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2일 목요일

  • 서울 19℃

  • 인천 18℃

  • 백령 17℃

  • 춘천 22℃

  • 강릉 20℃

  • 청주 20℃

  • 수원 18℃

  • 안동 21℃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20℃

  • 전주 19℃

  • 광주 19℃

  • 목포 16℃

  • 여수 15℃

  • 대구 22℃

  • 울산 15℃

  • 창원 16℃

  • 부산 14℃

  • 제주 15℃

산업 반도체에 진심인 현대차···"커넥티드車 시장 승기 꽂는다"

산업 자동차 투자의 '씬'

반도체에 진심인 현대차···"커넥티드車 시장 승기 꽂는다"

등록 2023.08.04 14:36

박경보

  기자

반도체 스타트업에 잇따라 전략투자···기술 내재화 추진고성능 반도체, SDV·자율주행·커넥티드 경쟁력 '열쇠' 정의선 "레벨4 자율주행차, 반도체 10배 더 들어갈 것"

그래픽=이찬희 기자 dl1740310@newsway.co.kr그래픽=이찬희 기자 dl1740310@newsway.co.kr

현대자동차그룹이 반도체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고성능 반도체를 내재화해 기술 선도적 입지를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독자적인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한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외부 투자를 통해 반도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642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텐스토렌트가 최근 모집한 투자금 1억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큰 액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미래 모빌리티에 쓰일 맞춤형 반도체를 텐스토렌트와 공동 개발할 방침이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적 인물로 알려진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켈러 CEO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과 AMD PC용 CPU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한 인물로, 테슬라의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에도 관여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보스반도체'에도 지난해 8월과 올해 6월 등 두 차례나 전략투자를 단행했다. 보스반도체는 고객사의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요구사항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반도체와의 협업 관계를 바탕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반도체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에는 국내 AI반도체 설계 기업 '딥엑스'와의 협력 소식도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딥엑스로부터 반도체 엔지니어링 샘플과 로봇 탑재를 위한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딥엑스의 하드웨어 기술이 합쳐지면 성능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AI 로보틱스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이 반도체 분야에서 전략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는 이유는 고성능 반도체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의 핵심부품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 칩이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 2015년부터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와 손잡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기술을 함께 개발해 왔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지난해부터 현대차‧기아의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에 탑재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ccOS'는 자동차의 커넥티비티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플랫폼의 '두뇌'인 반도체의 통신처리 능력이 높아질수록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재생,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다양한 데이터 처리 속도가 향상된다.

자율주행차에서도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된 ccOS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빠르게 분석하려면 고도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기반 3세대 통합 제어기를 선행 개발하고 있다. 현재 양산 중인 2세대 제어기보다 성능이 개선된 CPU를 탑재해 제어기의 연산 능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유럽 핵심 기지인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하며 반도체 기술 역량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신년회에서도 "현재는 자동차에 200~300개가량의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위해 외부 투자뿐만 아니라 반도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0년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합쳐 R&D 효율성을 높인 게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커넥티비티는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는 핵심기술 영역"이라며 "선도 기업들과 협력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조기에 내재화하고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