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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로부터 온 편지]이종근 - 송곳은 끝부터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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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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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요.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면 큰일도 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종근당제약을 창업해 국내 대표 의약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 역시 그 시작은 작고 미약했습니다.

1919년 충남에서 5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이 회장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보통학교 졸업 후 곧장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철공소 견습공, 정미소 배달원을 거친 그가 약품 외판원이 된 건 어머니의 꾸준한 권유 때문.

자전거로 쌀을 나르며 고생하는 아들이 조금은 더 쉬운 일을 하길 바랐던 것이지요. 하지만 약품 외판원이 됐어도 고생은 여전했습니다. 약을 팔기 위해 자전거로 전국 수백 리를 오가야 했던 탓인데요.

약품 외판원으로 성공하겠다고 결심한 그는 고된 일에도 묵묵히 맡은 일을 충실히 해냅니다. 1941년에는 그간 모은 돈에 빌린 돈을 더해 종근당의 모태인 ‘궁본약방’을 열기까지 했지요.

“송곳은 끝부터 들어간다. 손잡이부터 들어갈 리가 없다. 작고 쉬운 일부터 하나하나 배워 나가야 한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1943년 일제의 기업정비령으로 약방 문을 닫아야 했던 것.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때를 기다린 이 회장은 해방 이듬해 ‘종근당약방’을 열고 의약품 도매업을 다시 시작합니다.

의욕적인 새 출발이었지만,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생기고 맙니다. 저렴한 값에 떼다 팔던 약품이 ‘가짜’로 드러난 것인데요. 이는 이 회장이 직접 약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의약품 개발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회장이 내놓은 첫 약품은 국내 최초의 튜브 형태 항생제인 다이아졸 연고. 이후 이 회장은 한국전쟁으로 피난 중일 때도 공장을 세우면서 연고 생산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절치부심한 이 회장은 1956년 마침내 ‘종근당제약사’를 설립, 본격적으로 제약산업에 뛰어듭니다. 그리고 ‘원료를 생산하지 않으면 제약사가 아니다’는 신념으로 합성공장을 세우고 국내 최초로 항생제 합성에도 성공했지요.

항생제 클로람페니콜은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받기도 했는데, 이 역시 국내 최초의 일이었습니다. 이 회장은 이후에도 자체 중앙연구소 신설하고 국내 최대의 항생물질 발효공장을 완공하는 등 투자와 확장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요.

그 결과 1980년에는 항결핵제 리팜피신 양산 성공이라는 중대한 성과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당시 수입 원료의약품 중 최대 물량을 차지하던 리팜피신의 국산화는 막대한 외화 대체 효과로 우리 경제에 큰 힘이 됐지요.

“일의 폭을 넓게 펴라. 참다운 의미에서의 폭은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는 격언대로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내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현대화를 이끌었던 이 회장은 기업 이윤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학비가 없는 인재들을 위해 1973년 ‘고촌재단’을 설립, 장학사업에도 역점을 뒀던 것.

또 생전 사회단체와 불우한 이웃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준 것도 모자라 1993년 세상을 떠나면서는 평생 모은 재산을 육영사업에 기증, 끝까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한 기업가이기도 했는데요.

“인재 양성이 국가와 기업 발전의 원동력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이어져 천릿길을 이루듯 약품 배달원으로 시작해 국가대표급 제약기업을 건설한 이종근 회장. 꾸준함과 도전정신으로 이룬 그의 이야기가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들에게 힘을 주는 길잡이가 됐으면 합니다.

“신념이 서면 생각을 깊이 하여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만 빠져도 절름발이를 면치 못한다.”

박정아 기자 p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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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 기자pj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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