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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과 전경련···밀월과 갈등 사이

[위기의 전경련]정권과 전경련···밀월과 갈등 사이

등록 2016.10.11 08:31

수정 2016.10.11 08:39

강길홍

  기자

출범이후 총 9개정권 거쳐군사정권에는 협조적 모습비리자금 모금창구 오점도문민정부 들어서면서 갈등

전경련 역대 회장. 사진=전경련 홈페이지전경련 역대 회장. 사진=전경련 홈페이지

전경련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 시기에는 정권과 끈끈한 밀월 관계를 보였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총 9개의 정권을 거치는 동안 밀월과 갈등 사이의 ‘밀당’이 이어진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전경련 수장은 1대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2~3대 이정림 대한유화회장, 4~5대 김용완 경방 회장, 6~8대 홍재선 쌍용양회 회장, 9~12대 김용완 경방 회장, 13~17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이다.

서슬 퍼렇던 국사 정권 시절 전경련은 철저하게 정권에 협조적이었다. 부정축재자라는 오명과 처벌을 피하기 위해 결성됐던 만큼 정부의 경제 발전 계획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경제 재건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한 민간외자도입교섭단을 미국과 유럽지역에 파견해 민간 경제 협력에 앞장선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군사정권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시멘트·제철·화학·자동차 등 10개 분야의 기간산업 건설 계획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울산공단과 한국수출산업공단(구로공단) 설립을 건의하는 등 활발한 정책 대안을 제시한 것도 이 시기였다.

박정희 정권 말기에 전경련 수장에 오른 정주영 회장은 전경련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권이 전두환 대통령에게 넘어가면서 전경련 회장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나는 회원들이 뽑아 준 회장이라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다”고 버틴 일화가 유명하다. 이후 정주영 회장은 전두환 정권 시절 내내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이후 전경련은 정권과 상부상조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끌었지만 전두환 대통령의 일해재단 자금을 주도적으로 모금한 사실이 5공 청문회에서 밝혀지면서 오점을 남겼다.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할 당시에는 18대 구자경 LG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노사 분규가 극심한 상황이어서 이후 관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유창순 전 국무총리가 19~20대 회장을 맡았다. 유창순 회장은 자유시장경제의 이념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면서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이어갔다.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전경련 수장에 오른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21~23대 회장을 지냈다. 재벌개혁 의지를 드러낸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전경련은 처음으로 정권과 갈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최종현 회장은 정권을 향해 규제개혁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SK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서자 결국 최종현 회장이 백기를 들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24~25대 전경련 회장을 맡았다. 김우중 회장 재임 시절 전경련은 두 번째 전성기라는 평가를 들었다. 특히 김우중 회장은 김대중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재계 빅딜에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김우중 회장은 대우그룹에 대한 자금동결을 결정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곤 했다.

김우중 회장의 뒤는 26~27대 김각중 회장이 이었다. 김각중 회장은 김용완 회장의 아들로 2대에 걸쳐 전경련 회장을 맡는 최초의 사례가 됐다. 김각중 회장은 정부의 요구에 따라 진행된 과잉 투자 업종의 자률 구조 조정 작업을 큰 마찰 없이 마무리하는 등 정권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시켜 나갔다.

28대 회장인 손길승 SK그룹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전경련 수장에 올랐다. 손길승 회장은 홍재선 회장 이후 처음으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전경련 수장이 됐다. 하지만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터지면서 취임한 뒤 9개월을 채우지 못한 채 중도 하차했다.

이후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29~30대 회장으로 전경련을 이끌었다. 강신호 회장은 재벌 개혁 의지를 드러낸 노무현 정권과 시종일관 대립각을 세우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갈등이 고조된 모습을 보였다. 나름대로 재계의 목소리를 잘 대변했다는 평가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노무현 정권 말기에 31대 전경련 회장에 올랐다. 이후 사돈인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연임 없이 임기를 마무리했다. 조석래 회장의 뒤를 이어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올라 현재 32~34대 회장을 맡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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