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효율화 역부족"···까스텔바작 최준호, '두 마리 토끼' 다 놓쳤다

줄어든 외형에 '적자'까지···올해 첫 '영업손실' 기록

재고자산 감소에도 회전율 낮춰···성장세 둔화 우려

'브랜드 재정비' 통해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집중

최준호 대표가 이끄는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이 올해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인 것은 물론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업계는 이를 두고 최 대표가 줄곧 집중해 왔던 '경영 효율화' 전략이 실적에서의 큰 변화를 꾀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까스텔바작의 올 3분기 매출은 1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32억원) 대비 22.0%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28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은 9배 이상 줄었지만 올해 첫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앞서 까스텔바작은 올해 1분기 2억원, 2분기 1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유지해 왔다.

통상 골프 성수기 시즌인 하반기로 접어든 가운데 까스텔바작이 3분기부터 예상 밖의 적자를 내자 최 대표가 그간 공격적으로 나섰던 경영 효율화 정책에 대한 의문도 자연스레 뒤따라오게 됐다. 최 대표는 지난 2021년 까스텔바작 수장 자리에 오른 이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용 절감과 디지털 경영 혁신 등에 힘을 쏟았다.

이 중에서도 빅데이터를 통한 재고관리로 매장별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전략적 요충지를 중심으로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도 단행했다. 그 결과 까스텔바작은 1년 만에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를 105억원에서 52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그러나 골프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과 지속적인 신규 경쟁사 유입, 골프 시장 성장세 둔화 등의 악재까지 겹치며 이렇다 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까스텔바작이 뚜렷한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평가다.

특히 까스텔바작은 지난해 골프 산업 호황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경쟁업체들과는 다소 대조되는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까스텔바작의 외형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까스텔바작은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한 취급 품목 수(SKU) 조정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3분기 기준 까스텔바작의 재고자산은 262억원으로 전년 동기(265억원)보다 3억원가량 줄어든 게 전부다. 이마저도 시중에 바로 팔 수 있는 제품이 아닌 원재료와 부재료, 미착품 등에서 재고를 줄인 것이 주효했다.

재고자산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재고자산회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실제 까스텔바작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말 1.2회에서 올해 3분기 0.84 회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회전일수는 304일에서 435일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낮을수록 재고에서 매출로 바뀌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매출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흔히 재고 수준이 높아졌을 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고자산회전율을 낮추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무엇보다 까스텔바작은 유럽, 동남아 시장 진출이 결정된 만큼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에 무게감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해외 조달 시장을 타깃으로 한 미국 군납 의류 시장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지역에서의 성과도 점차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중장기적 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조만간 가시화된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