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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임종윤 "한미의 미래는 '한국의 론자'···실패하면 물러나겠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임종윤 "한미의 미래는 '한국의 론자'···실패하면 물러나겠다"

등록 2024.03.21 15:29

수정 2024.03.21 15:35

유수인

  기자

한미 장·차남, 주총 표대결 앞두고 기자간담회 개최세가지 공약 내걸고 'R&D 인력 집결' 강조, 지분 매입 계획도 국민연금에 의결권 행사 기대 걸기도···한미측 "매우 비현실적"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한미의 위대한 유산인 인력들을 집결해 1조원의 순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오너가 장·차남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형제가 설계한 공약들에 대해 공개했다.

임 형제는 오는 28일 예정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모녀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과 경영권 등을 두고 표대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임 형제는 경영권 방어 후 추진할 구체적인 세 가지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앞서 형제들은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과 시가총액 50조원대 진입, 장기적으로 시가총액 200조원대'를 목표로 내건 바 있다.

첫 번째로 제시한 공약은 순이익률 30% 달성이다.

임종윤 사장은 "(경영권 방어 후) 형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왜 우리가 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고 "자사주 소각 및 배당은 필요하지만 이는 순이익이 나야지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순이익에 대한 대책과 전략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더 나아가서 순이익을 내 본 사람이 추진해야 하는 일"이라며 "한미약품은 자회사인 북경한미를 통해 이익률 25%를 달성한 바 있다. 현재 20개 정도의 약 대부분이 중국 신약이었기에 임상3상까지 진행했고, 그 중 4~%개 제품이 중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지난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2004년부터 북경한미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 동사장(회장)을 지내며 빠른 성장을 이끌며 북경한미를 한미그룹의 주요 캐시카우로 키운 바 있다.

그는 북경한미를 이끌면서 냈던 성과를 언급하며 "수익이 나는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고, 이익률이 높은 약을 우선적으로 개발해 출시해야 한다. (형제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사내이사로 추천한)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대표는 신약개발 분야의 1인자로,한미약품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eh한 그의 휘하에서 이뤄졌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트랙레코드(Track Records)와 사업부 운영 경험을 확대시킨다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두 번째 공약으로 '금융공학'을 통한 수익성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그룹 내 계열사간 사업부서 통합 또는 이전 등의 리스트럭처링을 통해 효율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임 사장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이익률에 도달하기 위해선 비핵심 부서를 통합해 비용을 줄이고 부가수익을 얻는 식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시가총액 50조원대 진입을 위해선 인원이 두 배로 많아져야 한다. (사업부 매각이라고 해서) 축소 개념은 아니"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세 번째 계획으로 바이오의약품 위주 위탁개발(CDO) 사업 확장을 언급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이 위탁생산(CMO)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미약품은 '마이크로GMP'라는 이름으로 다품종 소량의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로 차별화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단 방침이다.

임 사장은 "내가 지향하는 한미의 미래는 한국의 '론자'다. 이미 인천 송도에 있는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은 대량 생산을 통해 CMO 분야 선두로 자리잡았다"며 "우리는 CDO와 CRO(임상수탁기업)를 한미의 지향점으로 삼았다. 450개 케미컬(합성화학 의약품)을 만든 한미가 100개 바이오 의약품을 못 만들겠느냐"고 말했다.

론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매출 1위 기업이다.

임 사장은 자신이 제시한 세 가지 공약 달성을 위해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고 한미그룹을 만든 인력들을 집결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미약품은 저평가돼 있다. 한미는 450개의 화학약품을 개발해왔고, 인하우스에서 공장도 만들어봤다. 이러한 경험은 한미의 유산인 '사람'들에게 모여 있다"며 "1조원 이상의 투자 유치금으로 바이오 공장을 짓고 위대한 유산들(사람)을 집결시켜 한미의 미래를 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임 사장은 이번 정기주총 표대결의 주요 의결권자인 국민연금공단에게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발언도 했다.

지난 1월 기준 국민연금공단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가지고 있어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국민연금공단, 그리고 소액주주 등의 표심이 표 대결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그는 "국민연금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 대상과 관련해 ESG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첫 번째 투자 원칙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미-OCI그룹간 통합은 얼마나 안정적인가, 수익이 높은가를 떠나서 거버넌스 문제가 걸려있고 절차 등에 대한 부분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한미그룹OCI 그룹 통합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주주의 변경 사항인데다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상황이 상황이라면 정보를 공유해 충분한 결정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 그에 걸맞는 실사도 진행됐어야 하는데 모두 무시됐다. 67%에 달하는 주주들의 의결권이 무시당할 뻔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며 "유상증자와 인수합병은 엄연히 다르다. 현재 유상증자와 개인거래를 각자 다른 계약으로 나눠서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수합병은 하나의 계약으로 봐야한다"며 "아직까지 법정에 한미와 OCI의 합병에 대한 계약 전문을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법리적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이번 거래가 불완전한 거래이다 보니 법정에 모든 내용이 제출되지 못한 거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에서 주시해 봐야한다"며 "경영권이 불안정할 때 생길 수 있는 부분을 공략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성행하게 된다면 대단한 혼란에 빠질 것 같다. 지금까지 (비슷한 상황의) 케이스들을 살펴보고 제도와 법의 망을 빠져나가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임 사장은 경영권 확보 및 미래 전략 달성에 실패할 경우 물러나겠지만 추가 지분 매입은 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실패한다면 책임지고 자리를 내려놓겠다"라면서도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원 확보에 실패한다하더라도 지분 매각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형제가 약속한 게 있다. 선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만큼은 보유하겠다는 것으로, 총 67% 지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분을 팔지 않고 더 매집할 예정이다. 정기 주총 이후 임시 주총도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임 사장은 모친인 송영숙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도 "개인 상속세로 내 지분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경영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투자할 때만 해도 오너의 지분이 몇 프로이고, 얼마나 안정적인지를 본다"며 "저희는 개인적으로 잘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그동안 개별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았던 임종훈 사장은 "(경영권 분쟁 이슈로) 가족과 대화가 어려워진 것은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도 "오는 28일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얼굴을 비추고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형제의 기자간담회 개최 이후 한미그룹측은 반박자료를 내고 "도전적이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으며,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한미그룹은 "오늘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언급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든 예시를 '순이익 증가를 위한 부서 매각 등'을 언급했는데,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임종윤 사장이 "450개의 화학약품을 만들어 본 경험을 토대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겠다"고 말한데 대해서도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정의 기초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미의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미생물 배양 방식의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기지이며,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에 따라 생산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 단순화해 지금까지의 경험과 역량으로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은 공허한 느낌마저 준다"고 했다.

그러며 "임성기 선대 회장께서 왜 장남 임종윤 사장을 한미그룹의 확고한 승계자로 낙점하지 않고, 송영숙 회장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셨는지 임종윤 사장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시총 200조 티어 기업 달성' 같은 포부를 밝히려면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전략도 함께 내놓고 주주들께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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