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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닻 올린 K조선

올해만 벌써 8조...저가 수주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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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수주낭보, 총 65억달러어치 달성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위주 선별 수주
조선3사, 1월 평균 2억불···제값받기 실현
10년 불황 생존 위해 출혈 경쟁, 이젠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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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국내 조선업이 수주 훈풍에 완연한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이 달 10일 기준 총 46척을 수주했고, 수주금액만 65억달러(한화 7조8000억원)에 이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돈 되는 것만 계약한 '선별수주'다. 한때 중국 조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가 수주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34척, 37억달러 어치를 수주했다. 세부적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 9척, LNG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13척 등이다. 올해 수주 목표치는 174억4000만달러인데, 21.2%를 약 한 달만에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이날까지 총 12척/기, 3조200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이중 LNG운반선이 5척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연간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목표치 77억달러와 비교할 때 달성률은 35%다.

조선업이 본격적인 호황 싸이클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국내 조선 3사는 선박 수주물량이 몰리면서 목표치를 초과달성했다. 또 2~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하며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했다.

글로벌 1위 조선업체인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합병(M&A)해 '글로벌 메가 조선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 배경에는 2010년부터 10여년간 이어져 온 침체기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하면서, 국내 업체들간 과당경쟁과 저가수주 문제는 더욱 극심해졌다. 특히 저가 수주에 더해 대금결제 조건으로도 무리한 경쟁이 펼쳐졌다.

과거 조선사는 선박대금을 3년간 5번씩 나눠받았다. 하지만 갑(甲)이 된 선주들은 초반에 건조대금의 20~30%만 지불하고, 건조가 완성된 뒤에야 나머지 대금을 지불했다. 이 같은 '헤비테일' 방식이 주류가 됐고, 조선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건조가 끝나기까지 유동성 문제를 겪는 것도 당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합병으로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을 막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을 이유로 각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됐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월 심사를 시작한지 약 2년 만에 최종 불허를 발표했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EU는 LNG선 독과점을 이유로 들었고, 결국 두 조선사 합병을 무산시켰다.

한국조선해양은 M&A 불발 여파가 크지 않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3개의 조선 자회사를 거느리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독자적인 생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또 인수자금으로 쓰려던 1조5000억원 이상의 여유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97.3%로 나타났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은 오랜 고객인 그리스 최대 해운사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발주를 거의 독점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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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제값받기'에 나섰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이나 이중연료추진엔진 선박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월 전세계 선박 발주는 30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47만CGT을 수주해 시장 점유율 48%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138만CGT, 점유율 45%로 뒤를 이었다.

국내 조선3사는 전체 발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LNG운반선 등을 상당 부분 차지했지만, 전체 물량 대비로는 중국에 밀렸다. 이는 국내 업체들의 고가 위주 선별수주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셋째주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10척의 대형LNG선 중 후동중화조선이 6척, 한국업체들이 4척을 따냈다. 같은 선종이지만 후동중화가 수주한 선박 가격은 1척당 1억9600만달러 선이고, 국내 업체들은 척당 2억1200만달러다. 클락슨 평균가가 2억1000만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값받기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무산된 만큼, 국내 조선3사가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거론한 것이 선수금환증보증(RG) 발급 제한이다.

RG는 조선사가 계약대로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선주가 기지급한 선수금을 보증하는 제도로, RG 발급이 없으면 선박 건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올해 업황이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저가수주도 멈춘 만큼, 당장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노후 선박을 LNG운반선 등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LNG운반선 선가도 지난해 대비 5% 넘게 상승했다"며 "IMO가 내년부터 4년간 매년 2%씩 약 3만척의 선박이 배출하는 탄소를 저감한다는 규제 방안을 내놓은 만큼, LNG운반선 수주 랠리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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