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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재고 ‘눈덩이’···제도 탓 가격도 못내려 ‘진퇴양난’

우유 재고 ‘눈덩이’···제도 탓 가격도 못내려 ‘진퇴양난’

등록 2015.11.13 08:42

문혜원

  기자

사진=농협 제공사진=농협 제공


우유 재고가 여전히 쌓여있지만 제도 탓에 가격을 내릴 수 없어 ‘진퇴양난’에 빠졌다.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이 맞물려 우유가 남아도는 실정이지만, 생산비와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공식에 따라 원유 가격을 정하는 원유가격연동제에 가로막혀 우유 가격을 내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8월을 기준으로 팔고 남은 원유는 26만7241톤으로 집계 됐다. 10년 전인 2005년 8월만 해도 원유 재고량이 이에 절반도 안 되는 12만9996톤이었지만 재고량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20만톤을 넘었다.

우유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우유 소비 감소와 원유 과잉 생산 등을 지목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구당 우유 월평균 구매액은 2012년 2분기 1만4447원에서 올해 2분기 1만2088원으로 16.3% 줄었고, 같은 기간 월평균 구매량은 5.79kg에서 4.92kg로 15% 감소했다.

◇ 젖소 도축까지···원유 생산 줄이려 안간힘
이에 낙농 조합들은 원유 과잉 생산에 따른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방법으로 자율적인 젖소 도축에 나서기도 했다.

전국 16개 낙농 관련 조합은 농협 축산경제가 지원하는 젖소도태장려금 400억원을 무이자로 받고 향후 3개월 내 국내에서 착유하고 있는 젖소 20만8000마리 중 1.8%인 3800마리를 도축했다.

그 결과 이 기간 원유 생산량은 166만3079톤에서 164만6475톤으로 1%(1만6604톤) 줄었다.

때문에 농식품부는 우유 생산량을 줄이는 작업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낙농진흥회는 원유 부족 시기에 농가의 원유 생산 확대를 독려하려 도입한 수입 보장 정책인 ‘연간총량제’를 이달 1일부터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농가별 우유 생산 할당량(쿼터)이 있어 이 쿼터를 초과해 생산하면 제값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젖소는 계절에 따라 생산하는 우유량이 들쭉날쭉한 점을 고려해 농가에 초과 생산분에 대한 차액을 보상해 주는 제도가 연간총량제다.

◇ 수요·공급 무시한 원유 가격 산정 방식
결국 우유가 남아돌아도 우유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것은 매년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원유 기본 가격이 정해져서다.

즉 시장 상황을 반영해 유업체가 마음대로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예전에는 2∼3년에 한 번씩 낙농가와 유가공업계가 원유가격 협상을 할 때마다 서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극단적인 대립을 벌였다.

우유생산비를 낙농가는 최대한 높게, 업계는 최대한 낮게 산출하다 보니 협상은 항상 파국이었다.

이러한 폐단을 막고자 우유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공식에 따라 원유 가격을 결정토록 한 제도가 원유가격연동제다.

제도 도입 첫해인 2013년에는 원유 기본 가격이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약 13% 올랐다. 지난해는 ℓ당 인상요인 25원이 발생했으나 가격을 동결했다.

올해도 소비자 물가 상승 등으로 ℓ당 15원의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어려운 수급 상황을 고려해 원유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지난 6월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해 올해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1년간 원유 기본가격은 전년과 같은 ℓ당 940원이다.

하지만 우유가 남아도는데도 수요·공급 원리를 무시하고 공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원유가격을 도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무조건 생산비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구조를 일부 개선해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제도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격뿐 아니라 생산도 효율적으로 조정할 방안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만들었다”며 “외국 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원유가격연동제에 개선할 사항이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업체는 발효유·가공유 등 신제품 출시, 제품 할인 등 판촉활동 강화, 커피전문점·제과업체 등으로의 납품량 늘리기 등으로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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