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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지진도 확인해준 '넘사벽' TSMC, 보조금도 무한수급···삼성은?

산업 전기·전자

지진도 확인해준 '넘사벽' TSMC, 보조금도 무한수급···삼성은?

등록 2024.04.09 16:26

차재서

  기자

'지진 피해' TSMC로 주요국 지원 손길 이어져 美, 66억달러 파격 지원···日 "공장 설립 조력"파운드리 격차 재확인···삼성 보조금 향방 촉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대만 지진 사태로 피해를 입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로 세계 각국이 지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맞물려 반도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산업 내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 기업을 우군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초 일각에선 뜻하지 않은 악재가 삼성전자 등 우리 반도체 기업에 반사이익을 안길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주요국이 TSMC와의 관계를 쌓는 데 집중하자 오히려 이들의 높은 벽을 실감하겠다는 말들이 흘러나온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8일(현지시간) TSMC에 총 116억달러(15조7000억원)를 공급하는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미국 정부는 반도체법에 따라 TSMC에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제공하고 50억달러(6조800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도 내준다. 특히 TSMC 몫으로 떨어진 보조금은 앞서 예상한 50억달러 대비 30% 이상 늘어난 액수여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에 TSMC도 미국 내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88조1000억원)로 250억달러 확대하고, 2030년까지 애리조나에 2나노 공정을 활용할 세 번째 팹(반도체 생산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으로 화답한 상태다. 이 회사는 이미 400억달러를 투입해 애리조나에 두 곳의 팹을 건설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TSMC 지원 규모를 대폭 상향한 데는 일련의 정치적 목적이 담겼다. 자국 내 설비 투자를 장려하는 동시에 반도체 해외 의존도를 줄여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게 첫 번째다. 그 일환으로 보조금 등을 활용해 해외 반도체 기업의 생산 설비를 유치해 2030년 전까지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에서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른 한편에선 지진이란 위험 요인이 부각된 현 상황을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자연재해 때마다 공장 가동을 멈추던 TSMC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생산 기능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도록 하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TSMC가 애리조나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침략 위협은 물론 지진 위험에서 안전해질 것이란 월스트리트저널의 평론도 이러한 분위기를 방증한다.

TSMC에 신경을 쏟는 쪽은 미국뿐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직접 움직였다. 그는 지난 6일 구마모토현의 TSMC 공장을 찾아 1공장에 이어 2공장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만큼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보고서를 보면 작년 4분기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1.2%로 2위 삼성전자(12.4%)와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AI 관련 기기에 필수적인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점유율은 90%를 웃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에선 씁쓸해하는 시선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일본 모두 TSMC에 매달리면서 그 사이에 끼인 우리 기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그간 증권가에선 TSMC가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이 반사이익을 챙길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대안으로 부상하지 않겠냐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TSMC는 주요국의 도움을 발판삼아 대만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우리 기업과의 격차를 키운 모양새가 됐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에 어느 정도의 보조금이 할당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정부가 배정한 총 527억달러의 보조금 예산 중 인텔과 TSMC가 151억달러를 챙겨간 와중에 만족할 만한 액수를 제시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일단 현지에선 삼성전자가 최대 66억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도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삼성전자 역시 현지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는 만큼 최종 발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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