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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손호영의 전 애인 Y씨 원룸 가보니···

[르포] 가수 손호영의 전 애인 Y씨 원룸 가보니···

등록 2013.05.23 10:44

수정 2013.05.23 11:39

노규민

  기자

강남 논현동 유흥가 원룸촌 2년 거주··· 주변인들 ‘예쁘고 착한 아가씨’로 기억

가수 손호영의 전 애인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집의 외관.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가수 손호영의 전 애인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집의 외관.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


그룹 god출신 가수 손호영과 교제했던 Y씨가 자살한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팬들을 충격에 빠트린 점은 Y씨의 유서다. Y씨가 숨진 채 발견 차량 안에 있던 것으로 드러난 이 유서에는 ‘빚이 있었다’는 점과 함께 ‘손호영에게 서운하다’는 등의 감정이 담겨 있었다.

<뉴스웨이>는 유서에 ‘손호영’의 이름과 그에게 ‘서운했다’는 고인의 감정에 주목했다. 과연 두 사람은 어떤 사이였을까.

현재 사건 발생 뒤 손호영과 Y씨 사이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긴 증권가 정보지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손호영은 엄청난 충격에 외부와의 모든 연락을 끊은 상태다. Y씨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뉴스웨이>는 수소문 끝에 Y씨의 주소지를 알아내 현장을 찾았다.

주소지는 강남구 논현동의 한 유흥가 근처 원룸촌이었다. 연예인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유명해진 한 대형 주점 근처였다.

가수 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집.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가수 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집.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


유흥가 뒤편으로 들어가자 고시생 또는 ‘싱글족’들에게 어울릴 듯한 원룸형 빌라들이 즐비했다. 주변 부동산에 문의해 숨진 Y씨의 주소지로 돼 있는 건물을 찾을 수 있었다. ‘강남’ 그리고 ‘논현동’ 이란 부촌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은 꽤 낡은 건물이었다.

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원룸.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br />
 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원룸.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


우선 건물 외부에서 Y씨가 살고 있는 호수의 창가가 보였다. 혼자 살고 있는 집이었는지 커튼은 쳐져 있었다. 계단으로 올라가 초인종을 눌렀다.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문에 귀를 대 보았지만 집안에 인기척은 없었다. 우편함을 봤다. 우편물이 하나 있었지만 Y씨의 이름은 아니었다. 주소지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원룸 현관문 앞.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원룸 현관문 앞.


3층짜리 빌라 형 건물이며 한 개층당 총 3세대가 살고 있었다. Y씨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수의 옆집 초인종을 눌렀다. 40대 중반의 한 여성이 문을 열었다. 기자란 신분을 밝히자 “이른 아침에 기자 한 명이 왔는데 또 왔네”라며 대수롭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

먼저 Y씨가 그 집에 살고 있는지 물었다.

사건 발생 뒤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Y씨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나돌았다. 사진을 보여주며 혹시 Y씨가 사진 속 여성이며 그 집에 살고 있던 여성이 맞는지 확인했다.

그는 “솔직히 요즘 옆집 산다고 얼굴을 기억하고 사나”라며 “오다가다 몇 번 본 기억은 있는 것 같은데, 얼굴을 유심히 본 기억도 없고, 솔직히 기억도 안 난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다시 한 번 사진을 주의 깊게 본 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꽤 예쁘장한 외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뭔가 기억이 났는지 “혼자 사는 여자 같았다”면서 “거의 매일 배달 음식 그릇이 문 앞에 있었다. 그릇을 보면 혼자가 아닌 두 사람 이상이 먹은 흔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친구로 보이는 사람도 몇 번 본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손호영의 사진을 보여줬지만 다시 그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잘 생겼었다. 다부진 체격이었다”면서 머뭇거린 뒤 문을 닫았다.

혼자 살았던 흔적을 자주 볼 수 있었고, 꽤 규모가 작은 빌라형 주택에 살고 있었지만 같은 층 사람들도 Y씨의 모습을 자주 보기 힘들었을 정도라고 한다. 근처 편의점을 들러 Y씨의 행적이나 손호영의 모습을 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까.

가수 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원룸. 취재진들이 주민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br />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가수 손호영의 여자친구라고 알려진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원룸. 취재진들이 주민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


Y씨 주소지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찾았다. 100m 떨어진 곳이었다. 만약 손호영이 차를 가지고 오거나 걸어온다고 해도 분명히 지나쳐야 할 곳이었다. 그곳이 아니면 사람들의 흐름이 너무 많은 번화가다. 눈에 띄지 않고 먹거리를 살 수 있는 곳은 그곳이 유일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문의했다. 예상과 달리 직원은 “꽤 오랜 시간 이곳에서 일했지만 연예인은 본 적이 없다”며 “손호영을 봤다면 내가 왜 기억을 못하겠나”라고 반문했다.

Y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솔직히 강남 쪽에 사는 여성들 외모가 너무 비슷하지 않나. 봤다고 한들 기억 속에 남아 있지는 않다”며 알아보지 못했다.

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집 주변 유흥가. 미용실이 즐비해 있다.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숨진 Y씨가 거주했던 논현동 집 주변 유흥가. 미용실이 즐비해 있다. 이주현 기자 juhyun@newsway.co.kr



번화가 쪽으로 조금 더 나아가 봤다. 여성이기에 분명히 들렸을 것 같은 미용실이 밀집해 있었다. 특이하게도 한 라인에 무려 6개가 모여 있었다. 미용실마다 20~30대 여성 손님들이 많았다. 이곳들 역시 사진을 보여줬지만 “‘강남녀’란 말 못 들었냐. 솔직히 다들 외모가 거기서 거기다”며 사진만으로는 알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다시 Y씨가 살았던 것으로 추측되는 주소지로 돌아갔다. 번화가로부터 차량을 이용할 경우 도보로 이용할 경우의 동선을 체크해 봤고, 그 두 가지 케이스를 모두 쫒았지만 Y씨와 손호영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Y씨 주소지 건물 꼭대기에 건물주가 살고 있었다. 주인을 통해 뜻밖의 사실을 전해 들었다. 물론 Y씨에 대한 대략의 얘기도 전해 들었다.

집 주인은 “지난해 8월 이사를 갔다. 살던 기간은 한 1년 정도 됐다”면서 “착하고 조용한 성격의 아가씨였다”고 기억했다. 그는 이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주고 들어왔는데, 한 번도 집세를 밀린 적이 없었다. 인사도 잘하는 등 정말 예의 바른 아가씨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집안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었다”고 기억했다. 다만 사진을 보여주자 “잘 모르겠다”며 황급히 문을 닫고 들어갔다.

주변 부동산에 문의했다. Y씨는 해당 건물에 2010년 7월께 입주했다. 그리고 지난 해 8월 계약이 만기돼 이사를 한 게 확인됐다.

증권가 정보지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이번 사건을 이른바 ‘선정적’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뉴스웨이> 취재 결과 Y씨에 대한 주변인들의 기억은 분명히 달랐다. ‘예쁘고 착한 아가씨’ ‘예의가 바른 아가씨’였다.

남자친구가 확실히 있었는지, 그 사람이 손호영이고 그 집을 자주 찾았는지에 대한 확인은 불가능했다. 유서에 적힌 ‘빚이 있었다’ ‘손호영에게 서운하다’는 내용에 대한 단서를 찾기도 쉽지는 않았다. 결국 의문만 더 했고, 입을 굳게 다문 손호영에게 더욱 의문이 집중됐다.

한편 경찰이 손호영 소유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된 Y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실시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관계자는 “숨진 여성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부검 결과는 1, 2주 정도 소요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규민 기자 nkm@

뉴스웨이 노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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