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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글로벌 CDMO '캐파 경쟁' 심화···바이오텍 '틈새시장' 노린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글로벌 CDMO '캐파 경쟁' 심화···바이오텍 '틈새시장' 노린다

등록 2024.04.15 18:37

유수인

  기자

항체의약품 시장 성장세···생산능력 확대 나서 규모 작은 바이오텍, CGT 등 전문성 필요한 분야 공략

지난해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에 차려진 후지필름 부스 모습. 사진=유수인 기자지난해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에 차려진 후지필름 부스 모습. 사진=유수인 기자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캐파(CAPA·생산능력)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CDMO 기업들은 대부분 항체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캐파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항체의약품은 연매출 10억 달러 이상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등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이다. 이미 제품 공정이 표준화돼 있고 약효도 검증됐기 때문에 품목의 다양함보단 규모의 경쟁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대규모 설비 구축은 탄탄한 성장 기반이 될 수 있어 CDMO 산업에서는 막대한 자본이 곧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조단위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일본 최대 바이오 CDM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이하 후지필름)은 지난 11일 미국 내 제조시설을 확장하기 위해 12억 달러(1조66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홀리 스프링스에 계획된 총 투자 규모는 32억 달러(4조4300억원)로 늘었다.

후지필름은 이번 추가 투자로 2만 리터의 포유류 세포배양 바이오리액터 8개를 추가할 방침이다.

앞서 후지필름은 2021년 3월 북미 최대 세포배양 바이오의약품 CDMO 생산 지역으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를 선정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20억 달러를 투자해 8개의 2만 리터 바이오리액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초기에 투자한 시설은 오는 2025년, 이번에 추가로 투자하는 시설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이번 추가 투자에 대해 "파트너사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용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 공장이 완공되면 북미에서 가장 큰 세포배양 바이오의약품 CDMO 시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 노보 홀딩스는 지난 2월 미국 뉴저지에 본사를 둔 카탈란트를 165억 달러(22조8443억원)에 인수했다. 카탈란트는 북미·유럽 및 아시아에 50개 이상의 시설을 보유한 곳으로, 전세계 제약바이오 15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글로벌 CDMO 1위 기업인 론자도 지난달 로슈(제넨텍)가 소유한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12억 달러(약1조6600억원) 규모로 인수하고, 추가로 5억6100만 달러(7767억원)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업그레이드 및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미 글로벌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인천 송도에 제2캠퍼스를 부지를 확보하고 현재 5공장을 증설 중이다. 오는 2025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5공장이 준공되면, 삼성바이오는 총 78만4000리터라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최근 CDMO기업들이 생산시설에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생물보안법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최근 글로벌 매출 상위 CDMO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압박 받고 있는 만큼 중국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이 추진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장 공백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항체의약품 시장성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항체의약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 더해 항체-약물접합체(ADC) 및 이중특이항체를 사용하는 새로운 항체의약품의 확장으로 2030년까지 연간 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능력면에서 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는 바이오텍들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전문성을 요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에 집중해 포지션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장종욱 이엔셀 대표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이 항체의약품과 CGT와 같은 3세대 바이오의약품은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각 CDMO기업들의 경쟁 포인트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수인 기자장종욱 이엔셀 대표는 2세대 바이오의약품이 항체의약품과 CGT와 같은 3세대 바이오의약품은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각 CDMO기업들의 경쟁 포인트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수인 기자

CGT CDMO 사업을 영위하는 이엔셀은 올해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에 통과했다. 지속되는 불황과 높은 상장문턱으로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상장 철회를 결정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이같은 성과는 이엔셀의 매출 성장에 있다. 회사는 지난 2년간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는데, 모두 CDMO 사업으로 이뤄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39억원이던 매출액은 2022년 74억원, 2023년 105억원으로 늘었다.

면역세포, 줄기세포, 유전자를 활용해 질환을 치료하는 CGT 시장은 고성장하는 분야로 꼽힌다. 시장분석 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글로벌 CGT 시장이 지난해 74억7000만 달러(10조3370억원)에서 2026년에는 555억90만 달러(76조7855억원)로 연평균 49.1%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CGT 분야는 치료제 특성상 개발이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 개발사가 아니라면 제조로 뛰어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CDMO기업은 고객사가 빠르게 임상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최신 규제나 환경 변화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또 CGT는 고도의 R&D역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바이오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 등에서 연구개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소규모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구축해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외부 CMO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엔셀의 주요 고객사도 GMP 시설이 없는 제약사, 바이오벤처, 국공립 연구소 및 대학 등이며, 현재까지 17개사와 33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국내 CGT CDMO 기업 중 최다 성과를 내고 있다.

CGT 분야에서 연구개발 경험이 있는 국내 바이오사들도 CDMO 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GC셀은 지난 2022년 미국 CGT CDMO인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했다. 바이오센트릭은 자가·동종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럴 벡터(바이러스 매개체) 등을 위탁생산한다. GC셀은 바이오센트릭과 연계해 아시아 및 북미 거점별 CDMO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미국 법인인 마티카바이오를 통해 CDMO 시설을 완공했다. 회사는 차세대 항암제의 핵심물질로 꼽히는 바이럴벡터 생산을 시작으로 다수의 기업과 위탁 생산 계약을 완료했으며, 적극적으로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중 단일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생산 허브 'CGB'(Cell Gene Biobank)를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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