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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새(new)정치인가 새(gap)정치인가

[포커스]안철수, 새(new)정치인가 새(gap)정치인가

등록 2013.07.04 06:00

수정 2013.07.05 09:27

이창희

  기자

안철수, 새(new)정치인가 새(gap)정치인가 기사의 사진



◇안철수 의중은 ‘오리무중’?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을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창립하며 정치 세력화에 나섰다. 당시 안철수 의원은 ‘내일’ 이사장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소장에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발탁했다.

최 이사장은 ‘내일’의 창립을 앞두고 “민주당보다는 분명히 진보적인 스탠스를 갖는 정당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가 첫 발을 뗀 시점에서 핵심 측근의 이 같은 한 마디는 금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권 일각에서 최 이사장이 사실상 ‘안철수 신당’의 지향점을 밝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 특히 그동안 안 의원이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던 점을 감안하면 최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 의원 측은 신당이 해결해야 할 의제에 노동분야 등도 있겠지만 이를 진보정당으로 해석한 정치권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동시에 안 의원이 직접 최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과 사회가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근로여건이 악화되는 것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지경에 이른지 오래”라며 “이 문제가 중요한 정치의제가 돼야 한다는 것은 최 교수님의 원래 소신이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정당의 지향점이 한 쪽에 쏠리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내부적 갈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해프닝을 두고 그동안 ‘새 정치’를 표방해온 안 의원의 조심스런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 이사장 발언 사건은 안 의원의 정치적 지향성이 모호한 탓에 빚어진 혼선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권 불신 기류 편승의 한계
안 의원은 실제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낡은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했고, 이후에도 같은 기조를 천명해왔다. 하지만 안 의원은 기존 정당들의 구태와 악습을 강력히 비판할 자격을 얻었지만 분명한 자기 노선을 보이지 않고 틈새만 공략한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정치권의 각종 현안에 대해 대립과 갈등 요소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해온 안 의원은 자신의 의도 여부를 떠나 반사 이익을 얻은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이 나타내는 정치 불신 기류의 최대 수혜자인 셈이다.

안 의원은 지난 4월 국회에 입성한 이후 주요 현안에 대해 곧바로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은 적이 많지 않다. 일단 상황을 주시한 뒤 판세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는 방식을 주로 사용해왔다. 지난 6월 한 달 내내 여야가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여부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동안 침묵하던 안 의원은 임시국회 회기를 하루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놓고 현안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폈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과 정리해고 요건 강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제정안, 영유아보육법, 남양유업방지법 등 각종 민생 법안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정치적 대립과 할 일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NLL은 지금도 굳건하고 그에 문제제기하는 정치세력도 없지 않나”라며 “오히려 지난 대선 새누리당 캠프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 어떻게 대화록을 사전에 입수할 수 있었는지가 더 궁금하다”고 밝혔다.

◇“듣기 좋은 얘기만···억지 차별화” 여야 역공 직면
하지만 국회가 공전하는 데 대한 비판은 여야의 줄다리기가 팽팽했던 6월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고 NLL 논란 역시 발췌록과 원본의 내용 차이가 알려지면서 새누리당이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안 의원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상당히 늦은 타이밍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여러 가지 정치개혁 방안 중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부각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5월 안 의원이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한 것과 민주당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추진 법안에 동의를 나타냈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결국 국민들이 듣기 좋은 얘기만 하는 것 아니냐”며 “자기 자신은 몸을 숨긴 채 남을 탓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야권의 한 초선의원도 “진보적인 성향에서 같은 부분이 있으면 확실히 표현을 해줘야 하는데 안 의원이 자꾸 억지로 차별화를 하려 애쓰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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