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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기준금리 당분간 3.5% 횡보 전망···하반기 금리인하 불투명(종합)

금융 금융일반

기준금리 당분간 3.5% 횡보 전망···하반기 금리인하 불투명(종합)

등록 2024.04.12 13:29

이수정

  기자

한은, 기준금리 10차례 동결···긴축기조 유지 전원동의"연말 CPI 2.3% 수렴 못하면 연내 금리인하 안될 수도""美 연준 정책 탈동조화 가능···국내 요인에 가중 둘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년2개월째 3.5%로 묶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에 수렴하지 못할 경우 연내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하면서 기준금리는 당분간 횡보할 전망이다. 특히 금통위는 최근 물가 불안정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하고 안정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길때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불안정이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12개월 상승률은 1월 2.8%를 기록한 후 2월에 3.1%로 급등했다. 3월 근원물가는 상승률이 2.4%로 낮아졌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이 3.1%를 유지했다. 이대로는 한은이 목표한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 2.3% 달성이 묘연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농축산물 물가는 전월 대비 20%대씩 상승하고 있다. 사과는 88.2% 상승해 전월(71.0%)보다 더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배(87.8%), 귤(68.4%) 등도 크게 뛰었다.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8% 상승했다.

이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원일치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나타났다"며 "농산물은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유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재 한국은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현재 금리인하에 깜빡이를 켰다기보다는 켤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며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크게 주는 유가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인 부동산 상승 기대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리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전일 3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면서 가계대출 감소가 두 달 연속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3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4조9000억원 감소하고, 주담대는 은행권 주담대 증가폭(5000억원)이 전월 대비 크게 축소하면서 5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부진 지속, 높은 금리 부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크게 확대되지 않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통화정책 전환 과정에서 부동산 상승 기대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 차도 기준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미국(5.25∼5.50%)과 한국의 금리차는 2.0%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인데,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역전 차는 더 커지게 된다. 외국인 자금 유출, 환율 불안 등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한은이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한은은 미국이 금리 피봇 시그널을 이미 켠 만큼 우리나라 역시 탈동조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상황에서는 통화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지금은 미국이 금리 피봇을 언제, 얼마나 할 것이냐는 시기에는 (독립적 결정을 할 수 있는)여력이 높아졌다"며 "미국 보다 빨리하거나 늦게 할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국내 요인을 두고 통화정책 운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통화정책 전망은 5월 경제전망보다는 한두 (6~7월) 더 지켜봐야 말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 총재는 "현재로선 미국 금리인하가 6월보다 뒤로 미뤄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고, 한은은 환율 변동으로 인한 국내 물가 영향까지 고려할 것"이라며 "하반기 전망도 5월 이후 데이터를 몇 차례 더 확인한 후에나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고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과 성장 측면의 리스크,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의 차별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성장경로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정제는 통화긴축 정도에 비해 양호한 성장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향후 디스인플레이션 진전과 그에 따른 금융여건 완화가 주요국의 공통된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 미국은 올해 1분기 소비를 중심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견조한 경기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로지역은 성장흐름이 미약한 가운데 일부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하반기 이후 완만한 회복이 점쳐진다. 중국은 수출 개선, 정부의 경기 부양조치 등에 힘입어 4%대 중반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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