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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보다 어려운···新학기 대학가 전세 찾기

‘수능’보다 어려운···新학기 대학가 전세 찾기

등록 2014.01.27 15:58

성동규

  기자

저금리에 ‘신촌하숙’ 사라지고 월세로 전환높은 월세전환률, 주거비 폭등으로 이어져

지난 25일 찾은 신촌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월세시세표만 붙어있다. 사진=성동규 sdk@지난 25일 찾은 신촌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월세시세표만 붙어있다. 사진=성동규 sdk@


#서울 서대문구 E대학교에 지난해 수시로 합격한 김희영(20, 가명)씨는 오는 3월 첫 개강에 앞서 설레는 겨울 방학을 보내고 있어야 하지만 전셋집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경기 평택시가 집이라는 김 씨는 최근 학교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둘러봤지만 허탕만 치고 돌아가 이번이 두 번째 전셋집 구하기 원정에 나섰다고 말했다.

#새내기 딸과 함께 집을 보러 경기 파주에서 왔다는 권순목(49, 가명)씨는 “처음으로 딸을 때어놓으려고 하니 마음이 편치않아 비싸더라도 좋은 집을 구해주고 싶다”면서도 “월세를 알아보니 관리비 등을 합하면 매달 50~60만원이 들어가는데 사실상 너무 부담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학가에는 전세를 찾지 못한 새내기들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오는 ‘신촌하숙’과 같이 대학가에는 하숙집 형태 전세 원룸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저금리 기조의 여파로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조건에 맞는 방을 찾기가 어렵다.

지난 25일 찾은 서대문구 신촌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벽면에는 월세매물이 가득했고 전세매물은 찾는 건 수능시험 만큼이나 어려워 보였다. 특히 이번 주를 시작으로 내달 초까지 정시 합격자 발표가 예정돼 전세 구하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연세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취급하는 100건 넘는 매물 중 전세는 10건 정도”라며 “원룸 중 10% 남짓이 전세 물량이지만 그나마도 채무관계 등 문제가 없는 물건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급하게 목돈이 필요하지 않은 집주인이라면 월세를 더 선호한다”며 “대다수 집주인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임대업을 하다 보니 월세를 받아 이자를 내고 만약에 대비해 매달 현금을 확보한다”고 덧붙였다.

32년 전만 해도 신촌역 인근 전용면적 20m² 오피스텔을 전세 7000만원 선에 계약할 수 있었지만 요즘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60만∼70만원의 월세(전세 환산 7000만∼8000만원)로만 나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용 16.5∼20m² 규모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이 평균치로 여기에 편의시설과 학교와의 거리 등에 따라 10만∼20만원 정도 웃돈이 붙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세 실종한 새학기 대학가 높은 월세전환율 탓 크다=금리대비 높은 월세전환율에 집주인들은 매료됐다. 대학가는 수요가 꾸준해 부동산 경기와 상관없이 인근 지역보다 임대료가 비싼 편인데다 안정화 추세라고는 하지만 월세전환율이 높아 여전히 대학생들에게 부담이 크다.

현행 주택임대타보호법과 동법시행령상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때 연간 임차료는 전환되는 보증금의 14% 이하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8000만원으로 임대한 주택을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로 전환하면 월 임차료는 약 46만원(4000만원X0.14÷12)이하로 책정할 수 있다. 관리비와 각종 세금 등을 포함하면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은 한층 가중된다.

실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지난해 8월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재학생 중인 학생 833명을 실태 조사한 결과 평균 주거비는 전체 소비지출에 35.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법무부는 이르면 오는 7월쯤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형태를 전환할 때 해당 월세의 상한선을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시행령 조항을 개정할 예정이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매년 새학기마다 방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는 대학생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시행령 조항개정시기를 앞당기고 문제해결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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