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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강덕수의 퇴진··· 13년만에 구속으로 마침표

‘샐러리맨 신화’ 강덕수의 퇴진··· 13년만에 구속으로 마침표

등록 2014.04.16 16:46

최원영

  기자

평사원에서 재계 13위 그룹 회장까지 성공신화 막 내려

강덕수 前 STX 회장.강덕수 前 STX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총 3600억원대 횡령 및 배임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STX그룹 주력 계열사인 STX조선해양도 이날 상장 폐지돼 강 전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는 사실상 13년만에 막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5일 새벽 관련 혐의에 대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강 전 회장을 구속수감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STX건설이 주택시장 침체로 위기를 겪자 STX그룹 계열사들에 STX건설의 기업어음 약 1800억원어치를 사들이게 했다. 이후 STX건설은 약 95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고 CP를 산 STX에너지는 600억원, STX중공업은 14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STX유상증자 당시 자금 조달능력이 없자 서류상 회사를 설립해 300억원을 빌려 유상증자에 참여, 자신이 최대주주였던 포스텍 자금 240억원을 횡령해 대출금을 갚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강 전 회장은 STX건설이 2010년 1월 공사 대금 마련을 위해 군인공제회에서 1000억원을 대출 받은 뒤 STX중공업을 연대보증인으로 끌어들여 손해를 입히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임액은 총 3100억원대, 횡령액은 540억원대다. 강 전 회장은 구치소로 이송되면서 심경을 묻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말했다.

◇막 내린 샐러리맨 신화 = 고졸 출신 강 전 회장은 1973년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야간대학 졸업이라는 한계를 딛고 초년때부터 기획력이 뛰어나고 추진력이 탁월해 회사의 신임을 얻었다.

직장생활 20년 후인 1993년 쌍용중공업 이사로 선임됐고 28년만인 2001년 자신이 CFO로 있던 쌍용중공업을 전재산 20억원을 투자해 펀드를 끌어들이며 회사를 스스로 인수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생사가 불투명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쌍용중공업은 이후 재계 13위까지 몸집을 키우게 되는 STX그룹의 시작이었다.

50대 나이에 새로운 모험을 감행한 강 전 회장은 범양상선(현 STX팬오션)과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 등을 잇따라 사들이며 그룹의 외형을 키워 ‘인수합병의 귀재’라는 찬사 속에 주요 계열사 12개를 가진 재계순위 13위의 대그룹으로 만들었다.

설립 첫해인 2001년 5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그룹의 매출은 불과 10여년만인 지난 2012년 18조8300억원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그러면서 강 전 회장은 중국 다롄에 STX조선해양 생산기지를 준공하고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사인 아커야즈를 인수해 사명을 STX유럽으로 변경하는 등 세계진출을 위한 발판까지 마련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했다.

오너2세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었지만 말단 회사원에서 시작해 세계를 호령하는 그룹 회장으로 까지의 여정은 샐러리맨 신화 그 자체였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STX그룹도 경기침체로 인한 자금사정 악화, 조선·해운업의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심각한 유동성 악화를 겪으며 그룹 해체에 이르게 됐다.

강 전 회장은 이번 횡령, 배임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13년간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성공신화에 씁쓸한 마침표를 찍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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