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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군도’ 속 조윤에 대한 사연, 있었다 하지만···”

[인터뷰] 강동원 “‘군도’ 속 조윤에 대한 사연, 있었다 하지만···”

등록 2014.08.04 08:00

수정 2014.08.04 08:04

김재범

  기자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와 강동원이다. 그러니깐 강동원이지. 정말 강동원이네. 진짜 강동원 답다. 단언컨대 이 앞선 네 문장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본 관객 대부분의 입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아니 지금도 ‘군도’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입에서도 나올 문장들이다. 동의 못하겠다고.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강동원은 하나의 움직이는 브랜드란 정의에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니 달면 안 된다. 올 여름 극장가 한국형 블록버스터 대전의 첫 주자인 ‘군도’가 흥행 시장을 ‘맹폭’하는 원동력 자체가 강동원이라는 것에 도대체 그 어떤 이견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4년만의 스크린 복귀란 희소성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윤종빈-하정우란 걸출한 영화적 콤비의 파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강동원의 힘’이 진짜라는 것에는 어느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라 확신한다.

현재 ‘군도’는 지난 달 23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500만을 바라보고 있다. 충무로 흥행 불패 ‘블루칩’ 하정우의 첫 사극 도전, 여기에 ‘흥행 파워’ 윤종빈 감독의 첫 대작이란 점에서 영화팬들의 시선은 집중됐다. 하지만 곧 이들의 눈을 더욱 크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진다. 강동원이 합류했다. 그것도 악역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서슬퍼런 인물 ‘조윤’으로 낙점됐다. 사실 윤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강동원을 ‘조윤’으로 생각하고 내용에 접근했단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감독님이 절 생각하고 쓰셨다는 말은 들었는데 뭐 저만 생각했겠어요(웃음). 그보단 왜 악역이냐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악역은 ‘초능력자’ ‘그놈 목소리’때도 해봤어요. 낯선 느낌은 아니었죠. 그런데 주변에서 컴백은 어떤 작품이냐고 정말 많이 물으시더라구요. 곰곰이 생각해 봤죠. 액션, 드라마, 코미디, 착한 역, 평범한 역 등등 아무도 별다른 코멘트를 안 주셔서 정말 악역? 이 느낌이었어요. 그때 ‘군도’를 받았고, 그냥 너무 재미있었어요. 안할 이유를 못 찾았죠.”

하지만 그 코멘트는 윤 감독이 몸으로 보여줬다. 윤 감독은 전작 ‘범죄와의 전쟁’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동원에 대한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실제 ‘군도’의 시나리오도 강동원의 극중 역할 ‘조윤’이 완성되면서 일사천리로 풀어졌다. 윤 감독의 ‘페르소나’ 하정우가 민망할 정도로 강동원에 대한 사랑이 지극정성이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에이, 그 정도는 아니에요(웃음). 그냥 감독님께서 저랑 같이 한 번 해보고 싶다 정도? 감독님들은 배우 각각이 가진 어떤 이미지를 준비하는 작품에서 필요로 하는 시기가 있으세요. 윤 감독님이 군도를 준비하시면서 제 모습에서 조윤을 찾고 싶으셨던 정도랄까. 뭐 시나리오나 화면에서 임팩트가 좀 있었지만 사랑을 받았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리 분량도 많은 편은 아니었구요.”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강동원의 악역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초능력자’ ‘그놈 목소리’에서도 악역을 맡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앞선 두 작품이 수동적 악역이라면 이번은 능동적이랄까. 강동원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 점이 가장 달랐고, 그래서 마음에 들었단다. 어쩔 수 없는 악역이었고,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갔다고.

“우선 서자 출신이잖아요. 사랑을 받던 인물이지만 끝내 아버지에게 버림 받은 트라우마. 결국 그 뺏긴 사랑을 찾기 위해 남의 것을 뺏어야만 자신이 살아 남을 수 있는 존재란 걸 알게 되죠. 대사에도 나와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목숨을 바쳐 본 자가 있느냐’라고. 그러면 기꺼이 그의 칼을 받겠다고.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사실 조윤에 대한 감정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전부 공감이 됐어요. 전부 이해가 되더라구요,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들에 대한 감정, 솔직히 제가 그랬거든요(웃음). 그렇다고 제가 저희 아버지의 서자이거나 사이가 안좋지는 않아요. 너무 좋죠(웃음). 그냥 경상도 남자들의 특징이랄까. 살면서 아버지에게 칭찬 받은 게 딱 한 번이었나 그래요. 어릴 적 제가 집에 무언가를 고친 적이 있는데 그걸 칭찬해 주시더라구요. 그냥 무뚝뚝한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 그 정도에요. 그런데 그게 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감정의 단계가 지금까지 강동원이 연기했던 어떤 작품보다도 크다. 여기에 더불어 액션의 강도 역시 가장 쎄다. 좀 더 정확하게는 액션의 빠름과 힘 그리고 리얼함이 가장 살아있다.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전작 ‘형사’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구석이 많이 드러난다. 우선 같은 장르인 ‘형사’와 비교를 해봤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형사’때는 칼이 ‘검’이었죠. 보통 날이 일자로 곧게 뻗어있는게 검이에요. 그리고 휘어진 게 ‘도’죠. 이번이 ‘도’였는데, ‘도’는 무언가를 베고 자르는 데 액션의 포인트가 있더라구요. 한 네 달 정도 연습한 거 같아요. 처음에는 목검으로 수시로 연습했죠. 그 목검을 좀 다루게 됐더니 진짜 검으로 바꿨구요. ‘형사’때는 검을 들고 하는 ‘춤’이었다면, 이번 ‘군도’는 진짜 ‘도’의 액션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내리치고 베는 액션의 ‘도’처럼 영화 ‘군도’ 속 강동원이 연기한 ‘조윤’은 진정한 악역이란 면에선 다소 거리감이 있다. 그럼에도 서늘한 기운이 날선 ‘도’의 느낌과 맞닿아 있었다. 수백만의 관객이 ‘군도’를 보면서 열광했지만 ‘조윤’의 히스토리에 대한 의문점도 주저없이 제기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보면 된다. 너무 완벽한 외모 하지만 너무도 베일 속에 가려진 사연에 주목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사실 편집에서 잘려나간 부분도 좀 있어요. 조윤이 그렇게 무자비하게 백성들을 탄압하고 힘만 쫓는 이유를 부연 설명하는 장면이 있었죠. 무관으로 임용되고 동기들과의 대결에서 조윤이 이기는 데 전 서자잖아요. 적자로 태어난 다른 동기들이 시기를 해서 절 곤죽이 되도록 집단으로 몰매를 주는 장면이 있었죠. 그리고 제가 울면서 무관을 때려치우고 나오는 장면이에요. 좀 아쉬워요. 그 장면이 있었다면 ‘조윤’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쉬울 법했는데.”

‘군도’는 강동원과 현재 충무로 최고 흥행 파워를 자랑하는 하정우와의 대결이 가장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진짜 관심은 감독 파워의 신흥 주자로 떠오른 윤종빈 감독의 ‘강동원 앓이’였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윤 감독은 강동원을 무조건 ‘조윤’으로 생각하고 영화를 준비했다. 제작사 ‘(주) 월광’고 윤 감독이 ‘군도’를 만들기 위해 세운 회사다. 강동원은 윤 감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연신 웃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윤 감독님 되게 멋진 분이시잖아요. 그런데 이번 작품에선 그렇게 리얼리티를 중시하게 생각은 안하시더라구요(웃음). 제가 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다시 한 번 갈까요’ 이러면 ‘그냥 됐어요. 조윤은 멋지면 되요’라고만 하세요(웃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멋’만 강조하세요. 하하하.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본 뒤 조금은 그 말의 뜻을 알것 같기도 했죠. 현장에서 감독님과 참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해요. 혹시 ‘조윤’이 감독님이가 하고. 물론 여쭤보지도 않았고, 대답도 안해주실거에요(웃음)”

다음 작품은 선천성 조로증 아들을 둔 철없는 부모역할이다. 부모의 사랑에 대한 갈망을 요구하던 강동원이 이제는 죽음에 놓인 아들을 지키고픈 부모가 된다. 강동원은 “‘군도’나 다음 작품인 ‘두근두근 내 인생’을 찍으면서 정말 즐거웠다. 이런 즐거움을 모르고 4년을 살았다는 게 참 나 스스로가 대단한 것 같다”며 웃는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천상 배우란 말이 있다. 하지만 강동원에겐 그렇게 말하고 싶지가 않다. 악역을 해도 멋진 건달로 나와도 신비스런 자객으로 나와도, 초능력자 혹은 도술을 부리는 도사로 나와도, 강동원은 ‘천상’ 강동원이다. 극장에서 ‘군도’를 보면서 분명히 그러지 않았나. “와 강동원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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