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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축구의 동반 추락

[데스크칼럼]정치와 축구의 동반 추락

등록 2017.09.04 20:10

윤철규

  기자

정치와 축구의 동반 추락 기사의 사진

한국 축구의 8월 FIFA 랭킹은 49위다. 7월에 비해 2계단 상승했다. 5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흠집났던 자존심을 이제서야 조금 회복했다. 하지만 며칠 전 열린 이란과의 경기는 순위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답답하고, 조마조마하고, 찝찝하고 등등 안좋은 말만 갖다 붙여야 하는 졸전이었는데 굳이 몇 등이냐 따질 필요가 없어 보였다. 대신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른 후 발전은 커녕 퇴보했다는 혹독한 평가와 반성이 절실해 보인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전의 속도는 세계 어느 나라 보다 빠르겠지만, 20여년의 세월을 돌아보면 나아진게 있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로 대변되는 10년 주기 정권교체를 만든 국민들의 정치적 성숙도는 높아진 반면 정치행위는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평범한 아줌마(할머니)에게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맡기고, 대기업에게 ‘삥’을 뜯어 수백억을 몰아줬다. 정보기관인 국정원을 동원해 여론조작을 벌이는 대담함도 서슴지 않았다. 배짱 하나는 두둑했지만, 권력을 강화하거나 유지하려는 디테일은 초등학생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회 역시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당이 ‘언론자유 수호’를 빌미로 이번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언론 종사자로서 동업자들을 지켜주신다는 데엔 감사하지만 한국당의 집권당 시절 추락한 언론자유 순위와 무차별 해고는 어떻게 설명하실 지 모르겠다.

축구계 주변에서는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시스템과 제도의 개혁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끼리끼리 나눠먹는 인사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전으로 뛰게 해주겠다며 학부모들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받은 축구계 인사는 곧바로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회가 단절되면 실력있는 선수 발굴은 꿈도 못꾼다.

지난 20일 문 대통령은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야권은 적극 반발하며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맞섰다. 대통령 지지율은 70%를 넘나든다. 반대로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여론조사 결과 80%에 육박한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건 국회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원래 정치는 전세계적으로 혐오 대상 중의 하나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심하다. 국회 운영의 질적 성장과 정치인들의 투철한 직업의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를 위해선 적극적인 제도 개혁과 함께 정치적 합의를 위한 세렴됨이 필요하다.예를 들면 자유한국당처럼 무조건적인 보이콧은 신뢰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정치는 어차피 싸움이다. 국회에 가서 열심히 투쟁해 달라는 유권자들을 대표해 정정당당하게 원내에서 전투를 벌여야 한다. 그래야 집권세력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다.

정치와 축구는 그동안 뒷걸음질쳤다. 구태를 반복했고, 종사자들은 잿밥에만 관심이 많았다. 유권자와 팬들이 등을 돌리는 건 한순간이다. 비슷한 사람 돌려가며 자리에 앉히지 말고, 팬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좀 더 치열할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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