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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너 공백 ‘최대 위기’ 올까 노심초사(종합)

[검찰, 신동빈 구속영장 청구]롯데, 오너 공백 ‘최대 위기’ 올까 노심초사(종합)

등록 2016.09.26 14:59

이지영

  기자

신동빈 구속시 경영권 직격탄 가능성불안감 고조된18만 임직원 숨죽이며 지켜볼 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검찰이 신동빈 회장(61)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롯데그룹은 오너 공백을 메울 대안이 시급해졌다. 만약 신 회장 구속으로 ‘옥중경영’ 체제로 전환할 경우 경영권에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롯데와 18만 임직원들은 위기와 불안감으로 노심초사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6일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는 28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신 회장에 대한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검찰은 신 회장이 해외 인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는 등 방식으로 배임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서 파악한 신 회장의 총 횡령·배임 범죄액수는 1000억~2000억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롯데홈쇼핑의 정관계 금품 로비를 지시하거나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도 신 회장의 신병을 결정하기까지 고심이 컸다. 수사 대상자가 누구든 공정한 법 집행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신 회장 구속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살펴야 했기 때문.

수사팀 내부에선 신 회장의 신병처리를 두고 갈등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적으로 범죄혐의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컸지만 법원에서 영장 기각시 불러올 파장에 대한 우려도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등 핵심 현직 경영자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롯데 비리의 중심에 있다고 판단하는 신 회장의 구속영장마저 기각된다면 재계 5위 그룹을 상대로 무리한 수사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신동빈 회장이 구속될 경우 롯데의 경영 정상화는 한 걸음 더 멀어지게 된다. 지난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과 더불어 올해 비자금 수사라는 난관에 부딪치면서 롯데그룹의 사업은 전면적으로 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돼 그룹의 기업 공개가 요원해졌고 롯데면세점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도 가로막혔다.

여기에 막강한 리더십으로 롯데를 강력하게 지휘해온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롯데는 구심점을 잃게 된다. 그룹 2인자인 고(故) 이인원 정책본부 부회장의 자리도 공석이기 때문에 신 회장의 뒤를 이어 롯데를 책임져줄 인물을 찾기도 마땅치 않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지난해 오른 한일 롯데 ‘원톱’ 지위를 내려놔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신 회장을 대표직에서 해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본 롯데는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의 단독대표 등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돌아서고, 한국 롯데는 현 지분 구조상 결국 일본인이 경영하는 일본 롯데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도 있다.

또 그 동안 경영권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우호지분들도 신 회장을 지지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일본 롯데 주요 경영진들이 롯데를 ‘장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동빈 회장뿐만 아니라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 장남 신동주 회장 등이 모두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어 삼부자가 모두 구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씨 오너 일가의 지분이 과반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롯데 최고 경영진 대다수를 일본인이 장악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재계에서 흘러나오는 중이다.

그룹 총수의 공백위기에 롯데그룹 내부도 적잖이 동요하고 있다.

그룹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신 회장이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경우 회사가 성장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인식이 팽배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6월10일 롯데그룹 압수수색 이래 장기간 수사가 이어지면서 사기가 크게 저하된 상황이다.

더욱이 롯데그룹의 수사와 맞물려 내년 신사업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데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진 만큼 ‘오너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신 회장이 구속될 경우 일단락됐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지거나 일본인 전문경영인에게 한·일 롯데의 주도권을 넘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롯데그룹 측에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한 후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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