마렸했다. 중국삼성, 북경현대차, 포스코차이나, 대한항공, CJ그룹, 국민은행 등 12곳 대표들을 초대했다. 하지만 가장 중국과의 소통이 시급한 롯데는 초대받지 못했다. 아직 롯데에 앙금이 남아있는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김 부총리의 방책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김 부총리가 롯데 문제를 모른척 한 것은 아니다. 그는 회의에서 중국 현지서 고충을 겪고 있는 롯데 전방위 문제와 관광, 금융인가 등 국내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중국은 "개선시켜달라"는 김 부총리 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롯데 사드보복 조치 등에 대해선 "당국에서 어떠한 조치도 한 바 앖다"고 모호한 답변을 했다.

원샷으로 문제 해결을 해주지 않는 중국의 특성상 순차적으로 일부 한국기업의 애로사항을 들어주며 해빙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그러나 사드부지 제공에 사업철수의 괘씸죄까지 단단히 찍힌 '롯데'는 아직까지 분위기 전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현재 롯데의 상황은 참담하다. 중국에서 거의 쫓겨나는 상황이다. 아니 중국에서 발을 빼고 싶어도 뺄 수 없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중국정부의 ‘한한령’ 조치로 롯데 호텔과 면세점에 유커들의 발길은 끊긴 지 벌써 일년이나 됐다. 3조원이나 들여 중국판 롯데월드를 만들려는 ‘선양프로젝트’도 공사가 중단된 지 오래다. 112개 롯데슈퍼와 마트는 대다수가 1년째 사드보복 조치로 인한 '영업정지'가 안풀려 문을 닫은 상태다. 손실액만 1조원이 넘는다.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어 롯데는 급기야 현지 112개 점포를 팔려고 내놨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풀리고 있다. 시장을 철수한다는 롯데에 심기가 틀어진 중국 당국이 매각 승인을 내주질 않는다. 112개 매장을 통으로 사겠다는 대상자를 어렵게 찾았지만 중국은 승인을 안내주고, 상대방은 터무니 없는 수준까지 가격을 깎아 계약은 결국 무산됐다. 매각 성사는 언제 이뤄질 지 기약할수 없다. 그 누구도 제값을 주고 사려고 하질 않는다. 장부가에 한참 못미치는 헐값에 처분하거나 중국을 설득해 다시 영업을 재개하거나. 시간이 갈수록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 문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사드부지 제공을 결정했던 신 회장도 어쩔 수 없이 내린 판단이었지만 아무도 도와주질 않으니 정공법 대응으로 나서는 길 뿐이다. 2016년 비리수사로 롯데를 한버탕 휘저어 놓았던 정부는 사드부지로 롯데골프장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롯데에 몰아친 후폭풍에 대해서는 한발짝 뒤로 물러나 바라만 봤다. 국가 안보를 위해 땅을 내놓기로 한 신 회장의 결정이 결국 중국시장을 통째로 내놓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당시 후폭풍을 예상한 신 회장은 “정부에 다른 땅과 교환 말고 그냥 수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는 거절했다. 때문에 중국은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조차 먹혀들지 않았다.

얼마전 롯데 2인자 황각규 부회장이 선양 현장을 찾았다. 하지만 어떠한 성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돌아왔다. 이제 신 회장이 나설 차례다. 신 회장은 평창올림픽이 끝나는대로 고위층 관계자들을 만나러 중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하루 아침에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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