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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이제는 세상 전체가 미로다

[무비게이션]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이제는 세상 전체가 미로다

등록 2015.09.08 16:00

김재범

  기자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이제는 세상 전체가 미로다 기사의 사진

기억이 삭제된 아이들은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 속에 갇혀 있다. 어느 누구도 왜 그곳에 자신들이 갇혀 있는지를 모른다. 그저 살기 위해 버틸 뿐이다. 그리고 간혹 어딘지도 모르는 통로를 통해 새로운 멤버들이 공급된다. 물론 이들도 기억이 삭제됐다. 이들은 그저 살기 위해 버틴다. 하지만 어느 날 미로에 보내진 토마스는 ‘왜’란 단어에 집중했다. 모두들 그저 생존에만 집착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어렴풋한 기억 속 편린을 잡아냈다. 나가야겠다. 그리고 토마스를 중심으로 몇 명의 아이들은 그 거대한 괴물 같은 미로를 빠져 나왔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더욱 거대하고 무섭고 또 괴물 같은 현실이다. 이젠 생존이 문제가 아니다.

2014년 개봉한 1편 ‘메이즈 러너’는 현실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세태의 비현실성과 비인간성, 그리고 집단적 광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작품이었다. 자신들이 왜 기억이 삭제된 채 미로 속에 갇혔고, 기어코 미로를 탈출해 그 해답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도전이 그려진다. 1년만에 선보이는 속편 ‘메이즈러너: 스코치트라이얼’은 탈출 이후 토마스 일행이 겪게 되는 더욱 확장된 모순과 광기의 세계를 보여준다.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이제는 세상 전체가 미로다 기사의 사진

세기말적 분위기의 작품들 속에서 가장 위기에 처한 부류는 대부분 여성이나 혹은 나이가 어린 세대의 몫이다. ‘메이즈러너’ 역시 이 같은 출발과 함께 이 코드가 ‘왜’라는 단어의 힌트로 작용한다.

전편이 위키드란 조직의 거대한 그림자가 발견된 채 막을 내린 뒤 본격적으로 그 조직의 실체에 한 발짝 더 다가선 토마스 일행은 ‘젠슨’이 지휘자로 있는 사막 위 거대한 철제 도시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이곳 역시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보호가 아닌 감금을 연상케 하는 어른들의 관리와 통제는 토마스의 촉각을 건드린다. 특히 그곳 ‘보호소’에서 말없이 늘 홀로 있던 ‘아리스’를 통해 토마스는 자신들이 갇혀 있던 거대 미로 ‘글레이드’를 만든 위키드의 실체가 바로 현재 자신들이 있는 ‘보호소’란 것을 알게 된다. 이후 필사의 탈출을 통해 토마스 일행은 ‘글레이드’의 확장판인 보호소 밖 폐허가 된 도시 ‘스코치’로 향하게 된다.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이제는 세상 전체가 미로다 기사의 사진

글레이드 속에선 괴물 ‘그리버’의 추격에 필사의 질주를 펼쳤다면, ‘스코치’에선 지구를 초토화시킨 바이러스 ‘플레어’에 감염된 좀비 인간 ‘크랭크’의 습격이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인 좀비가 아니다. 민첩함이 그리버의 그것을 능가한다. 또한 수십 혹은 수백이 떼로 달려든다. 토마스 일행은 크랭크, 그리고 젠슨이 주축이 된 ‘위키드 조직’의 추격을 피해 ‘반 위키드’를 외치는 이른바 ‘오른팔 조직’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토마스는 그 과정에서 위키드가 필사적으로 자신들을 쫓는 이유, 그리고 마음을 두고 있던 ‘트리사’의 변화 여기에 ‘위키드’와 자신의 숨겨진 비밀을 하나 둘씩 알게 되면서 내면의 갈등, 그리고 3편으로 이어질 ‘위키드’와의 최종 전쟁에 나설 결심을 세운다.

소년들의 고생담은 1편의 달림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1편에선 쉼없이 달리고 또 달리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 2편에선 추격을 피해 목적지도 모른 채 달아나는 고역, 여기에 ‘반 위키드’ 조직들의 반목과 배신 그리고 음모의 반전을 넘어서는 감정의 굴곡이 몇 번이고 반복된다. 특히 토마스 일행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위키드’의 세력은 ‘메이즈러너’의 세계관 형성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중요한 포인트이자 원동력이다.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이제는 세상 전체가 미로다 기사의 사진

1편이 누군가 만들었지만 왜 만들었는지조차 이유를 알 수 없는 ‘글레이드’와 ‘그리버’의 존재 그리고 탈출의 결과말이었다면, 2편은 ‘글레이드’란 폐쇄성만 깨졌을 뿐 더욱 확장된 폐쇄성의 공포감과 캐릭터들이 느끼는 각각의 상실감이 방점을 찍는다. 그리고 3편에선 이제 토마스와 그의 대척점에 선 ‘위키드’의 실체 그리고 대결이 그려질 예정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스크린에 옮겨진 ‘헝거게임’의 전개,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윌리엄 골딩의 걸작 ‘파리대왕’의 외피를 닮은 듯하다. 하지만 두 작품이 인물 중심의 스토리에 중점을 뒀다면 ‘메이즈러너’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스토리와 보다 확실한 선악구도 속에서 보여 지는 인간의 악마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탄력 넘치는 스토리의 추진력보단 ‘메이즈너러’의 매력은 여러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관계의 형성 속에서 뻗어나가는 아우라에 해당된다.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이제는 세상 전체가 미로다 기사의 사진

영화는 소설가 제임스 대시너 동명 원작을 기반으로 한다. 1편과 2편을 본 관객이라면 3편 ‘메이즈러너: 데스큐어’가 무조건 기다려 질 결과물이다. 1편과 2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한국계 배우 이기홍(극중 캐릭터 ‘민호’)의 역할도 3편에선 보다 커질 단서가 드러난다. 개봉은 오는 17일.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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