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 원내대표, ‘세월호 유족’ 김영오 씨 접견

박 원내대표, 유족에 용서 구하면서 재재협상 불가 천명···‘대통령 면담 신청 김 씨 “책임자 처벌이 먼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오른쪽)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가운데)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여객선 침몰 참사 유가족인 김영오 씨(왼쪽)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8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를 접견했다.

박 원내대표는 문재인 의원과 함께 김영오 씨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새누리당과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 내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는 김 씨에게 “저희가 잘못했으니 용서해달라”며 “유민 아빠가 건강을 회복해야 우리도 힘이 난다”는 말을 전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당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민 아빠를 만나주면 유민 아빠가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고 단식을 중단하겠다고 한다’는 발언을 하겠다”고 하자 김 씨도 박 원내대표의 뜻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족 측이 강하게 반발했던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합의 내용의 재재협상에 대해서는 불가 방침을 전했다.

김 씨는 박 원내대표의 방문에 대해 “대통령과 여당 대표를 설득시켜도 모자란 야당 대표가 단식을 그만 하라고 유가족을 설득하러 왔다”며 “더 중요한 책임자 처벌을 두고 유가족을 설득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씨는 이날 오후 청와대 민원실을 방문해 대통령 면담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씨는 신청서 제출 후 “대통령을 만나면 특별법이 통과되게 해 달라고 무릎 꿇고 빌겠다”며 “국회의원들을 믿었지만 이제 대통령에게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큰 딸(김유민 양)의 억울함을 풀고 남은 작은 딸이랑 밥 좀 먹고 싶다”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유가족들을 몇 번이나 만나줬는데 대통령도 한 번은 만나줄 것”이라고 말한 뒤 구급차를 타고 광화문광장 농성장으로 돌아갔다.

이에 청와대 측은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가 국회에서 합의를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대통령이 법안 통과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김영오 씨와의 면담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유족 접견을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제 박 대통령도 유민 아빠를 만나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유족과의 면담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날 여당과 합의한 법안과 관련해서는 “합의가 완료되기까지는 유족의 이해를 구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세월호 유가족이 그동안 새정치연합에 의지하고 새정치연합을 비판해줘서 모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유족과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에 있어서는 여당인 새누리당도 성의있는 노력과 책임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유가족이 그동안 새누리당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 새누리당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