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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3인체제서 이우현 회장 단독체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산업 에너지·화학 OCI-한미 통합

3인체제서 이우현 회장 단독체제 가기 위한 '징검다리(?)'

등록 2024.01.15 13:02

수정 2024.01.15 15:15

김다정

  기자

국내 5위 제약사 품어···'화학→태양광→제약'으로 다각화3세 경영 본격화에도 지배력 강화 과제···3대 주주 머물러최대주주 삼촌들 지분 인수하기엔 3000억원 이상 부족해

이우현 회장은 든든한 동맹군을 확보하면서 단일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이우현 회장은 든든한 동맹군을 확보하면서 단일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린 OCI그룹 이우현호(號)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퍼즐은 '한미사이언스'였다. 기존 이화영·이복영·이우현 '3인 체제'로 굳혀진 상황에서 이우현 회장은 든든한 동맹군을 확보하면서 단일체제의 기틀을 마련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2일 각각 이사회 결의를 거쳐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 체결했다.

OCI홀딩스는 7703억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한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통합 절차가 끝나면 두 기업은 OCI홀딩스를 통합 지주사로 두는 하나의 기업 집단으로 거듭난다. OCI홀딩스는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이화영·이복영·이우현 굳건했던 '3인 경영체제' 균열
이번 한미사이언스와의 통합을 통해 굳건했던 OCI그룹의 지배구조에도 균열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성공적으로 3세 경영 안착에도 '지배력 강화'라는 큰 과제를 떠안았던 이우현 회장이 든든한 우호 세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지난 2022년 말 인적 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한 OCI그룹은 최근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완료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이우현 회장이 지분을 대거 늘린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3대 주주로 남아 오너 일가 지배력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현재 이우현 회장의 큰아버지들인 이복영 SGC그룹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은 각각 OCI 홀딩스의 지분 7.41%, 7.37% 보유하고 있다. 이우현 회장의 지분율은 6.55%다. 이 회장 등을 포함한 OCI그룹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2.23%에서 지주사 전환 후 28.67%로 올랐다.

하지만 두 숙부와 이 회장의 지분 격차는 8.23%p에서 5.79%p로 지주사 이전보다 벌어지면서 이 회장 개인의 지배력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현재로서는 이화영·이복영 회장이 이 회장의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반쪽짜리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3인체제서 이우현 회장 단독체제 가기 위한 '징검다리(?)' 기사의 사진

'우호 지분' 한미사이언스 확보···균형의 '묘수' 뒀다
향후 완전한 독립경영과 계열분리를 위해서라도 지분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우현 회장은 우호 세력인 한미사이언스를 끌어들여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해 취약한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묘수'를 냈다.

지난해 4월에서야 상속세 납부를 모두 마친 이 회장은 현재 3000억원 규모의 두 숙부 지분을 블록딜로 사들일만한 자금의 여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미 보유한 주식의 상당 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은 지주사인 OCI홀딩스를 활용해 삼촌들의 지배력을 감소시키고 새로운 최대 주주 임주현 사장을 통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상속세에 고민이 깊었던 한미약품그룹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 회장의 모친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 임 사장의 모친인 송영숙 회장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그룹이 통합된 후 임주현 사장이 보유하게 될 OCI홀딩스 지분 10.4%다. 그러나 OCI그룹의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로 따지면 지배력은 또 달라진다.

여기에 만약 두 숙부가 이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고 해도 한미사이언스 측의 지분율을 통해 독자적인 의사결정도 가능해진다. 이 회장을 중심으로 지분 균형을 맞춰 협업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 회장은 이번 지분 교환으로 국내 5위권 제약사를 품어 '화학→태양광→제약'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지배력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됐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통합에 따라 양 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통해 사업과 관리의 통합을 이뤄냄으로써 각 부문 전문성이 더욱 강화되고,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한 강력한 동력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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