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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 최대의 수혜자들, 이유리·성혁·오창석

‘왔다 장보리’ 최대의 수혜자들, 이유리·성혁·오창석

등록 2014.11.03 12:26

수정 2015.04.07 11:57

이이슬

  기자

“막장인지 코믹인지 모르겠다”
“신들의 만찬, 한복집 버전?”
“자극적인 내용 전개가 막장의 향기를 풍긴다”


현재 시청률 4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연출 백호민, 극본 김순옥)의 첫 방송이 나간 후, 인터넷 상에서 보인 반응이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왔다 장보리’는 전국 기준 시청률 37.3%(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자제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극 초반, 시청자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대표 막장 드라마로 손꼽히는 SBS ‘아내의 유혹’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가 극본을 맡았고,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도 출생의 비밀을 시작으로 막장 요소가 담겨 있던 탓에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 것.

‘왔다 장보리’는 친딸과 양딸이라는 신분의 뒤바뀜으로 갈등 상황에 놓인 두 딸과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렸다. 흔한 막장극이 그렇듯 출생의 비밀과, 악녀의 거짓말, 재벌의 등장, 기억 상실 등 막장의 단골 소재가 곳곳에 배치됐다.

순둥순둥하게 생긴 남녀 주연배우 오연서와 김지훈을 통해 뼛속까지 권선징악 구조를 취할 것임을 짐작케 했다. 그리고 주변인들이 있을 뿐. 스토리도 뻔해보였다. 착한 장보리와 악행을 일삼는 연민정의 대립 구도와 악당은 벌을 받고 선당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마무리를 펼치는 뻔한 드라마가 예상됐다.

◆ ‘막장’을 넘어 ‘대세’로···비결은?

‘왔다 장보리’는 막장의 비난을 넘어서 대세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그 비결로 ‘중독성’을 꼽고 싶다. 비록 ‘암 유발 드라마’라 불리며, 고혈압은 시청 금지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리지만, 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왔다 장보리’는 이전 스토리를 모르더라도 한회의 도입에서 갈등이 시작되고 결말은 악당이 벌을 받는다. 이런 단편적인 구조의 반복을 차용하며 한 편의 전래동화 같은 인상을 준다. 전래동화는 다음 이야기가 무척 궁금하지 않은가? 이런 구조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김 작가의 필력을 인기 요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기의 비결에는 장보리 뒤에서 범접할 수 없는 캐릭터로 시청률을 견인하는 진짜 주인공이 존재한다.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구가하며 ‘최대의 수혜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악녀 연민정’ 이유리, ‘국민 모질이’ 오창석, ‘사이다 남’ 성혁이 있다.

▲ 보기만 해도 암 유발···국민 악녀 연민정, 이유리

배우 이유리는 악녀 역할을 잘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유리는 “연민정을 연기할 때는 악녀라고 생각하지 않고,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배역에 임하는 생각을 전한 바 있다. ‘신들린 표독스러움은 그런 독한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거구나’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인 것.

연민정(이유리 분)은 남자 배우들과 몸싸움도 불사하고, 자신의 거짓말을 덮으려 살인을 시도한다. 연민정의 악행은 끝이 없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친모도 버리고, 온갖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연민정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거침없이 비난하면서도 주말 저녁이면 TV 앞에 앉는다. 귀여운 외모에 작은 체구의 이유리지만 전작인 ‘노란복수초’ ‘반짝반짝 빛나는’을 통해 이미 악녀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 “나더러 호구래요···” 오창석

지난 10일 오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오창석이 한 말이다. 오창석은 “이유리 옆에 있으니 괜히 더 호구같아 보인다는 평을 듣고 있다”고 텋어 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본인이 인정하는 이유가 있다. 연민정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고, 계략에 걸려들고, 온갖 거짓말에 속아넘어가는 이재희(오창석 분)를 보고 있노라면, 뒷목이 뻣뻣해진다. 이는 “언제 알게 될까?”에 집중하며 다음회를 챙겨보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바로 지난해 오창석이 주연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연출 김정호 장준호, 극본 임성한) 속의 황마마(오창석 분)과 일부 닮아있었다. 당시 막장 논란에 휩싸인 ‘오로라 공주’는 20.2%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성황리에 종영했다. 오창석은 이 작품으로 오랜 무명을 떨치고 인지도를 높였다. 출연 배우들의 연이은 줄초상으로 본의 아니게 생존 게임으로 전락하는 아쉬운 전개를 보였지만, 결국 오창석은 마지막 회를 3회 남겨놓고 극중 죽음을 맞이했다.

하차설, 불화설 등에 휩싸인 오창석은 차기작으로 과감하게 ‘왔다 장보리’를 집어 들었다. “또 막장이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오창석은 극에서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발하며 ‘어머님들의 엑소(EXO)’ 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장년층에서 독보적인 사랑을 받으며 오창석이라는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 ‘왔다 장보리’ 최대의 수혜자, 성혁

뭐니뭐니해도 ‘왔다 장보리’의 최대의 수혜자는 연민정의 첫사랑이자 비단의 아빠 문지상 역을 맡은 배우 성혁이다. 극 초반, 문지상은 주요 배역이 아니었다. 하지만 연민정이 아무리 독한 짓을 저질러도 그의 비밀을 틀어쥔 채 시원시원한 복수를 이어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딸을 향한 아빠로서 진한 부성애로 안방극장을 적셨다. 연민정의 밑도 끝도 없는 악행의 끝에는 항상 문지상이 있었다. 문지상은 연민정을 시원하게 제압하며 ‘탄산남’ ‘사이다남’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얻었다.

성혁의 필모그라피는 ‘왔다 장보리’ 전과 후로 나뉠 듯 하다. 2005년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로 데뷔, ‘결혼해주세요’ 등에 출연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후 군에 입대한 성혁은 제대 후 ‘백년의 신부’ ‘왔다 장보리’에 출연해 ‘성혁’ 이름 두 글자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성혁은 KBS1 새 일일드라마 ‘사랑인가 봅니다’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며 이후의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종영을 코앞에 둔 ‘왔다 장보리’는 악녀 연민정(이유리 분)이 응분의 댓가를 치르는 일만 남은 상황. 비록 뻔한 결말을 앞두고 있을지라도 그동안 연민정에 대한 시청자의 울분(?)을 얼마나 속 시원하게 날려주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지 앞으로의 이야기가 주목된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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