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 서울 25℃

  • 인천 23℃

  • 백령 16℃

  • 춘천 26℃

  • 강릉 23℃

  • 청주 26℃

  • 수원 23℃

  • 안동 25℃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25℃

  • 전주 23℃

  • 광주 24℃

  • 목포 20℃

  • 여수 20℃

  • 대구 25℃

  • 울산 24℃

  • 창원 22℃

  • 부산 20℃

  • 제주 19℃

글로벌 은행의 ‘혁신’ 배워라

[하나-외환은행 합병]글로벌 은행의 ‘혁신’ 배워라

등록 2014.07.29 12:00

손예술

  기자

SC·씨티·BoA 등처럼 비경쟁부문 과감히 정리저수익→고수익으로 새롭게 포트폴리오 구성전문인력과 해외 진출 위한 적극적 투자해야

하나·외환은행 간 조기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조기통합이 투 뱅크 체제에서 중복으로 지출되는 지점 운영비용과 전산망 투자비를 절감해 저수익 상황을 타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 전문가들은 “글로벌 추세를 봤을 때 지금도 늦은 감이 있다”며 “한류 금융을 위해서 글로벌 은행들의 ‘혁신’사례를 배우고 조기통합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저형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에 주력했던 씨티은행은 2012년 1만1000명을 구조조정했다. 국내 씨티은행도 올해 56개 지점을 통합하고 약 700여명의 직원들을 내보냈다. 씨티은행 외에도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역시 올해 3000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세 개의 해외지점 폐쇄를 결정했다.

이 같은 글로벌 은행들의 구조조정 단행은 사실상 2008년 주택담보 부실대출(모기지 론)으로 인한 것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은행업계가 어려워진 사실과 연관이 된다. 여기에 비금융업계의 자금이체가 활발해지면서 사실상 은행의 중개 부문이 수익에 한계를 맞게 된 것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이들은 구조조정만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것은 아니다. 씨티은행은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컨버전스를 내세워 ‘스마트 뱅킹’전략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최근 씨티은행 스페인점에서는 신분증(Identification)을 찍기만 하면 고객이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접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또 스탠다드차타드는 자금이체 등과 같은 저수수료 부문에 집중하기 보다는 고금리를 챙길 수 있는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과 아프리카와 같은 프론티어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을 추구했던 HSBC도 방향을 과감히 틀었다. 현지화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가 성립되지 않아 핵심 사업을 전면 개선한 것이다. 해외 전략보다는 현재 보유한 고객을 중심으로 고수익 포트폴리오를 수립하는 등 기존의 관행에서 탈피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전반적으로 글로벌 은행들은 세 가지 방법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지점과 같은 대면 채널을 비대면 채널로 바꿔 비용을 줄이고, 고객 자산 관리와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 운용으로 기존보다 더 높은 수수료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대출과 같은 리스크와 긴 시간이 소요되는 업무를 줄이고 고객 자산으로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틀고 있다.

웰스 파고의 경우에는 인력과 지점을 줄였지만, 기존에 남아있는 직원들에 대한 과감한 재투자로 전문성을 보강해 ‘럭셔리 서비스’로 수익을 개선하고 있다.

금융권 연구소에 재직 중인 한 전문가는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시도는 제일 먼저 지점 비용과 축소 등을 꾀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글로벌 은행의 경영 혁신사례를 교과서처럼 따라할 필요는 없지만 참고할 필요가 있다. 조기통합 뒤 기존 업무에서만 수익을 찾기보다는 이미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고객의 자산관리(Assets of Management)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슬림화 된 인원으로 영업력을 보강할 수 있는 투자와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조치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 규제 완화책이 아직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유니버셜 뱅킹을 위해 사실상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개정돼야 한다.

또 해외법에 따라 은행이 다양한 금융상품을 팔도록 했지만 국내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이러다가는 틀을 과감히 깨고 판을 바꾸는 글로벌 은행들에 다시 한번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다 똑같은 고객층을 가지고 경쟁을 하면 레드오션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니 은행이 지금 갖고 있는 강점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예술 기자 kunst@

뉴스웨이 손예술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