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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소주 '재도전' 신세계L&B, 종합주류기업 꿈 이룰까

유통·바이오 식음료

소주 '재도전' 신세계L&B, 종합주류기업 꿈 이룰까

등록 2023.10.27 14:04

김제영

  기자

이마트24 협업 킹소주24, 출시 한 달만 7만병 판매와인·발포주 등 사업 부진에 영업이익 45.1% 감소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겸직 선임···변화 기대감↑

이마트24의 킹소주24. 자료=이마트24 제공이마트24의 킹소주24. 자료=이마트24 제공

신세계그룹의 소주 시장 재도전을 알리는 '킹소주24'가 출시 한 달 만에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가 소주를 비롯해 발포주와 위스키 등 신사업을 발굴하고 나선 가운데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신세계L&B의 신제품 '킹소주24'는 지난달 말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7만여병이 판매됐다. 킹소주24는 40만병 한정 출시돼 이마트24에서 단독 판매 중인데, 최초 생산한 20만병 중 10만병은 이마트24 물류 센터에 입고된 후 가맹점 발주가 모두 완료됐다. 특히 출시 한 달이 지난 현재 최근 2주 판매량은 출시 초기 2주보다 60% 증가했다.

킹소주24는 저도수 소주가 대중적인 시장에서 비교적 높은 도수인 24도로 출시됐다. 이는 '빨간 뚜껑'으로 불리는 참이슬 오리지널(20.1도)보다 독하다. 순해지는 소주 시장에서 고도의 소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 모습이다.

이마트24는 킹소주의 초기 성적에 대해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 킹소주가 전국 6000여개 점포로 운영 중인 이마트24에서만 판매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는 판단이다. 소주는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품목인데, 별다른 광고 없이 7만여병이 팔려나갔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기존에 없었던 고도 소주에 대해 예상보다 높은 고객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구매했던 고객의 재구매가 이루어진다면 판매가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킹소주의 출시는 신세계그룹이 2년여 만에 소주 사업에 재도전을 알리는 신호로, 향후 주류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평가된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이듬해 '푸른밤' 소주를 출시했지만, 성적이 부진해 2021년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제주소주 공장은 약 1년간 가동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수출용 과일소주를 생산하면서 재가동됐다.

신세계L&B의 성적은 다소 부진하다.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은 2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1% 감소한 116억원, 순이익은 57.2% 감소한 66억원으로 수익이 반 토막 났다.

신세계L&B 발포주 브랜드 '레츠(Lets)'출시 행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신세계L&B 발포주 브랜드 '레츠(Lets)'출시 행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부진의 결정적인 이유로는 와인 시장의 성장 둔화가 꼽힌다. 신세계&B는 국내 1위 와인수입사로, 전체 매출에서 90% 이상을 와인에 의존하고 있다. 와인은 코로나 이후 '홈술' 소비 성향에 따라 급부상했는데, 신세계는 특히 미국 와이너리를 인수하고 와인전문매장 '와인클럽'을 선보이며 와인사업에 공들인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위스키·하이볼 등 다른 주종이 대세로 자리 잡으며 와인이 밀려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와인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줄어든 반면 위스키 수입량은 35.6% 증가했다.

더욱이 신세계가 지난해 선보인 발포주 '레츠'도 고전하고 있다. 국내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 '필라이트'와 오비맥주 '필굿'이 선점하고 있는데, 레츠의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L&B는 최근 유통기한이 임박한 레츠를 CU·GS25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통해 70% 할인해 재고를 소진하기도 했다.

믿었던 와인과 야심차게 내놓은 발포주가 주춤하자 신세계L&B는 소주 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 업계에서는 신세계L&B가 킹소주 출시로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을 파악하고, 향후 소주 사업을 재개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소주 사업 외로는 위스키 제조 사업을 준비 중인데, 제주소주 공장 부지를 활용한다는 계획 정도 공개된 상황이다.

특히 신세계L&B은 올해 '물갈이' 신세계그룹 임원 인사에서 새 수장을 맞이한 만큼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신세계L&B 대표로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겸직하게 됐다. 송 대표는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등 신사업과 미래 먹거리에 공들인 인물로, 해외에서 학사·석사를 마치고 맥도날드·피자헛·오비맥주 등 외국계 회사를 거쳤다. 특히 오비맥주에서는 마케팅 총괄로 카스·OB골든라거 등을 키운 전적이 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현재 소주 사업은 수출만 하고 있고, 이번 킹소주 출시는 이마트24와 협업이 돼서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제품으로, 추가 발주나 다른 소주 신제품 계획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위스키 사업은 제주소주 부지를 활용할 예정으로, 내부 TF를 꾸려서 준비 중이다. 내후년 정도 사업이 가시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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