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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중국 운수권 두고 ‘눈치게임’...모 아니면 도

국토부, 2일 신규 운수권 배분 심사
신청 횟수 제한…인기노선 쏠림 전망
중국시장 리스크 신설노선 취항 어려워

그래픽=강기영 기자

중국행 신규 운수권이 조만간 배분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항공사가 ‘집중 작전’을 펴고 있다. 운수권 신청 제약과 중국 시장 리스크를 고려할 때, 수익성이 보장된 인기 노선 확보에 전력을 쏟는다는 분석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국 추가 운수권 배분을 결정한다. 중국 운수권이 늘어나는 것은 지난 2014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양국 하늘길이 막힌 지 약 5년 만이다.

국토부는 지난 3월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사흘간 한-중 항공회담을 열고 양국 운수권을 주70회 증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회담에서는 12개 주요 노선을 제외하고 유형별로 총 운수권 횟수만 맞추면 되는 방식의 ‘총량제’가 신규 도입됐다.

총량제는 ▲한국 허브공항~중국 허브공항(인천~베이징·상하이) 주 129회 ▲한국 지방공항~중국 허브공항 주 103회 ▲한국 허브공항~중국 지방공항 주 289회 ▲한국 지방공항~중국 지방공항 주 87회 등 4개의 유형으로 나눠 총량을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신규 항공사 진입이 제한되던 ‘독점노선(1노선1사제)’이 폐지되면서 핵심 노선을 제외한 지방노선에서는 2개 항공사가 최대 주14회까지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게 됐다. 기존 70개 중국 노선 가운데 80%에 달하는 56개 노선이 독점 운영됐다.

우리나라 6개, 중국 41개의 지방공항 간에 항공사들이 운수권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기존 구조상 운항이 불가능하던 지방공항의 신설 노선 운영이 가능해 졌다.

이번 심사에서는 주당 174회의 운수권이 배분된다. 우리 정부가 기존에 보유한 운수권(104회)과 새로 획득한 운수권을 더한 것이다. 운수권 신청서 제출은 지난 5일 마감됐는데, 국적항공사 8개사 모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각 항공사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막바지 심사 중이다.

하지만 중국 하늘길이 대폭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보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토부가 운수권 신청 남발을 막기 위해 신청 횟수에 제한을 뒀는데,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보장되거나 승산이 있는 노선으로 몰렸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운수권을 신청할 수 있는 횟수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노선에 베팅한 업체는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각 항공사들은 신청 노선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인천발 베이징·상하이 노선에서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 두 노선은 양국의 허브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운항하고 있다. 평균 탑승률은 80%를 웃돌고, 성수기에는 90%대까지 치솟는다. 부산~상하이, 인천~옌지, 인천~선전 등 수익성이 보장된 노선도 경합이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운수권을 늘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선 운영 경험을 살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며 비용절감 중이다. 신규 노선에 취항하기보다는, 인기 노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저비용항공사(LCC)업계에서는 LCC 최소 1곳 이상이 베이징·상하이 신규 운수권을 받을 것이라 기대한다. 업체마다 중국 노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돈 되는 노선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알짜 노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 열기는 더욱 뜨겁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다수의 중국 노선은 운영하며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에 섰다. 제주항공은 인천발 칭다오, 옌타이 등 10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대구~베이징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인천~베이징 노선을 집중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이스타항공은 청주와 제주발 중국노선 7개를 운항하며 경험을 쌓았다. 최근 악화된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인천발 노선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다.

에어부산은 올해부터 기존 영남권 시장을 벗어나 인천발 국제선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에서 노선을 운영한 경험은 전무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노선에 신청서를 냈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출범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이관받아 일본 소도시 위주로 취항하며 성장해 온 에어서울 역시 중국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중국 소도시 취항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흑자노선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거점 공항을 보유하고 있는 LCC들은 인천발 노선 외에도 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선 신설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항공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운수권이 증가한 만큼,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중국 항공사들의 취항도 자유로워졌다. 중국에서는 포화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타국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데, 저가 공세를 퍼붓고 있다. 중국 항공사들이 값싼 항공권을 대거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리스크는 적고 수요가 많은 노선에 취항하기를 바란다. 중국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비인기 노선에 취항하기 쉽지 않다”면서 “내부적으로 정한 노선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노선 신청을 포기한 업체도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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