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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조직 혁신 실험 중’

은행은 ‘조직 혁신 실험 중’

등록 2019.07.05 08:01

정백현

  기자

주요 금융지주, 매트릭스 형태 조직 정착유기적 협업 통해 이익 창구 다변화 추진은행들은 본부-현장간 인력 교류 폭 넓혀

사진 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뉴스웨이DB사진 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뉴스웨이DB

국내 은행권이 조직에 대한 실험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나섰다. 매트릭스 형태의 조직 운영은 은행권의 대세가 됐고 현장과 본부의 인력 교환을 통한 분위기 일신에도 적극적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가 일제히 본사 조직을 매트릭스 형태로 재편해 각 계열사 간 협업이 용이하도록 조직 관리에 나서고 있다.

‘매트릭스’는 그물처럼 체계적으로 엮인 네트워크를 이르는 영어 단어다. 쉽게 말해 자회사 형태로 분리된 업무 구조를 큰 그룹의 테두리 안에서 사업 성격에 따라 협업이 가능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 효율적인 협력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한 조직 운영 방식이다.

국내 금융권 내 매트릭스 조직 등장의 유래는 10여년 정도 된다. 지난 2008년 하나금융지주가 김승유 회장 재임 당시 각 사업부문을 비즈니스유닛(BU) 형태로 나눈 것이 사실상의 시초다. 이 당시 개인금융BU장을 맡으며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바로 김정태 회장이었다.

매트릭스 조직의 원조였던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중심으로 각 사업부문을 관리했다가 현재는 퇴직연금 부문에 대해서만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과거 BU 형태의 매트릭스 조직 복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은행권에서 가장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는 매트릭스 조직은 신한금융지주에 있다. 조용병 회장이 주도한 매트릭스 조직으로의 혁신은 다각적인 협업을 통해 굵직한 성과를 내면서 금융권 조직 혁신의 계기를 제공했다.

KB금융지주도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자산관리 등의 분야에 매트릭스 체제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우리금융지주도 자산관리, 글로벌, CIB, 디지털 등 4대 핵심 성장 동력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사업총괄제’를 시행하면서 매트릭스 조직의 트렌드에 동참했다.

은행권이 이처럼 너도나도 매트릭스 구조로 본부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주사 내 임직원들의 자회사 겸직 규제가 완화된 만큼 업권을 초월한 협업이 가능해진 점을 적극 활용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유기적 교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즉 과거처럼 금융지주의 각 자회사가 독립적으로 이익을 따로 내서 합하기보다 다양한 업종의 계열사가 한몸처럼 움직이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장기적으로 생존과 발전에 유리하다는 점이 매트릭스 조직 확대의 배경이 된 셈이다.

본부 내 조직을 매트릭스 형태로 혁신하는 것 외에도 조직 안팎의 실험은 계속 되고 있다. 가장 뚜렷한 사례가 본부 직원과 현장 직원의 자리 맞바꾸기다. 본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직원을 현장으로 보내고 현장에 있던 일부 직원을 본부로 다시 불러들이는 형태다.

물론 은행권에서 본부와 현장의 인력 교류는 빈번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 일신과 근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는 것이 돋보인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4일 하반기 인사를 단행하며 부서장 40여명의 보직을 이동시켰는데 이 중 상당수는 본부에서 일하다 각 지역의 영업점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현장의 인력 부족 고충을 적극 반영하고 본점에서 쌓은 경험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이 기대 효과다.

다른 은행들도 앞으로 이어질 인사를 통해 본부와 현장 간의 인력 교환으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거점 점포 중심의 현장 영업력 강화를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종래의 영업 환경으로는 은행 경영진이 세운 목표의 조기 달성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조직 운영 시도를 통해 묘안을 찾고 있다”며 “매트릭스 형태 조직이나 본부-현장 간 인력 교류는 앞으로도 은행권 조직 운영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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