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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자회사 합치는 대형건설···왜

계열사·자회사 합치는 대형건설···왜

등록 2020.04.03 15:37

수정 2020.04.04 06:02

김성배

  기자

부동산 경기 위축 등 불황 장기화 대응규모의 경제+신사업+경영효율 등 노려자회사 묶는 대우는 소규모 사업 강화계열사 합병하는 대림은 경쟁력 확대그룹은 지배구조+승계+실탄 등 고려

지난 19일 푸르지오서비스 본사에서 열린 ‘합병계약서 체결 서명식’에서 (왼쪽부터) 대우에스티 지홍근대표, 푸르지오서비스 윤우규대표, 대우파워 장복수대표가 합병계약서를 들고 있다.지난 19일 푸르지오서비스 본사에서 열린 ‘합병계약서 체결 서명식’에서 (왼쪽부터) 대우에스티 지홍근대표, 푸르지오서비스 윤우규대표, 대우파워 장복수대표가 합병계약서를 들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그룹사 포함)들이 보유 계열사·자회사들의 합병·통합에 열을 올리면서 업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동산 경기 위축과 코로너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불황을 돌파하며 미래 먹거리까지 선점해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디벨로퍼(부동산개발)로서 역량 강화 부터 스마트 건설·부동산 임대·개발업까지 감안해 사업 재편까지 나서는가 하면 합병 법인회사의 사세 확장에 따라 IPO(기업공개) 예정까지 공개하는 등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일부 CEO(최고경영책임자) 교체는 물론 임직원 재배치 조직 구조조정 등 경영 효율화와 함께 조직 슬림화를 꾀하려는 군살빼기용이란 시각도 공존한다.

자회사 3사를 통합하는 대우건설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자신들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가로주택 등 소규모 정비사업과 리모델링사업 같은 중소형 규모의 부동산개발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우에스티 푸르지오서비스 대우파워 등 자회사 3개사를 합병하기로 했다.

강구조물 공사업을 영위하는 대우에스티가 하자보수업을 담당하는 푸르지오서비스와 서비스업을 진행하는 대우파워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합병 후 법인명은 ‘대우에스티’로 정했다.

부동산개발·MRO(소규모자재 구매대행)·스마트홈 등 신사업도 추진한다.

합병절차는 6월1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통합법인 대우에스티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2450억 원, 2025년까지는 매출 6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향후 회사의 성장세에 따라 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건설계열사인 삼호와 고려개발을 합병하기로 했다. 오는 7월1일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림건설’로 재탄생한다.

삼호의 지난해 매출액과 자산은 각각 1조2799억원, 8517억원이다. 고려개발은 각각 6849억원 6139억원으로 양 사를 합병하면 매출 1조9649억원, 자산 1조4651억원으로 2020년 시공능력평가 16위 수준으로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삼호는 시공능력평가순위 30위로 주택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고 고려개발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54위로 토목에 특화돼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너지가 발생하고 확장된 외형을 기반으로 수도권 정비사업, 데이터센터, 대형 SOC사업,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 등 신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2025년 영업이익 10위권 진입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림 측은 “외형확대, 사업시너지 창출, 경영효율성 제고, 그룹 브랜드파워 활용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기 위한 것이다. 특히 계열사간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업무 중복 등을 피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 대림 그룹 차원의 사업 재편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대림산업은 신설 법인인 대림건설을 통해 주력사업인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최근 전사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석유화학사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일부 그룹 계열 대형건설들의 합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정몽구(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부자 등 총수 일가가 지분을 가진 사실상 유일한 건설사가 현대엔지니어링인데 이 회사를 현대건설과 합병하거나 직상장할 여지가 있다.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4.65%로 정 수석부회장(11.72%) 지분까지 합할 경우 두 부자의 현대엔지니어링 총 지분율은 16.37%다.

두 부자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이나 IPO는 그룹 승계나 지배구조 재편 등에서 중요한 자금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엔지니어링만 따로 떼어낸 IPO가능성도 있다. 다만 만약 반대로 현대건설과의 합병이 추진된다면 양측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 건설사들도 사업 부문별 합병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그룹은 비전자계열로 건설사(EPC사업)로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중공업 등을 보유 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주력인 전자사업에 방점을 찍으면서 비핵심 계열사인 건설계열사의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삼성물산 조직개편도 지속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월 건축사업부 내 본부로 자리하던 삼성전자 공장 프로젝트에 특화된 하이테크팀을 사업부로 키우는 한편 건축사업부와 토목사업부를 합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민간 건설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산업에도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갈수록 수주 경쟁도 치열해지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곳이 유리한 경우가 많아졌다. 여러 계열사를 통합해 업무 중복을 줄이거나 집약함으로써 새로운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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